(제1부)
12년 역사를 자랑하는 등산동호회『산하들』이
2010.06.19~20 이틀간의 일정으로
소속 회원들간의 친목도모를 위할 제1회 MT가
경기도 가평에서 열렸다.
매연으로 가득한 서울 도심을 벗어나
풀잎과 나뭇잎 냄새로 진동하고,
시원한 바람으로 요동치는 유원지의 분위기 속에서
술잔을 부딪히며 나눈 몇몇 분들과의 가슴트인 대화는
압권이지 않았나 싶다.
감사하고 싶은 것은 많고도 많지만
우선,
동호회 창립이래 처음인 MT를 위해
노고를 마다하지 않으신 몇몇 분들에게
나의 진솔한 마음을 담아 감사의 첫말씀을 드리고 싶다.
팀장님도 그렇고,
임금님과 산악대장님,
그리고 김영자님,포토/영재님,김민정님과 같이
식사 준비와 설겆이 등의 궂은 일은 물론이고
노래방 분위기업에 몸과 마음을 던진 몇몇 분들...
직접 나서서 같이 도와주지도 않았으면서
이렇게 글로써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것이 왠지
겸연쩍스럽고 낯이 간지럽기는 하지만,
지켜보는 입장에선 마음 한켠이 든든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항상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는 목표 하나만으로
아무런 반대급부없이
이렇게 손발을 바지런히 움직이는 것도
천성이 아니면 그리 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이 『속물 중의 속물인간』 양인식은 생각하지만,
산하들에 입문한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느끼는 총평이라면
주위에 그저 고마운 사람들 뿐이라는 것!
감사한 마음과는 별도로
도착한 순간부터 여러 회원님들과 같이 취하지 못하고,
좋은 안주를 벗삼아 같이 망가지지 못한 소회를 풀고자
한가지 부탁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면,
이번과 같이 MT 개최 장소로 개별적으로 모이고,
그 다음날 다시 개별적으로 해산하는 지금의 방식보다는,
차후부터는
관광고속버스를 이용하여 집합출발하도록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형 내외분과 함께 토요일 저녁 9시 40분쯤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분위기가 많이 무르익어있었고,
우리와 더불어 늦게 도착한 회원들만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식사를 한다는 것이
괜시리 걸쭉한 분위기에 찬물을 뿌리는 미안함이 들기 때문이다.
취하더라도 처음부터 같이,
망가지더라도 처음부터 같이,
귀가할 때에도 같이...
이렇게 하는 것이 회원들의 우의를 더욱 돈독히 만드는 것이 아닐까...
물론 고속버스를 임대하는 비용이 추가로 발생은 하겠지만,
그 정도의 추가 비용은 참석회원들이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기꺼이 부담할 것으로 믿는다.
(제2부)
MT출발 당일인 6월19일 토요일...
동서 형님께선 늦어도 오후 4시 경에 출발해야 한다고 독려하셨는데,
안사람은 그날 회사에서 일찍 귀가한다고 하고서도 4시 조금 넘어 도착하였다.
부랴부랴 준비하고서 형님이 계시는 묵동으로 출발하였지만,
교통체증 탓인지 6시30분이 되어서야 형님댁에 도착하였고,
출발하기 전,
형님과 처형, 그리고 동행하는 한 분을 태우기 위해
뒷자리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다름질(?)하여
타시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하였음을 장담한다!
그렇지만, 마음은 이미 경기도 가평의 MT장소에 와 있었다.
마음은 이미 취해 있었고,
마음은 이미 망가져 있었다.
마이크를 들고 무슨 노래를 부를까...
히히히히히~~~!
My Son을 부를까...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를 부를까...
에효~~~,
회원들이 많은데 내 차례나 돌아오겠는가!
9시 40분이 지나 도착하고보니
분위기가 이미 무르익어 있었는데,
오리백숙을 안주로 하여 얼큰하게 취기가 오를만큼 소주를 마셨고,
몇몇 분들에게 술잔을 권하면서 이런저런 세상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형님·아우하기로 마음을 열어 놓은 것은 중요한 소득이라고 할 것이다.
여러 회원님들의 노래도 들어보고,
나도 열창을 해본 뒤 새벽 2시 30분 쯤엔
풀냄새가 풍기고 반딧불 20여 마리가 불꽃놀이를 하는 오솔길을
안사람과 같이 손잡고 걷는 재미도 여간 쏠쏠한 것이 아니었다.
숙소의 잠자리가 부족하여 차에서 잠을 청하기로 하고
새벽 3시 쯤에 잠이 들었는데,
새벽 6시 무렵에 동서 형님이 낚시하러 가자고 하면서 차창을 두드리신다.
좋은 공기 탓이었는지
수면 시간은 짧았어도 그리 피곤하지가 않아
형님을 따라서 바로 옆 냇가물에 낚시대를 드리우니,
손 끝에서 느끼는 피라미들의 진동은 묘하게도 짜릿하였다.
말로만 듣던 낚시의 묘미라는 것이 이런 것이었나 싶을 정도로
처음 경험해보는 낚시를 하면서 형님과 같이 대략 20마리 정도를 잡고서
식용유로 튀겨서 먹어보니 속된 말로 죽~여~주는 맛이었다.
건강을 생각해서 평소에는 튀김을 손대지 않지만,
오늘 만큼은 그냥 손가는대로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오리죽으로 아침 식사를 끝내고 휴식 시간을 갖고나니
조금지나 삼겹살을 먹자고 하신다.
정말 뱃속이 행복한 시간들...
너무 과식한 것은 사실이고 몸무게가 아마도 2Kg 이상은 늘지 않았나 걱정은 되지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저녁 수영을 열심히 하면
관리체중인 70Kg으로 다시 복귀할 수 있으니 허리띠 풀고 먹기로 하였다.
(제3부)
하여간,
모든 것이 나에겐 신선하고도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다가선다.
학연,지연,혈연 관계가 아닌 분들과의 1박2일의 MT...
절로 웃음이 나오면서
" 야, 양인식!
너 정말 많이 바뀌었꾸나! "
하는 독백을 많이 하게 된다.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팀장님의 호명으로 잠깐 동안의 소감을 피력한 바와 같이,
산하들에 대한 인연은 참으로 소중하다고 판단한다.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산하들 회원들인 만큼
나에게 산하들이 갖는 의미가 무엇일까라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당당히 『세상으로 통하는 창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한정된 틀안에서 20년을 넘게 지내왔기 때문에
몇년 전부터는 이런 틀을 벗어나
거친 세상속에서 당당히 지낼 수 있으려면 몇가지를 준비해야 한다고 다짐하였다.
외국어 회화와 93년부터 시작한 비주얼베이직 프로그래밍(엑셀)은
좀 더 업그레이드 해야할 필요성은 있으나
그 외 가장 취약한 부분이 인간관계이다.
성격이 모질어서 인간관계를 맺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유야 어찌되었던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은 사람냄새임을
피부로, 온 몸으로 느끼는 요즘이었는데,
그러한 시기에 참으로 묘하게도 동서 형님이 그 길을 열어 주신 것이다.
어찌되었던 산하들에 입문한 뒤부터인 지난 지난 4월부터
일상생활은 많이 바뀌었고 너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월요일이 된가 싶더니 잠시 뒤엔 산하들의 일정표가 공지되면서
어느 틈엔가 통영의 사량도에 가있고,
또 몇시간 뒤엔 전남 강진의 덕룡산에 가있더니,
또 몇시간 뒤엔 속리산의 묘봉에 올라가 있는 나의 모습 등을 보면서
참으로 빠르게 흐르는 시간임을 절실히 느낀다.
간혹 완급 조절의 필요성을 느끼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산하들의 이모저모를 즐기고자 한다.
좀 더 열심히 산과 들에 대해 배우고,
좀 더 열심히 회원님들과의 내면 관계를 진솔하게 트고,
그래서 그분들께 양인식이 괜찮은 녀석임을 심어주고 싶다.
어느 모임에서나
지내다보면 불미스런 일도 발생할 것이겠지만,
동서 형님의 명언(名言)이 있다.
자질구레한 것을 생각하지말고,
큰 틀안에서 큰 틀을 깨지않는 역활을 생각하라고...
맞는 말씀이다.
살면서 절실히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
들어도 못 들은 척,
알아도 모른 척,
보아도 못 본 척하는 것이 사람관계의 첩경임을
동서 형님을 통해 다시금 배운다.
또 몇일 뒤면 산행길이 시작될 것이다.
뒷풀이도 있을 것이고,
그래서 좀 더 가까워 질 것이라 믿는다.
알랴뷰~~~산하들 회원님들!
양인식 드림.
첫댓글 생동감있는 후기글 살아움직임이 있는듯합니다 처음이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지요 회를 거듭할수록 채워지겠죠 우리 좋은것만 생각하고 아름다웠던 모습만 추억의 한장으로 남겨요
맞습니다요~~~당연히 좋은 모습만을 머리에 담고서 이 다음을 기약해보아야죠! 영자님의 헌신적인 노력은 대단했어요~~~정말 맛있게 먹고 즐겁게 놀다 왔습니다.
대단히고맙습니다 다음기회엔 요번의엑기스만모아서 저렇게도함해보겠습니다 (저비용고효율의틀은 그대로소원했던분들모두들나오는저변을 둘러보는 ) 큰마당으로 ~~~~함께뭉쳐요 감사 합니다
이런저런 고민거리는 있으셨겠지만, 그래도 커다란 불상사 없이 무사히 끝마친 것도 굉징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항상 이야기가 나오듯이 저비용 고효율의 이런 모임은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이것이 모두 팀장님과 운영진의 청정 관리의 결과가 아닐까요...? 항상 고마운 마음으로 즐겁게 참가하고 있습니다. 충성~~~!
처음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어지만 다음에는 부족함 없이 좀더 발전하여 산하님에 만족 스럽게 하겟씁니다...........
근데, 저는 전혀 부족한 느낌을 갖지 못했어요. 주위의 냄새에 취한 탓인 지는 모르겠으나 풀냄새와 피라미 냄새,파전 냄새,오리백숙 냄새,사람 냄새...이 정도면 넘 좋은 것 아닌가요...? 너무 욕심내시면 건강에 좋지 않아요~~~! 이정도의 즐거움을 단돈 10,000원으로 즐길 공간이 있다면 한번 말씀해 보시지요. 아마 없을 겁니다. 단연코~~~! 고마워유~~~!
꼼꼼한 후기글 잘 보고 갑니다. 우리는 사람이기에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하나 하나 배워가며....서로 배려하며...사랑하며....이해하며.....이런 가운데 하나에 울타리가 채워지지 않을까요.
처음 야유회도 좋았지만 내년 야유회는 조금 더 계획성있게 준비 되지 않을까요.
산하님....모두가 멋지시고요
아름다우십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산행 속에서 서로 배려하고, 서로 감싸주는 산하들이 되길 바라며,
산하님들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
좋은 덕담, 넘 고맙군요~~~맞습니다. 미경님의 고견처럼 그런 마음가짐만 있다면 무슨 고민이 있겠나요...더불어 재미있게 잘 지냅시다.
궁금합니다.
박용대님, 어떤 사항이 궁금하시나요...?
산하들이여!!!그대들은 진정 아름다운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랍니다~~~사랑합니다!!!~~^^^^
큭~~~! 물망초님, 전 고혈압환자라서 소금은 쪼까 거시기한디~~~!이 세상의 빛이 되고자 하는 열망은 있지만 소금은 사양할랍니다. 히히히히히...고마워요!
팀장님의 말씀이 생각 나네요!! 산하들에 오면 그져 즐기라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그렬려구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질구레한 세상사 모두 잊고 산하들 회원님들과 부담없이 지낼려고 하는데 아직은 모든 회원님들을 파악하기가 너무 시간이 모자라군요! 차츰차츰 지내다보면 한결 나아지겠지요...그렇죠, 마당쇠님! 닉네임이 이견우님의 모습과 너무 잘 어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