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 꾸시나가라로 가자."
부처님은 석양이 질 무렵 황금물결로 반짝이는 강을 건너셨다. "아난다, 저 두 그루 살라나무 사이에 자리를 펴다오."
부처님은 오른쪽 옆구리를 바닥에 붙이고 사자처럼 발을 포개고 누우셨다. 그리고 눈을 감고 조용히 삼매에 드셨다.
아난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간청하였다. "세존이시어, 변방의 작은 도시, 이 황량한 숲에서 멸도하지 마소서. 수많은 백성들이 기다리는 저 큰 도시, 와라나시에서 멸도하소서,"
"아난다, 이곳을 작은 도시의 황량한 숲이라 말하지 말라. 여긴 결코 궁벽한 도시, 황량한 곳도 아니다. 이 곳도 훌륭하다."
그들이 주저앉아 통곡하자, 아난다가 다가가 위로하였다.
"여러분, 슬퍼하지 마십시오, 생겨난 모든 것은 사라지기 마련이고, 인연따라 모인 것을 붙잡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고, 만나면 헤어지고,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고 부처님은 늘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나 살라나무 아래에서 아난다도 울고 있었다. "아난다, 눈물을 거두어라.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라. 그대는 성불하리라."
부처님의 반열반 소식을 들은 유행승 수밧다가 찾아와 여쭈었다. "세존이시어, 이세상 살아갈 최상의 지혜란 무엇입니까?"
"수밧다, 여덟가지 성스러운 도, 팔정도가 바른 법이니라." 환희심을 얻은 수밧다는 그자리에서 부처님의 마지막 제자가 되었다.
부처님께서 마지막으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모든 것은 변하고 무너지나니, 게으름 없이 정진하라. 나는 방일하지 않았으므로 바른 깨달음을 얻었느니라."
부처님이 눈을 감자 등불이 꺼졌다. 깊은 어둠과 침묵 속에서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
아누룻다가 게송을 읊었다.
"무위에 머무시는 부처님, 나고 드는 숨결 멈추시도다. 본래 적멸에서 오신 부처님, 신비로운 광채 이곳에서 거두시도다."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지 80년, 깨달음을 이루신 후 45년인 음력 2월 15일이었다.
<부처님의 생애> 382p~400p중에서 정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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