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4 (화) 수술 ☆★
괜찮다가 수술 전날 은근히 긴장이 되더군여 ㅎㅎ
그리고 앞으로 일주일 동안 목욕도 못하고 해서 목욕탕에 가서 때밀었어여
겨드랑이 제모도 하고 ㅎㅎ
암튼 긴장한채 수술하러 부모님과 출발했습니다
사실 엄마랑 둘이 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마침 신촌에서 약속이 생기셔서
아버지도 같이 갔답니다 ㅎㅎ
병원에 도착하자 대기실에서
엄마 - "아들 수술 잘하고 엄마 친구들 만나러 가니까 끈나면 저나해~ ㅎ"
아부지 - "아빠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미국전 볼테니까 끈나면 저나해~ ㅎ"
우리 가족 맞아? ㅡㅡ;;
그래서 저혼자 수술방에 들어갔더랬습니다
수술전에 항생제 반응 테스트를 위해 주사를 놓는다는군여
간호사누님 - "이게 수술 통틀어서 젤 아파여~ 아마 따~꽁~ 할꺼예여"
빈센트 - "잠깐만여~ 진짜 이게 최고 아파여?"
간호사누님 - "자~ 바늘 들어갈때 따~! 액 들어갈때 꽁~!"
빈센트 - "아~~~~~~~~~~~~~~~~~~~~~~"
감호사누님 - "워~ 등치는 산만하면서..."
사실 저는 나이 27에 키 187 체중 90의 거구이지만 바늘, 병원 최고로 무서워합니다
그 주사 정~말 아프더군여
5층에 있는 수술방에 올라가서 환자복으로 일단 갈아입으라고 하더군여
올누드로~ 그래서 속옷, 양말까지 싹 벗고 환자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수술실에 들어가 한가운데 있는 십자가 모양의 수술대에 누웠습니다
눕자 허리에 안전벨트 같은거 착용하시고 머리 위로 영화에서 보던 수술실 조명이
켜집니다 그리고는 의사샘들과 간호사누님들의 분주한 움직임...
덜컥 겁이 나기 시작하더라구여 ㅎ
더 겁을 먹는건 수술실에서 야구 얘기를 하시는 겁니다
영화에서처럼 두건과 마스크 사이에 살짝 식은땀 한방울 흘러주고 긴장감이 흐르는
제가 상상했던 수술실 분위기가 아니라 더더욱 겁이 났습니다 ㅎㅎ
얼굴에 천 덮더니 겨드랑이에 소독약 바르는데 간지러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저는 이날 저의 성감대 중 하나가 겨드랑이란것을 첨 알게 되었습니다 ㅡㅡ;;
이제 마취 주사 삽입해주시고 무슨 액 같은거를 주입하십니다
근데 저는 마취 주사도 아프고 액 주입하는것도 아프더군여
그래서 막 소리질렀습니다
아~~~~~~~~~~~~~~~~~~~~~~~
정확하진 않지만 한 10여분을 주입하시더군여
그러더니 점점 겨드랑이 쪽에 감각이 없어집니다
겨드랑이 양쪽에서 살짝 째시더니 박박 긁어냅니다
땀샘 제거 하는거냐고 물었더니 기구로 잘 긁을 수 있게 길을 내는거라 하시더군여
근데 이거 외팔이 암벽 등반가가 암벽등반중 엉덩이가 너무 가려운데 팔이 하나라
긁을 수 없어 참을 수 밖에 없는 기분처럼 기분 상큼하고 좋더라구여 ㅎ
발저려서 감각없을때 발 만지면 딴사람 발만지는 그런 느낌 같기도 하고
암튼 말로 표현이 힘드네여 ㅎ
그리고 땀샘 긁어 내시고 무슨 기계로 땀샘 빨아냅니다
땀샘 긁을때 아프다고 말씀드리면 주의해서 빡빡 긁어내십니다 ㅎ
의사 두분이서 양쪽에서 빡빡 긁어대시는데 그 소리와
긁어 낸후 기계로 빨아들일때 그 소리... 게다가 앞은 천막으로 보이지도 않지
소리로만 듣고 느끼는 공포감~ 이거 대단합디다
공포를 잊어 보려 천장을 보며 딴생각을 하려는데 저의 눈에 뭔가가 보이더군여
제머리 우측 상단 25도 방향으로 ┗┛ 이렇게 튀어나온 그 것...
보지 말았어야 했는데 저는 결국 보고 말았습니다
그것의 정체는 바로 CCTV 카메라... 카메라 표면으로 반사되서 수술 장면이 보이더군여
젠장~ 갑자기 공포감이 베가 되어 안구에 습기가 ㅡㅜ
그 후 상처 꿰메고 수술부위에 거즈뭉치(일명 만두) 하나씩 끼워주고
압박붕대로 드레싱한후 압박속옷을 입음으로써 1시간여의 수술은 끝났어여
탈의실에서 거울로 제 모습을 봤는데 무지 웃깁니다
만두와 압박붕대 땜에 형님자세 혹은 싸이자세가 됩니다
혼자 옷 갈아입기 너무 힘들어서 부모님께 저나할려고 했더니 저나도 않가져왔고... ㅡㅜ
결국 혼자서 겨우겨우 옷을 입고 약 일주일치 (항생제, 진통제, 위장약) 받고 집으로
귀가했습니다
마취 풀리자 조금만 움직여도 무지 아픕니다 (사실 제가 엄살이 좀 심함)
침대에 누워 있는데 옆으로 눕거나 이런거 절대 안되구여
통증때문에 혼자 일어나지도 못하고 혼자 잘 눕지도 못합니다
이렇게 오바액션 덕분에 집에서 대접이 달라지더군여 ㅎㅎ
밥도 먹여주고 누워서 가족들을 부려먹었습니다
하도 부려먹었더니 엄마가 귀찮으셨던지 한 말씀 하시더군여
엄마 - "아우~ 샹늠의 색히 그냥 상전이여 상전~ 뭐 수술하면 애미애비도 없는겨?"
쓰다보니까 스크롤의 압박이 심한네여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 앞뒤 안맞고 이상하더라도 이해해주세여
그리고 저희 엄마 아주 고상하시고 교양있으신 분입니다 ㅎㅎ
◆ 비용 ◆
접수 및 진찰료 1 - 29.960 (예약비 포함)
접수 및 진찰료 2 - 15.024
수술비 - 475.050
총액 - 520.034
이 날은 영수증이 세장이라 각각 영수증에 있는 금액 표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