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8일 여주 문학기행 이야기( 하나~)
황학산수목원 -명성황후 기념관
아침 9시 47분 구청 앞을 출발했지요.
차내 분위기는 그야말로 봄날의 분위기였구요.
행사 안내 유인물과 함께 따끈따근 사랑의 떡에다 한 땀 한 땀 수 놓아 만든 수예품이.
이어 오이와 방울 토마토와 비닐 봉지에 담은 심심풀이 안주가 정신 못차리게 돌더니
맥주가 일순하고 족발과 김치가 부록으로 밀착 배달되고....
1시간 20분이면 도착할 거라는 말의 안내장은 배째라하고 누워 있고요~
그까짓 시간이야 무슨 상관이랴~
우리의 여주행 봄 나들이 버스 안이 자체가 봄인 걸...
자~~ 그럼 슬슬 이야기를 이어 갈까요^^
연초록 물감으로 칠한 산과 들판을 소걸음으로 우리의 애마는 허이허이 기어 가고
강물은 푸른 하늘을 그대로 담아 유유히 흘렸지요.
우리는 강이 되고 산이 되고 들판이 되어 봄길을 갑니다. -팔당댐을 지나며 차내에서 찰칵~
퐁당퐁당 돌을 던지고 섬집아기로,동무생각에 보리밭 추억에
즐거운 나의 집을 찾고 스와니 강물과 처녀 뱃사공을 그리며
등대지기를 소리쳐 부르고 거룩한 천사의 음성을 엿들으면서
친구여 보고싶다고 만남을 갈구하기도 했지요.
바다를 채우는 목포의 눈물도 찔끔 흘리며 봄날은 간다며 아우성도 쳤지요.
고향의 봄을 그리며 우리는 동행이라며 앞으로 앞으로 달려 갑니다.
스무 곡을 열창하고 앵콜이 터져나오고 즉석 난센스 퀴즈에 상품이 나오고...
은평문학은 노래 솜씨로도 입회 자격심사를 했나봐요.
전원이 '나도 가수다'라니까요. 저만 빼구요. ㅠㅠㅠ
강가에서 나물을 캐며 강변을 거니는 모습이 평화롭네요. -양평 옥천을 지나며
드디어 점심식사할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시계를 보니 12시 35분이네요. 강에는 작은 배 하나 낮잠을 자고 있네요.
전임 회장님들께 공로에 감사하는 패를 드리고 부회장단과 분과장, 국장, 차장님께는
끈끈한 쇠줄이 달린 임명장을 주고...
여주강에서 갓 잡은 물고기로 요리한 민물매운탕은 보글보글 입맛을 돋우구요.
양주에 막걸리로 축배를 하며 우리는 하나임을 다짐했지요.
강변 수금정매움탕 식당 주인 홍영태 사장입니다.
여주 바닥에서는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는 군요.
식당 앞 강가에 만든 자전거 도로에는 은륜의 질주는 봄바람을 가르구요.
우리는 황학산으로 이동합니다.
---------------------------------------------------------------------------------------------
네비녀 말 듣다가 길을 잘못든 덕에 들판 길을 걸을 수 있어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황학산 수목원 가는 길에는 낙엽더미를 헤치고 나온 민들레꽃이 고개를 살짝 쳐들고 반기는군요.
보라색 제비꽃도 살랄살랑 눈 웃음짓구요.
5년에 공사 끝에 5월 1일 공식 오픈한답니다.
300미터만 더가면 수목원 정문이랍니다.
싸리나무꽃 사이로 일행의 발걸음이 사뿐사뿐합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카메라에 봄을 담습니다.
봄은 누구의 눈에도 설레임으로 다가오나 봅니다.
드디어 정문을 통과했습니다.
이연분 차장님, 꽃동산에서 혼자만 맛동산 드십니까?
봄길은 더딘 게 맞습니다.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고 여저기 꽃들과 눈도 맞추고...
자목련꽃 송이가 북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북향화, 사연이 있자지요.
한때 신문에 논란이 되었던 단양쑥부쟁이랍니다.
이 지역 강 개발로 이 쑥부쟁이가 수난을 당했다고 합니다.
여기서라도 잘자라 늦은 여름에 꽃을 피우기를 바랍니다.
동심1.
동심2.
축 구부러진 소나무 곁에 바로 선 여인.
와~~ 외국영화에서 본 듯한 얼굴이어요.
허어~~ 우리도 왕년엔 폼 많이 잡아봤지하며
카메라 앞에선 세 분. 가운테 안샘은 소년 같아요.
나비가 날고 꽃들은 요염하게 단장을 하고
벌은 그 꽃 속으로 파고들고... 춘정이 아닐소냐.
부녀의 다정한 나들이입니다.
아빠의 주문이상으로 포즈를 잡는 딸아이가 넘넘 귀엽습니다.
작은 못에서는 하늘을 향해 봄을 뿜어대고 있습니다.
솟대는 깃발처럼 창공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무슨 염원을 담았을까. 어떤 주문을 외우는 걸까요.
-----------------------------------------------------------------------------------------
명성황후 생가와 기념관
다른 기념과에 비해 화려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초라하지도 않은
비운의 여인, 명성황후 기념관. 고종과 황후의 영정과 황후의 소장품등이 전시되어있더군요.
김남조 시인이 지은 시비가를 봅니다.
절절한 아픔과 함께 숭고한 정신을 높이 기리는 시구가 가슴을 적십니다.
해설사가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도착하자마자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귀 기울이며 저 편 세월 속으로 떠난 한 여인의 생을 그려 봅니다.
불과 120여 전 년의 이야기입니다.
두 손을 모으거나 열중 쉬어 자세이건 진지함은 매한가지입니다.
황학산 자락 밑에 자리한 생가입니다.
산을 오르는 길에서 생가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1851년 이곳에서 태어나 왕비가 되고 1895년 처참히 시해된
근세 역사의 회오리 바람에 풍운의 여인이라지요.
소설로, 영화로 뮤지컬로 다시 등장한 황후를 생각합니다.
지금, 그는 우리에게 어떤 화두를 던지고 있나요....
생가 뒷켠 명성황후 기념비각 앞 마당으로 다람쥐가 달려옵니다.
어미 다람쥐는 이미 어딘론가 자취를 감추었는데 혼자 남았습니다.
생가를 둘러보는한 방문객이 마루에 앉아 쉬고 있습니다.
대문 사이로 보이는 집 안 모습이 옛스럽습니다.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신륵사를 향합니다.
차 안에서 찍은 배밭 풍경입니다.
눈이 내린 듯 달빛이 내린 듯 백색의 이화가 눈을 잡습니다.
검은 옷의 여인 하나가 배밭으로 걸어갑니다.
아마도 아마도 그녀는 저 배꽃으로 물들려나 봅니다.
아니,오늘밤 이화에 월백할지도 모르겠어요.
신륵사를 향해 부릉부릉 달립니다^^
잠시 후 신륵사 편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첫댓글 사랑하는 최 형제님께서는 두 분의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분을 섬세하게 촬영하여 올려 주셨습니다. 이렇게 세 분의 여행기록사진을 통하여 보니, 서로 보완이 되어 완벽함,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내가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해 주신 분들, 귀하신 분들...감사드립니다!
예쁜노래묶음, 민들레, 제비꽃 솟대, 분수, 이름 모를 아이들과 꽃들, 사공없는 외로운 배, 명성황후 생가의 비문과 열심히 설명듣는 회원들, 산책하는 문인들의 여유로운 발걸음과 뒷모습들, 슴슴한 매운탕, 자전거 길에 다람쥐까지...참 많이도 담아 오셨습니다...며칠간은 문학기행의 여운에서 기를 받고 혼자 미소지으며 음미합니다!
인구 선생의 무우드있는 사진...매우 행운이올시다! 사진작가님의 포착실력이 돋보이는 듯...세월지나 보면 얼마나 그리운 한 장면이 될 것인가...그런데, 인구 선생은 카페에 안들어오시는지, 누구 광고 좀 하십시요?!
역시 작가는 다르십니다.
멋진 여행 다시 하게 되어 자못 설렙니다.
저도 다시 여행을 하는 기분입니다...최 선생님의 포토 에세이를 보니, 새삼스럽게 제가 놓친 부분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이 자료 덕분에 차분하게 앉아 기행수필 한 편 건질까 생각합니다. ..음악이 듣기에 따라서는 눈시울 젖게 만드네요, 센티멘탈!!!
함께하는 마음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