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차>를 보았다. 책이 더 읽고 싶어진다. 영화가 잘 되면 책도 더 잘 팔릴것 같다.^^ 배우들이 너무 편안하게 연기를 잘 했고 각색과 연출도 탁월했다. 변영주 감독 화이팅이다!
한겨레신문에 정혜윤 피디가 올린 화차에 글이 올라와 있다. 여기 옮겨본다. 나는 나중에 이 책을 읽고 어떤 글을 쓸 수 있을지도 궁굼해지면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화차> 를 원작으로 한 변영주 감독의 <화차>가 상영중이다. 아름답지만 일성적인 삶에서는 지극히 평범해 보였던 시케네 쇼코라는 한 여인이 사라지는 데서 소설 <화차>는 시작된다. '그녀는 어디로 사라진 거야?'란 질문은 이내 '그녀는 누구인가?'로 바뀐다. 그녀다 다른 여인의 이름을 사칭해 살았던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사라진 여인은 둘이 되는 셈이다. 한 명은 원래 세키네 쇼코 다른 한 명은 가짜 세키네 쇼코. 소설은 두 여자를 다 찾기 시작한다. '너희들은 누구였니? 란 질문은 또다시 이런 식으로 바뀐다. '너희들은 무엇 때문에 기로움을 겪었니?' 이렇게 질문이 바뀌는 것은 진짜 세키네 쇼코가 신용불량자였고 개인파산신고를 하여 겨우 살아갈 수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소설이 진행될수록 두 여인은 공통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밣겨진다. 그녀들이 겪었던 운명의 공통점은 돈에 쫒기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다른 공통점은 그녀들이 행복을 꿈꿨다는 점이다. 살인 사건을 다룬 이 미스터리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은 뜻밖에도 행복이다.
미야베 미야키는 개인파산제도를 담당하는 변호사의 입을 빌려 '정보파산' 이란 말을 한다. 풍요루운 경제성장기에 커져 버린 형영심이 한 축에 있다. 그 허영심은 이런 것들을 부추긴다.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 남들보다 좀 더 호화롭게 살고 싶다, 안락한 생활을 하고 싶다, 그리고 다른 축에는 무시무시한 기세로 팽창해 가는 소비지 신용이 있다. 돈만 있으면 꿈을 이루지는 못했어도 적어도 꿈을 이룬 것 같은 기분으로 살 수는 있다. 게다가 정보는 넘쳐난다. 그 정보들은 이렇게 저렇게 하면 돈을 왕창 벌 수 있다고 알려준다. 주식을 해라 집을 사라 사는 곳도 이 지역에서 살아야 폼이 난다 그 '뭔가'를 따라가다 만난 지옥. 그것이 미야베 미유키가 말하는 정보 파산이다. 개인파산 신청을 하면서 세키네 쇼코는 이렇게 말한다. 난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는데.
가짜 세키네 쇼코는 채권 추심업자에게 쫒기며 자기 이름으로는 결코 행복해 질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담해진다. 부모도 법도 그녀를 도와주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녀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그녀 없이는 절대로 살 수 없는 인간이 주위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담해 졌을 수도 있다. 이 대담함을 생존하려 하는 동물의 본능과도 같다. 한겨레 신문 정혜윤 피디의 세시에 책읽기 중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