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무디는 삼위일체를 존재의 두 ‘양태’라는 말로 규정하고, 현현으로서 경세적 삼위일체(the Economic Trinity)와 형이상학으로서 존재론적 삼위일체(the Ontological Trinity)로 구분해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경세적 삼위일체는 성부, 성자, 성령의 연합 속에서 하나님의 역사적 현현에 강조점을 둔다. 이 삼위일체 신앙은 구약성경의 유일신 신앙에서 일탈된 것이 아니라, 논리적 발전이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야훼다. 이 야훼가 아들을 소유한다고 해서 유일신 신앙이 무익한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은 오래 전부터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도 역시 하나님의 아들이다. 또한 신명기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주의 영은 성스러운 영이고(사 63:14), 주는 아버지로 묘사된다(사 64:8). 신약에서도 주, 아들, 영이 함께 언급된다. 초기 기독교인은 하나님 경험을 삼위일체적으로 묘사했다(유 1: 20-21). 삼위일체 신앙은 하나님 경배로부터 발전된 것이다(벧전 1:2). 그밖에 요한과 바울서신 등에도 삼위일체 양식이 발견된다.
한편, 존재론적 삼위일체는 경세적 삼위일체가 하나님의 구체적인 현현과 관련하여 초대 교회에서 중요하게 취급되었다가, 점차 그리스의 영향으로 형이상학적 삼위일체로 자리를 굳히게 되면서 등장했다. 존재론적 삼위일체 신앙은 바로 이러한 경세적 삼위일체에 대한 신학적 확신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중략)
그러므로 경세적 삼위일체와 존재론적 삼위일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방식의 차이로 보아야 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존재론적으로나 경세적으로나 하나님 자신과도, 그리고 하나님이 창조한 세계와도 상호 관계적이다: “한 하나님의 삼위성이 존재론적이기 때문에, 또한 그것은 기능적이며 경세적이기도 하다. 삼위성은 세계 안에서의 한 하나님의 사역들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이해는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방식을 해석하는 시각에 ‘관계’라는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173-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