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무릎의 부기가 가시고 통증도 한결 나았다.
아침은 내려 가다가 먹기로 하고 새벽 5시에 길을 떠났다.
일기 예보에 오늘은 비가 온다고 해서 조금이라도 더 내려가야했다.
우비는 준비해 갔지만 하산 길이니 길이 미끄러우면 부실한 다리로
내려 가기가 쉽지 않을 듯 해서 걱정이 되었다.
아주 조심조심해서 하산을 하는데 길이 제법 험했다.
바위 길을 오르고 내리고 돌길을 걷고...
하산 길은 네 시간이라고 했지만 조심해서 걷는 내 걸음으로는 아마
여섯 시간은 될 것 같았다.
길은 숲이 우거져서 보였다간 없어지고 안 보이다가는 나타나곤했다.
8시 쯤에 길가에 앉아서 아침을 먹었다.
지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으니 길가인들 어떠랴.
햇반을 뜯어서 멸치 볶음과 청양 고추 썰어 넣은 새우젖, 김치 볶음의
진수성찬이었다.
아주 꿀맛으로 먹고 나서 후식으로 과알까지 먹었다.
다리도 오늘은 다행히도 웬만했다.
▲ 계곡의 맑은 물 (여기서 세수도 하고 잠시 쉬었다)
▲ 계곡에 걸린 나무 다리가 정겹다
▲ 이 나무 계단 수가 108 계단이었다. 대원사 내려 가는 길이어서 그랬을까? 우연일까?
▲ 과일 껍질을 버리지 말고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당부 말씀이다.
▲ 높다랗게 올라 간 소나무 기둥이 마치 용이 승천 하는듯 했다.
카메라에 담지 못해 아쉬웠다.
버스 시간이 궁금했지만 대원사를 둘러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대원사에 들려서 물도 마시고 경내를 두루 구경했다.
▲ 대원사 경내
▲ 대원사 샘터 -바가지를 걸어 둔게 이채롭다.
▲ 대원사 가는 길의 스님 두 분
유평리 매표소에 도착하니 열시 반, 다섯 시간 반이 걸린 셈이다.
절까지 둘러 봤으니 늦게 하산 한 게 아니다.
그런데 다 내려 와서 슈퍼 의자에 잠깐 앉았다가 바로 그 밑에서 버스가 출발하는 걸
몰랐다. 그 바람에 한 시간을 더 기다려야했다.
한 시간을 더 기다리다 차에 오르니 진주까지는 1시간 10분이 걸렸다.
그런데 버스가 가는 도중에 화장실 간다고 버스 세우는 할머니가 있었고,
멀미 난다는 아저씨가 비닐 봉투 얻는다고 가게 앞에 세워 달라고 해서 기다렸고
도시에서는 상상도 못할 버스안 풍경에 저절로 웃음이 났다.
진주에 도착하니 12시 45분이었는데 12시 30분 인천행은 이미 떠났다고 한다.
다음차는 2시 30분이었다.
하는 수 없이 터미널 앞에 있는 <본죽>집에 가서 해물죽을 사서 먹었다.
터미널 부근 음식이 언제나 믿을 수가 없었으므로 차라리 체인점 운영을 하고 있는
<본죽>을 사서 먹은 거였다.
점심을 먹고 나서도 한참을 기다려서 2시반 인천행 우등 버스에 오르니 이제 힘든
일정은 다 끝난 거였다.
신탄진 휴게소에 다달았을땐 비가 억수로 퍼부어 빗줄기가 차창을 때리고 있었다.
피곤이 쌓여서 졸다 깨다 졸다 깨다 하다보니 어느새 인천 터미널이었다.
진주에서 인천까지는 4시간 45분이 걸렸다.
비는 그쳐 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영감이 그렇게 반길 수가 없었다.
무슨 개선 장군이나 맞는 것처럼...
다리가 아팠다는 얘긴 쏙 뺐다.
담번에 갈때 뭐라 할 것 같아서..ㅎㅎㅎ
이제 한동안은 산 갈증은 해갈 될 듯 싶다.
첫댓글 언니가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저도 언니 연세쯤 되서도 그렇게 산행을 할수 있을런지요~...지리산의 좋은 추억을 가슴에 담아 오시고...고생 많으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 많이 많이 하셨습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시간 가슴가득 담아 오신시간이 느겨 집니다...수고 많으셨네요...
산 갈증 해갈되는 기분, 부럽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사랑 하옵는 누님!!!아픈다리로..다음부턴 그리 무리 하지 마세요.지난번의 산행..무지 고생 했으면서도 또다시 그립네요.올해가 가기전에 누님 다녀 오신길 그대로 함 해보고 싶네요.목요일(23일)쯤 저녁식사 어때요? 전화 드리겠읍니다.
너무 멋지세요.......글을 읽으면서...나도 꼭 그래야지...그런 생각들 들었습니다....수고 많으셨네요...정말...
누님 고생많이 하셨네요...그 때 뵐때는 다리 아프다는 말씀 하시지 않고, 지리산 갔다왔다는 말씀만 하셨잖아요... 저는 속으로...부럽다 생각했지요!...지금은 다리가 어떠신지요? 연락 드릴께요!!
숨을 죽이고 종주기를 읽는동안 가슴이 벅차오름 어쩔수가 없네요 몇년전에 남동생하고 종주하던 4월이 생각 나요 그때 어찌나 고생 했는지 그런대도 감격스러워요 생각만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