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전 날 김용휘 선생님께서 강의해주신 '하늘을 모시고 사는 삶 동학'의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서 생각들도 정리하려 합니다.
먼저, 학창 시절 역사 수업 시간에 살짝 접하고 스쳐 지나가 잘 모르고 있던 동학에 대해 큰 울림이 있는 내용들을 쉽고 재밌게 가르쳐 주신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하늘을 모시는 삶>
"모든 사람(생명) 안에 한울님이 모셔져 있다."는 시천주는 인간이 존엄하고 평등한 존재라는 재발견입니다. 동학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에 보편적으로 있는 영성의 핵심 사상으로 한민족의 영성에도 깃들어 있는 정신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성리학이 들어온 이후 오랜 기간 끊겨 약해져 있던 천도를 다시 세우려는 것, 천도의 현대적 회복이 수운 최제우 선생의 목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울님을 모시고 산다는 것'은 나의 안팎에서 한울님과 연결되어 합치된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의 한울님은 우주기운이자 우주적 영(靈)을 의미하고, 본성(신성)은 사랑, 내면의 빛, 자유, 참나, 불성 등을 의미하는데 두려움으로 그러한 본성들이 가려져 있어 한울님을 느끼지 못하고 합치된 삶을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내 안의 두려움 때문에 한울님과 합치된 삶을 살지 못하고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공지훈 수업을 듣거나, 예배를 드리거나 명상을 하고 난 후 마음이 고요한 상태에서는 내면의 불성을 깨닫고 사랑이 가득한 따뜻한 느낌을 갖게 되는 반면, 남을 공격하거나 비판적으로 대할 때를 생각해보니 그 근본에는 두려움과 그로 인한 방어기제가 가득 차 있어 먼저 날이 선 모습을 많이 보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수심정기와 무위이화>
내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하늘과 합치되는 삶을 살 것인가? 즉 우주만유의 참된 모습, 천도에 부합하는 삶을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철새가 기류에 올라탈 때 단전에만 신경을 쓰고 나머지 부분에는 힘을 빼듯이, 핵심과 본질에만 집중하며 나머지 것에는 휘둘리지 않고 하지 않는 것이라는 표현이 쉽게 와닿았습니다.
'그래, 핵심과 본질에만 집중하는 것이 핵심인데 쓸데 없는 것에 주의를 돌려 고민이 가득하고 찝찝한 느낌이 남아있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무위이화 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 생각과 감정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감정적 어두움과 두려움을 걷어내고 내 안의 한울님과 합치하도록 하면 된다고 합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기준을 맞추고, 속도에 따라가려 힘들이지 말고 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내면에는 한울님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살아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제게 많은 위로가 되었고 마음에 따뜻함과 생명력이 가득해지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