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성화
(존 오웬의 성화론)
박일종 목사
1. 내재하는 죄에 대한 존 오웬의 견해
성경은 내재하는 죄가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아 이미 그 지배권을 잃었음을 선포한다.1) 동시에 그것의 힘을 축소시키지도 않는다.2) 오웬의 성화 교리는 “한 사람이 크리스찬이 되는 순간 죄의 지배는 무너진다”는 토대 위에 세워진다.3) 그는 그의 성화교리에 있어서, 죄와 은혜라는 이 두 가지 지배력 안에 모든 인류를 가둔다. 모든 인류는 죄와 은혜라는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에 속한다. 둘 다 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4) 간단히 말해서 신자는 은혜의 지배아래 있다. 그리고 불신자는 죄의 지배 아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신자 안에 내재하는 죄는 잔존하여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 죄는 신자 안에서 신자를 지배할 법적인 근거를 잃었으나, 그것은 여전히 살아서 그 힘과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것은 계획을 세우고, 신자를 유혹하되, 열렬히, 광기를 가지고 신자로 하여금 죄를 짓도록 조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지배할 수 없는 신자를 지배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5) 그의 논문 ‘죄와 은혜의 지배’는 바로 내재하는 죄의 바로 이점을 논하고 있다. 그의 본 논문에서 내재하는 죄는 계획하고, 충동하여 자신의 계획을 이루어 나가는 인격으로 의인화되어 묘사되고 있으며, 이것은 로마서를 기술한 바울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그 존재가 이직은 우리 안에 남아 있다고 할지라도, 이미 지배권을 잃은 죄가 어떻게 지배하려고 한단 말인가?”
오웬에 의하면, “그것은 자신의 지배 자체를 빼앗겼을 뿐, 그 속성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죄의 파렴치한 속성들 중, 하나는 죄는 항상 악을 지향하되, 그것도 최대치를 갈망한다는 것이다. 죄의 최종적인 목표는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다.6) 아무리 작게 남아 있더라도, 죄가 존재하는 곳에서는 죄의 속성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지배권을 향한 그것의 열렬함은 죄의 속성으로써, 죄는 틈만 나면 그의 통치구조7)를 재건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2. 은혜언약의 핵심 : Union with Christ
오웬의 언약신학에 있어서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그리스도와의 교통의 기초가 된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에 대한 오웬의 생각은 엄격하게 칼빈주의적이며 청교도적이었다. 그의 가르침은 하나님과의 언약적 관계라는 틀 속에서 구성되었다. 일반적으로 언약적 관계가 시작되면서 인간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에 들어간다.8) "이제 이 언약은 진지한 고려 가운데 우리에게 임하는 것이다. 즉 우리가 아브라함의 씨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오직 한 씨이신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 언약을 받게 된다. 바로 그리스도를 향해 언약의 약속이 주어졌기 때문이다.9) 바로 성령을 통해서 이 연합은 모든 유익을 가져오는 통로가 되는 셈이다. 다른 청교도들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오웬에게 있어서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위한 기초가 된다. 그리고 이것은 칼빈도 마찬가지이다. 그리스도와 성도와의 연합을 통하여 오웬이 확보한 중요한 교리는 크게 두 가지이다. 그것은 그분의 인성에 성도가 동참함으로써 얻는 구속의 효과이며, 나머지 하나는 바로 성화이다. 즉 오웬은 이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 칭의와 성화를 밀접하게 연관시키면서 동시에 구별한다.
그러므로 오웬에 있어서, 이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신자의 구속과 성화를 이해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이다.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와 그분의 백성과의 연합은 그리스도께서 인성을 입으신 도성인신 사건 속에서 발생한다.10) 물론 그는 그리스도의 한 인격 두 본성에 대한 개혁주의적 전통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그리스도의 인성이 갖는 이런 특별한 의미는 그로 하여금 언제나 유별나게 그리스도의 인성을 강하게 된다. 이것은 그의 작품의 변함없는 경향이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작품 1권에 나오는 ‘기독론’에 잘 나타난다. 오웬은 첫 인간 아담이 율법을 어겼으므로 구원의 사역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것은 그분의 인성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11) 이 연합을 통하여 구속의 모든 효과가 우리에게 전달되고 그리스도께 있는 하나님의 형상도 신자의 것이 되었다.
3. 성화의 목표 : 하나님의 형상 회복
하나님께서는 처음 인간에게 하나님의 형상을 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의 범죄로 인하여 말할 수 없이 손상받게 되며 무질서는 세상을 지해하게 되고 인간은 이제 하나님께로 돌아갈 길은 지상에는 없게 되었다. 이제 외부적인 도움이 없다면 인간은 구원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복음을 통한 성령으로 말미암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 중생과 성화의 사역으로 하나님의 형상은 우리에게 복원되고 우리 안에 회복되는 것이다. 오웬에게 있어서 성화의 본질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즉 재창조의 사역이 되는 셈이다.12) 그것은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으로 말미암는 회복이다.13)
4. 성화의 과정
오웬은 그의 성령론에서 성화를 씨에다 비유하였다.14) 이것은 단번에 이루어지는 중생과는 달리, 성화가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인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거룩의 원리가 되는 이 씨를 더욱 많이 쓸수록 성화는 더욱 촉진된다.
오웬에게 있어서 중생은 성령 하나님의 사역인 반면에 성화는 신적인 사역인 동시에 인간적인 사역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15) 그러나 이것은 성화의 주체는 성령이시요, 인간은 그분에게 피조물로서 마땅히 드려야 할 순종을 드린다는 의미에서 인간적인 사역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성화는 인간의 공로가 될 수 없다. 인간이 하는 선한 행위는 무엇이든지 하나님께 절대적으로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16)
성화의 소극적인 면은 죄의 오염으로부터 우리의 본성을 정결하고 깨끗하게 씻는 것을 말한다. 죄의 오염은 죄책감보다 더 심각한 것이다. 이러한 죄의 오염으로부터 깨끗하게 되는 길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성령의 사역, 믿음, 죄에 대한 고백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성화의 적극적인 면은 영적 본성 내지 습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본성에 의해서 우리는 그리스도와 연합된다. 이러한 본성이 하나님의 닮아감의 뿌리이며 하나님을 위해 살아갈 수 있는 영적 생명이다.
5. 성도의 의무
성화는 계속적인 의무 수행을 필요로 한다. 의무란 원래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피조물로서 또한 성도들에게는 새로운 피조물로서 하나님께 대한 인간의 책임 전체를 말한다. 사람의 의무와 성도의 의무는 동일하다. 그러나 이러한 의무를 순종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성도뿐이다. 성경에 계시되어 있는 이 의무는 성도의 새로운 본성과 일치하며, 성령의 도움 없이는 실천될 수 없는 것으로서, 반드시 믿음으로만 시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 참고문헌
[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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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en, Owen, The Works of John Owen III(Banner of Truth, 1965)
Owen, The Works of John Owen VI(Banner of Truth, 1965)
Owen, The Works of John Owen VII(Banner of Truth, 1965
Owen, Owen, The Works of John Owen XI(Banner of Truth, 1965)
Owen, Owen, The Works of John Owen XIII(Banner of Truth, 1965)
[번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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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하지, 조직신학 제 3권, 고영민 역(서울:기독교문사, 1991)
루이스 벌코프, 조직신학, 권수경 이상원 역(서울:크리스찬 다이제스트, 2002)
제임스 패커, 성령을 아는 지식, 홍종락 역(서울:홍성사, 2003)
어거스틴의 은총론, 필립샤프, 차종순 역(서울;한국장로교출판사, 1996)
[국내서적]
원종천, 칼빈과 청교도 영성(서울:하나,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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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로마서 6:14 “죄가 너희를 주관치 못하리니 이는 너희가 법아래 있지 아니하고 은혜 아래 있음이니라.”
2) 로마서 7:21-23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느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내 속 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 아래로 나를 사로잡아 오는 것을 보는 도다.”
3) Sinclair B, Ferguson, John Owen on the Christian Life(Banner of Truth Trust, 1987), p. 125.
4) 사실 이것은 오웬의 가르침이라기 보다는 성경 진리에서 증거하는 그대로이다.
5) Owen, 7:507.
6) Owen, 6:12.
7) 오웬은 이를 틀(Frame)이라고 한다.
8) 원종천, 칼빈과 청교도 영성(서울:하나, 2002), p. 275.
9) Owen, 11:151.
10) Owen, 13:22.
11) Owen, 1:197.
12) Owen, 1:63, 74, 294.
13) Owen, 1:149, 154, 168.
14) Owen, 3:388.
15) Owen, 3:372.
16) Owen, 1: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