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여성은 장봐서 밥짓고 설거지에 집안청소하는 가정부인가?”
대한주부클럽연합회는 23일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여전히 ‘장봐서 밥짓고 설거지에 집안청소까지’하는 모습들로 그려지고 있다며 TV드라마 모니터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가 지난 7월 12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간 공중파 방송 3사 드라마 9편에 대해 살림(식사, 설거지, 청소, 세탁)과 육아, 경제권, 부부존칭, 폭력여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여성의 역할이 장봐서 밥짓고 설거지에 집안 청소하는 것에 국한돼 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대상 드라마의 장면 가운데 23건의 집안 청소 장면이 등장했으며 이 가운데 20건의 장면이 여성 혼자 집안 청소를 하는 장면이었고 단 3건이 남성 혼자 집안 청소를 하는 장면이었다고 밝혔다. 또 15건의 설거지 장면 중 12건이 여성, 남성 혼자 설거지 하는 장면과 남녀 함께 하는 장면이 각각 1건씩이었다.
식사 준비 장면 역시 다르지 않았다. 총 151건의 장면 중 105건, 장보기 장면 17건 중 10건이 여성의 역할이었다. 부부가 존댓말을 쓰는 장면도 200건 중 178건이 여성만 존댓말을 쓰는 경우였다.
조사 대상이 된 드라마는 KBS의 ‘금쪽같은 내 새끼’, ‘아름다운 유혹’, ‘애정의 조건’과 MBC의 ‘왕꽃선녀님’, ‘황태자의 첫사랑’, ‘사랑을 할 거야’ 그리고 SBS의 ‘청혼’, ‘소풍 가는 여자’, ‘작은아씨들’ 등 9편이었다.
새내기 주부 한지혜(27)씨는 “맞벌이 안 하는 부부가 어딨습니까, 요즘 주부들은 가사일을 분담해 효율적으로 하고 있습니다”라며 “드라마에서 전형적인 여성의 모습만 요구하고 발목을 잡고 있으면 가사노동의 압박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 김순복씨는 “TV드라마에 등장하는 가정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인지되어 역할 모델이 되기 쉽다”며 “우리 드라마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부부가 함께 육아와 살림을 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그 영향력은 적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지은기자/eRu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