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를 행하는 자는 그대로 불의를 행하고 더러운 자는 그대로 더럽고 의로운 자는 그대로 의를 행하고 거룩한 자는 그대로 거룩하게 하라(계 22:11)
불의를 저지르는 사람은 불의를 계속 저지르고, 더러운 사람은 계속 더럽혀지라지요. 그러나 의로운 사람은 계속 의를 실행하고 거룩한 사람은 계속 거룩한 채 있으십시오.(대한성서공회 새한글성경 중에서)
He that is unjust, let him be unjust still: and he which is filthy, let him be filthy still: and he that is righteous, let him be righteous still: and he that is holy, let him be holy still.(KJV)
Let the one who does wrong continue to do wrong; let the vile person continue to be vile; let the one who does right continue to do right; and let the holy person continue to be holy.”(NIV)
오늘은 먼저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그룹 비틀즈의 "Let It be"라는 노래를 한번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QDYfEBY9NM4?si=E2CKELA2aq6euO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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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내가 고통의 순간들 속에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
Mother Mary comes to me
어머니 마리아는 나에게 다가와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지혜의 말씀을 하시네, "그대로 두어라."
And in my hour of darkness
내가 어두움 속에 있을 때에도
She is standing right in front of me
그녀는 내 곁에 가까이 서서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지혜의 말씀을 하시네, "그대로 두어라."
Let it be, let it be.
"그대로 두어라, 그대로 두어라."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지혜의 말씀을 속삭이네, "그대로 두어라."
And when the broken hearted people
마음이 상한 사람들이
Living in the world agree,
세상에서 순응하며 살아갈 때
There will be an answer, let it be.
거기에 답이 있다네, "그대로 두어라."
For though they may be parted there is
사람들이 나뉘어질지라도
Still a chance that they will see
볼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있으니
There will be an answer, let it be.
거기에 답이 있다네, "그대로 두어라."
Let it be, let it be. Yeah
"그대로 두어라, 그대로 두어라"
There will be an answer, let it be.
거기에 답이 있다네, "그대로 두어라."
And when the night is cloudy,
어두움이 휩싸였을 때,
There is still a light that shines on me,
나에겐 여전히 한 줄기 빛이 있다네
Shine on until tomorrow, let it be.
영원히 비치네, "그대로 두어라."
I wake up to the sound of music
내가 음악소리에 깨어보니
Mother Mary comes to me
어머니 마리아가 내게 다가와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지혜의 말씀을 하시네, "그대로 두어라."
Let it be, let it be.
"그대로 두어라, 그대로 두어라."
There will be an answer, let it be.
거기에 답이 있다네, "그대로 두어라."
Let it be, let it be,
"그대로 두어라, 그대로 두어라."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지혜의 말씀을 속삭이네, "그대로 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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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번역을 해봤는데 어떠세요?
'Let It be'라는 말이 무려 18번이나 반복되는 아주 단순하고, 쉬운 노랫말을 가진 노래지요? 그런 노래가 세계적인 히트를 친거예요.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은 화려한 미사여구가 아니라 단순한 말 한마디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노래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하느냐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특히 Mother Mary라는 말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는 매우 중요한데, 이 말을 '성모 마리아'로 볼 것이냐? 아니면 단순히 '엄마 메리'로 볼 것이냐?하는 논쟁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입니다. 정확한 것은 작사가에게 물어봐야겠지요.
이 노래의 노랫말을 쓴 폴 매카트니는 인터뷰에서 가사에 나오는 Mary는 자신의 친어머니 메리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어머니 메리가 꿈 속에서 자신에게 한 말이 바로 "Let It be"라고 했다고 합니다.
"Let It be."
그대로 두어라.(비틀즈의 노랫말에서)
"Let there be."
그대로 되어라.(창세기 1장 하나님의 말씀에서)
오늘 본문에서는 "let him be"라는 말이 네 번 반복됩니다. 마치 비틀즈의 노래를 듣는 듯합니다.
불의한 자, 그냥 불의한 그대로 두어라.
더러운 자, 그냥 더러운 그대로 두어라.
의로운 자, 그냥 의로운 그대로 두어라.
거룩한 자, 그냥 거룩한 그대로 두어라.
무슨 의미일까요?
"그대로 두어라"
저는 이 말씀을 하신 그 마음이 어떠할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문자적으로만 본다면, 이 말씀은 천사의 말 같습니다. 지금까지 사도 요한에게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 성을 보여주며 안내하던 천사가 하는 말, 말입니다. 그런데 문맥으로 보면, 이 말씀은 주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12절에서는 '내가 속히 오리라'고 말씀하십니다.
13절에서는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요 시작과 마침'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16절에 가면, "나 예수는...'이라고 자신이 누구신지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사도 요한에게 말하고 있는 자는 천사같지만, 실제로는 예수님께서 천사를 통해 자신의 말씀을 전하고 계신 것입니다.
"불의를 행하는 자는 그대로 불의를 행하고, 더러운 자는 그대로 더럽고, 의로운 자는 그대로 의를 행하고, 거룩한 자는 그대로 거룩하게 하라."
그런데 저는 이 본문은 한글 번역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역개정 한글성경을 문자 그대로 읽고 받아들이면,
내가 불의를 행하고 있는 자라면, 계속 불의를 행해야 하고
내가 더러운 자라면, 계속 더럽게 있어야 하고
내가 의로운 자라면, 계속 의를 행해야 하고
내가 거룩한 자라면, 계속 거룩하게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불의를 행하는 자나 의를 행하는 자는 자신이 하던대로 계속 불의나 의를 행하라는 말로 들릴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더러운 자나 거룩한 자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계속 더럽게 있거나 거룩하게 행하라는 말로 들립니다.
그러나 제가 이해하기로는 이 본문 말씀은 우리에게, 아니 요한계시록을 읽는 자들에게 무엇을 행하라는 메시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들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 예수님의 마음을 표현하신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별히 사도 요한을 향한 사랑의 마음이 듬뿍 담긴 표현으로 읽혀집니다.
지금 사도 요한의 처지가 어떠합니까?
그는 20대에 갈릴리 바다에서 고기잡는 어부로 시회생활을 시작하였는데, 어느날 나사렛 출신 목수의 아들 예수를 만나게 됩니다. 특별히 함께 고기잡이를 하던 시몬 형에게 하신 말씀과 행하심을 보았고, 자기들을 제자로 부르시는 부르심에 반응하여 3년 정도 예수님의 제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다 이해할 수 없는 그 당시 종교지도자들과의 충돌과 그들의 모함으로 스승으로 모시고 따르던 예수님이 모든 유대인들이 저주스럽게 생각하던 십자가 형을 당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버린 듯 했습니다. 청춘의 부푼 꿈도 3년만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예수님께서 자신이 살아생전 말씀하시던 대로 3일만에 살아나셔서 제자들 앞에 나타나셨습니다. 처음 안식 후 첫날 무덤을 찾았던 여인들로부터 부활의 소식을 접했고, 베드로와 함께 무덤으로 달려가 빈무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였습니다. 엠마오로 내려가던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예수님 소식도 들었고, 두려움에 떨고 있던 제자들 한 가운데 나타나셔서 평안을 선물해주시고 의심많은 도마에게는 못 박힌 손과 발,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고서라도 자신이 살이있음을 믿으라고 하셨습니다. 부활 후 40여일간 제자들에게 자신이 살아계심을 확실히 보여주시고, 마침내 갈릴리에서 제자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남기시고 하늘로 올라시셨습니다.
그로부터 열흘 후, 오순절 날 주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성령님께서 제자들에게 임하셨고, 요한은 다른 사도들과 더불어 예루살렘을 시작으로 유다와 사마리아와 이방 세계로 다니면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증인으로서의 삶을 살았습니다. 스데반이 순교를 당하고, 야고보까지 순교를 당하는 극심한 핍박 가운데에서도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주님께서 생전에 말씀하셨던 예루살렘 성전이 처참하게 이방인의 말발굽에 짓밟히는 장면도 목격하였습니다. 그 때가 AD70년, 아마도 사도 요한의 나이는 60대였을 때 격었을 것입니다. 그 후 전승에 따르면, 에베소 교회의 장로로 사역을 하였었고,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노년에 밧모섬에 유배가 되어 있는 게 현재 자신의 모습이었습니다.
이제는 예수님의 열두 사도 가운데 자신만 살아있는 상황, 섬에 유배되어 누군가를 만날 수도 없는 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도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부담이 컸을 것 같습니다. 부담은 있지만, 이제 늙어 몸도 허약해졌을 것이고, 복음을 전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그에게 천사가 나타나 요한계시록 1장부터 22장까지 모든 것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영광스런 모습도 직접 보았고, 일곱 교회에게 보내야할 서신도 받아 적었습니다. 미래에 있을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그림도 보았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의 영광스런 모습도 직접 목도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져 있습니다.
어쩌면 사도 요한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절망하며, 낙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영광스러운 미래를 교회들에게 알리고, 그들을 격려해야 할 사명이 주어진 것입니다.
이런 사도 요한을 위로하기 위한 주님의 말씀이 바로 오늘 본문말씀이 아닌가 생각되어집니다.
"불의한 자도 그대로 불의하게 두고, 더러운 자도 그대로 더러운 대로 두어라. 의로운 자도 그대로 의로운 자로 두고, 거룩한 자 역시 그대로 거룩한 자로 두어라."
주님의 마음은 이런 것 같습니다.
"요한아, 이제 넌 할 만큼 했다. 네 나이 벌써 아흔을 넘었다. 네가 할 일은 여기까지이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걱정은 이제 그만 하고, 평안 가운데 거하다 내게로 오너라. 불의한 자든, 더러운 자든, 의로운 자든, 거룩한 자든 그들은 내게 맡겨라. 내가 알아서 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