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집 송사리 어항에서 수면에 떠 있던 치어를 4~5마리 발견하여 물벼룩을 키우던 임시어항으로 옮겼다.
위 영상은 지름이 3센티미터가 안되는 티스푼에 담긴 치어 두 마리와 딸려온 물벼룩 한 마리임.
길이는 5mm가량 되는데 몸이 가냘프고 투명한것이 진짜 너무 작고
헤엄치는 속도도 지금은 물벼룩보다 느리다.
아직 너무 작아서 눈에 쉽게 보이는 사이즈의 물벼룩은 아직 못 먹는다.
하지만 어항에 작은 플랑크톤이 많으니 별도로 먹을걸 챙겨 주지 않아도
사료 먹일만한 크기까지 어렵지 않게 자랄 수 있을것 같다.
처음 발견 했을때도 같은 상황이었는데 수면에 가만히 떠 있는걸 좋아하는것 같다.
가끔 수면에서 헤엄쳐오는 작은 플랑크톤을 잡아먹는듯 한 행동이 관찰된다.
05.06
송사리는 환경이 맞으면 매일 산란을 한다.
... 라는것은 매일 매일 새끼가 알을 까고 나온다는것인데, 실제로 어제부터 오늘에 걸쳐 여러번
송사리 어항에서 떠 있는 새끼를 떠서 물벼룩 어항으로 옮겼다.
5월 5일 부터 하루 사이에 옮겨진 치어가 15마리가 넘는다.
(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어항속 암컷 송사리들은 배에 알을 달고있다;; 송사리는 오전시간에만 산란을 한다고 누가 그랬냐?!! )
암컷 송사리 한 마리가 하루에 낳는 알은 (지금 어항속에 있는 녀석들 기준) 10~20개는 되는듯 한다.
물론 모든 알이 수정되어 새끼가 성공적으로 태어나는것은 아니지만 그 중 절반만 태어난다 하더라도
앞으로 태어날 새끼는 100마리가 넘을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새끼가 워낙 작아서 상관 없겠지만 이대로면 어항을 업그레이드 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다.
꼬리만 나와있는 알이 2개 더 있는걸 보니 퇴근 하기 전에 몇 마리 더 헤엄칠 듯...
무정란을 빼내주려 했는데 알이 동글동글 맨들맨들한 탓에 핀셋으로 잡아내기 힘들어서 그냥 두기로 했다.
10:30 한 마리 더 나와서 3마리가 헤엄치고 있다.
12:30 점심 먹고 와 보니 5마리로 늘어나 있다.
회사에서 부화된 치어들을 집으로 가져가서 (무정란 2개는 빼고) 부화 대기중인 알과 함께 물벼룩항에 넣어줌.
05.08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메인어항을 본다.
송사리어항에서 치어 한 마리를 찾아서 물벼룩항으로 옮겼다.
송사리어항에서 수초로 집을 짓고 들어앉은 커다란 벌레를 발견해서 꺼내봤더니 1센티도 넘는것 같다.
채집해온 수련에서 '연물명나방' 애벌레를 여러마리 잡았는데 그간 잡은것들 중 제일 크다.
좋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버들붕어한테 주면 좋아라 한다.
이번건 너무 커서 먹다 목구멍이 막혀 죽는게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었는데 별로 고민하지도 않고 덥썩 문다.
한 번에 삼키지 못해서 입안 가득히 물고 조금씩 넘긴다.
'삼키면 보약이고 못 삼키면 뒤지는거여...'
퇴근 했을 때 목이 막혀 죽어있지 말고 소화 다 시키고 배 빵빵하게 잘 살아있길 바라며 출근
:
:
퇴근 해 보니 아침에 벌레를 삼킨게 어느넘인지 모를정도로 모두 안녕함.
... 그런데 송사리들이 아침부터 힘이 빠진듯 하더니 퇴근하고 보니 상태가 매우 안좋다.
움직임이 둔하고 다들 수면에 떠 있는데 사료를 줘도 안먹는다.
송사리들과 말이 안통하니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
물이 깨진것이 염려돼서 (원래는 어항 바닥은 잘 안건들지만) 바닥을 모두 걷어냈다.
바닥을 청소하다보니 뿌옇게 변해 가라앉은 무정란들이 어마어마하게 나왔다.
무정란들이 부패하면서 물의 오염도가 심해진것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많은 양이다.
배에 붙은 알을 직접 받아내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연환경에서 제대로 태어나는 비율은 절반 조금 넘는게 아닌가 싶다.
바닥 청소를 하고 환수를 하고 에틸렌블루를 처방했다.
05.09
두 마리가 용궁으로 갔다.
다른 녀석들도 모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지느러미 색상도 탁해진것이 단체로 병이 난것 같다.
찾아보니 몇일전에 히드라 잡느라 넣은 젤콤이 문제인것 같다.
사람 몸 속의 기생충을 없애기 위해 만들어진 기생충약인 젤콤은
어항에 뿌릴 경우 달팽이,민달팽이,플라나리아,물지렁이,히드라 같은 무척추동물만 구제하고
다른 생물에는 큰 영향이 없는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납자루나 새우어항에 직접 사용해봤기에 송사리 어항에도 아무 의심 없이 적용한것인데
자료를 찾아보니 젤콤 사용했다가 메다카(개량형 송사리)를 모두 죽었다는 글을 찾았다.
( https://blog.naver.com/nix92/222267639184 )
아.. 안돼~!!!
히드라를 잡으려고 송사리 어항은 물론이고 물벼룩항에도 젤콤을 풀었다.
물벼룩항의 치어들은 아직은 괜찮아 보이는데...
아니, 움직임의 차이가 눈에 보이는 성어와 달리 치어는 너무 작아서 괜찮은건지 안괜찮은건지조차 알 수가 없다.
제발... ㅠㅠ
(그 와중에도 송사리어항에서 새로 태어난 치어가 있어서 물벼룩어항으로 옮겨줬다)
05.10
어미 송사리들은 결국 두 마리만 남기고 모두 용궁으로 갔다 ㅠㅠ
작은 물고기지만 사육사의 무지로 떠나보내서 미안하고 안타까운 맘을 이루 말 할 수 없다.
그래도 알에서 태어난 새끼들이 많아서 그 녀석들을 보란듯이 잘 키워야겠다.
어미들이 죽은 어항이지만 어한 곳곳에 숨겨진 알들로부터 아직 치어들이 태어나고있어서
오늘 아침에도 새로 태어난 치어를 찾아내서 치어항(물벼룩어항)으로 옮겨줬다.
지난번에 송사리어항에 젤콤을 풀 때 치어항에도 함께 풀었었는데
오늘 보니 치어 중에서도 어미처럼 몸을 가누지 못하는 녀석이 보였다.
이놈도 젤콤 중독인듯.. ㅠㅠ
젤콤 중독인 녀석이 있다는건 먼저 태어난 녀석들은 난황을 떼고 먹이활동을 시작했다는 의미.
젤콤은 사실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미립자 상태로 물 속에 퍼져있다.
어항에 잔류한 젤콤을 없애야 하는데 치어들의 먹이인 물벼룩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알들을 남기고
잔류젤콤만 없애는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은 환수밖에 떠오르는 방법이 없다.)
만약 젤콤을 먹은 물벼룩을 먹어면 문제가 되는거라면 일이 커진다.
꾸준히 관찰을 해 봐서 중독을 일으키는 치어가 늘어난다면 물벼룩은 포기하고 어항을 리셋해야겠다.
아...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고 인터넷에도 정보가 없으니 답답하다.
그리고 하나 남은 송사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두 마리만 살았어도 좋았을텐데 한 마리만 휑~ 하니 있으면 쓸쓸할텐데..
송사리는 개체끼리 알아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여러마리가 서로를 구별하여 알아본다고 한다.
그리고 한 마리만 있던 어항에 같은종을 합사 시키면 혼자 있던 녀석이 새로 들어온 녀석에게
살갑게 붙는걸 여러번 봐 왔기에 이번에 홀로 남은 녀석을 그대로 두는것은 못 하겠고
자연에 놓아줄지 다른 녀석을 채집해서 합사시켜줄지 고민 중이다.
첫댓글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