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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여행과 관련된 글 혹은 신문기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는 '직구'(직접구매)다. 일본에 간 김에 해외의 특이한 물건을 잔뜩 사오는 일이 그만큼 흔해졌다는 이야기다. 특히 일본의 경우 위장약을 비롯해 파스, 해열용 시트, 동전만한 크기의 파스, 안약, 연고, 탄 살에 바르는 물파스 등 OTC의약품 직구가 매우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여행객들의 직구는 다양한 아이디어에서 나온 상품인 탓도 있으나 이를 판매하는 약국과 드럭스토어의 매장 진열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최근 국내 약국가에서도 이들을 벤치마킹한 사례가 나오고는 있으나 일본의 매대 진열 방식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일본의 약국과 드럭스토어는 어떻게 고객을 끌어들였을까. 최근 일본 내 유명 드럭스토어를 통해 이들의 매장 진열 방식을 알아봤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비타민 등은 고객의 동선과 시선을 최대한 고려했다. |
다판매 상품을 약사 뒤로 놓아 자연스럽게 계산을 하면서 시선을 훔칠 수 있다. 구매를 원하면 옆의 약사 혹은 판매자의 설명도 들을 수 있다. |
△다구매 제품의 동선을 살려라
일본에서 한국 여행객들이 특히 많이 사는 제품 중 유명한 것은 비타민, 위장약, 파스 등이다. 서양권에 비해 일본에서 발매되는 OTC의약품은 '동양인에게 잘 맞겠지'라는 기대심리가 있는 탓이다.
일본의 약국과 드럭스토어는 이 점을 놓치지 않았다. 대부분의 일본 의약품 판매처는 해당 OTC의약품을 판매자 뒤에 두거나 의약품 계산대 뒤에 둔다. 계산을 위해 카운터 쪽으로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고객이 계산 중 한 번 더 제품을 쳐다볼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의 '시선'을 당겨라
약국 이용객의 눈높이에 맞춘 진열도 눈에 띈다. 일본 내 약국은 기본적으로 환자의 동선과 증상에 초점을 둔다. 일본인에게 감기약은 항상 상비하는 기본적인 약이기 때문에 계산 카운터 반대편에 배치해 자연스럽게 카운터로 이동 중 감기약을 살수 있도록 배치한다.
그러나 약국에 맞춰 '시선'에 초점을 두는 곳도 있다. 위 사진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감기약 섹션이지만 세 번째 칸에 아이들에게 친숙한 '앙팡만'(호빵맨)이나 '헬로키티' 등이 등장하는 제품을 함께 비치한다. 캐릭터가 위치한 제품의 위치는 8~9세 아동들의 시선이 닿는 90~120cm에 맞춰져 있다.
아동용 제품은 소학교(초등학교) 아동들의 눈높이가 닿는 곳에 위치해 있다. |
아이들은 친숙한 캐릭터가 있는 약을 선택하게 되고 부모는 아이의 요청에 따라 해당 감기약을 구매하는 시선을 잡는 진열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아동용 제품은 제품 타입 혹은 증상이라는 큰 범주 내에서 나눠져 약국 내에 통일성을 주는 역할을 한다. |
또한 각 섹션마다 같은 칸에 캐릭터 제품을 배치해 아이들도 부모와 같이 의약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생각을 주는 동시에 제품진열의 통일성을 함께 살리고 있다.
일본의 유명 드럭스토어인 마쓰모토 키요시의 한 약품등록 판매자는 "증상을 기준으로 다구매 약품은 위로 중간은 어린이, 아래는 저구매 약품으로 놓아 통일성을 이루도록 한다"며 "각 드럭스토어 별 진열 방식으로 판매를 촉진한다"고 말했다.
비타민 및 서플먼트(건강보조식품)에 대한 설명을 적어 놓으면 굳이 상담을 원하지 않는 고객에게도 충분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고 판매에 들어가는 시간도 아낄 수 있다. |
△말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게
일본 의약품 판매처의 특징은 말을 하지 않아도 고객이 직접 구매를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외국인의 직구 비율이 높은 탓이기도 하지만, 적극적인 복약지도를 원하지 않는 일본인들을 위해 약사가 복약지도 내용을 고객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두는 것이다.
이같은 방식은 특히 비타민제 판매시 많이 쓰이는데 비타민을 배치한 곳 위나 옆에 비타민A는 어디에 좋고, B1은 어디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적었다. 이 역시 카운터 뒤에 배치해 만약 고객이 이같은 내용을 확인하고 더욱 필요한 지도를 받고 싶을 때 바로 옆의 약사에게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 계절 따라 진열도 달라요
안약이 담긴 단독형 매대의 모습. 단독형 매대 상품을 할인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주변 계절 제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
일본 드럭스토어의 또 다른 특징은 계절에 따른 진열을 한다는 점이다.
가령 여름의 경우 환자들은 같은 파스라도 시원한 느낌을 주는 파스를 선호하거나 같은 크림이어도 UV기능을 첨가한 제품을 훨씬 더 많이 찾게 된다.
이를 위해 약국이나 드럭스토어도 계절별로 진열의 순서를 앞뒤로 바꾸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것이 바로 단독형 매대. 각 단독형 매대는 상대적으로 염가에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진열해 고객이 저렴한 가격을 찾아 매대쪽으로 몰리도록 한 뒤 인근에 있는 계절 상품을 함께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일본 오사카의 유명 드럭스토어 체인인 '고쿠민'의 한 직원은 "고객들이 들어오는 위치 근처에 있는 상품은 계절별로 진열을 달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봄가을에는 알레르기나 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 혹은 환절기용 감기약을 앞으로 빼고 여름에는 UV기능이 들어간 안약이나 쿨파스 등을 가장 앞으로 내놓는다. 반대로 겨울에는 온열파스 등을 진열해 고객이 날씨에 맞는 제품을 바로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http://www.kpanews.co.kr/article/show.asp?idx=176817&category=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