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자체제작 SUV, 시발자동차는 1955년 8월부터 1962년에 걸쳐
국제차량회사에서 제작한 4륜구동 자동차입니다.
자음 모음이 산뜻하게 나뉜 ‘시-바ㄹ’ 로고가 참 인상 깊은데요.
물론 절대 욕이 아닙니다.
시작, 출발이라는 뜻의 ‘시발(始發)’ 입니다.
시발자동차는 미군이 사용하다가 고장 나서 방치해 둔
군용 지프 차량의 부품을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수작업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한 대를 만드는 데 4개월 정도 걸렸다고 합니다.
국제차량회사의 전신인 국제공업사는 창립 초기 미군 지프차를 고치고
폐차 부품을 모아 재생차를 만들다가
‘우리 손으로 직접 차를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세우게 됐습니다.
자체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라 어려움을 겪었지만,
일본에서 엔진 기술을 배워온 엔지니어 김영삼 씨를 초빙해
마침내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 사람 손으로 만든 4기통 엔진을 완성합니다.
자동차의 핵심부품인 엔진을 국내 최초로 직접 제작했다는 점에서
최초의 국산차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곳은 국산 시발 자동차를 만들고 있는 공장입니다."
1955년 10월 열린 광복 10주년 기념 산업박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명성을 얻은 시발자동차는 드디어 공장에서 대량생산되기 시작합니다.
초기 모델인 지프 형태와 다른 세단형도 등장했는데요.
택시로도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뉴스에 따르면 시발 세단은 최고시속 128km까지 달릴 수 있었다네요.
이후 이승만 정부의 자동차 수 제한 정책, 회사의 무리한 투자,
일본 닛산차 수입 개시 등 악재를 겪으며 한국 자동차산업의 ‘시발점’이 되어 준
시발자동차의 명맥은 1963년 5월 끊어지고 맙니다.
현재 시발자동차는 삼성화재교통박물관, 세계자동차박물관 등에 복원차가 전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