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문제가 주민들 간의 이해와 배려의 수준에서 해결될 것 같으면 대한민국 아파트 내 고질적 악성 층간소음이란 아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층간소음이라고 해서 다 같은 층간소음이 아니다. 이해와 배려로 가능한 층간소음과 악성 층간소음은 전혀 다르다. 층간소음 문외한/초보자들은 층간소음을 이런 구분의 이해와 배려 없이 그냥 하나로 뭉뚱그려 본다. 그런데 이런 이해와 배려라는 순진하고 감상적 수준을 강조하면 손뼉 치는 쪽은 층간소음 유발자/가해자 쪽이다. 아무런 주의나 압박을 받지 않은 채 그냥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라니 얼마나 좋은가! 더 큰 문제는 층간소음 피해자 쪽에서 이해와 배려로 층간소음을 참고 넘기다 보면 층간소음이 오히려 악화하기 일쑤다. 층간소음 유발자/가해자 쪽에서는 이래도 괜찮구나 하고 계속 층간소음을 내거나 오히려 더 심하게 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막연하고 상투적인 권고로는 층간소음 문제가 해결/개선되지 않는다.
보충: 사실 이해와 배려로 치자면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할 정도다. 윗집뿐만 아니라 관리사무소, 경비원 모두를 이해하고 배려했다. 빈말의 자화자찬이 아니다(관리사무소는 그렇게까지 신경 써 주니 고맙다고도 했다). 실제로 한 3주간을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층간소음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견뎌 보기도 했다. 그 결과 이해와 배려가 층간소음 문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층간소음을 악화시키기도 함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자기 일이 아닌 남의 일에 대해서는 이해와 배려를 쉽게 내세우는데 이해와 배려라는 게 그리 간단치가 않다. 세상이 이해와 배려로 잘 돌아가는지 보면 알 것이다.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는 말처럼, (이해와 배려라는) 물을 소가 마시면 젖이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는 말마따나 층간소음 정도 및 상대방 수준에 따라 이해와 배려의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층간소음 문제에서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제삼자(엉터리 층간소음 전문가 포함)가 좋은 게 좋은 식으로 이쪽 손도 들어주고 저쪽 손도 들어주며 윗집, 아랫집 할 것 없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서 서로 행복하게 지내면 좋겠다는 내용으로 주민 협조를 구한다면 몇 년간 밤낮없이 악성 층간소음을 일방적으로 겪고 당하며, 이해와 배려 수준을 넘어 참고 참고 견디고 견디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지내는 피해자 주민 당사자로서는 다시 한번 그저 답답해질 수밖에 없다(답답함을 넘어, 또다시 분노가 치미는 피해자 주민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관리사무소(초임 관리소장)의 입장도 이해하면서 이렇게나마 층간소음 협조 안내문을 게시하고 나서준 관리사무소(신임 관리소장)에 감사함 또한 전한다).
오늘 저녁때 들어오다 관리사무소에서 게시한 층간소음 협조 안내문을 봤다(나갈 때는 없었다). 아마도 어떤 민원이 있었던 모양인데 일이란 모름지기 오해 없도록 분명히 할 것은 분명히 해야 하기에 현재의 층간소음 문제를 다시 한번 명확히 정리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현재의 층간소음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알리고, 아랫집 피해자로서 윗집의 가해자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부분과 참고 견디기 어려운 부분을 같이 밝히면서 윗집과 관리사무소에 요청하는 바를 분명하게 제시하고자 한다(층간소음 문제가 계속 해결/개선되지 않을 경우의 다음 수순은 방송에 내보내는 등 또 다른 공개화를 실행하는 것이다).
먼저 이번 안내문과 관련해 관리사무소에 알려줄 것, 지적할 것이 있다. 관리사무소는 안내문에 층간소음 발생 시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2가지를 제시했는데 전체적으로 내용이 좀 모호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관리사무소에 확인해 보니 이 안내문은 7/8 라인에서 요청한 민원에 따라 게시된 것이고 실제로 층간소음 문제로 윗집을 방문해서 집 안으로 들어가 심하게 항의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