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 먹으러 얼릉 오소, 날 풀리면 제맛 나는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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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구룡포 바닷가 언덕배기의 과메기덕장. 꽁치를 내륙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북서풍에 2~3일 말리면 졸깃한 과메기가 된다. 2월말까지 건조작업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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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 맛여행
입춘이 지나, 매서웠던 겨울 한철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아직 차갑지만 바람결 어느 한 자락엔 아련히 봄빛도 묻어오는 느낌이다. 바닷내음 속에서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찾는, 늦겨울 포구 맛여행을 떠난다. 동해안 남단 경북 포항 구룡포항은 풍부한
해산물과 독특한 먹을거리로 미식가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곳이다.
맵찬바람에 꾸덕꾸덕 말린 꽁치
바닷바람에 속살 내어말리는 꽁치떼=한겨울 구룡포의 명물은 과메기다. 꽁치를
덕장에 걸어 내륙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북서풍에 2~3일 말리면 졸깃한 맛의 과메기가
완성된다. 과메기는 ‘관목어’에서 나온 말. 과거 보러 가던 선비가 바닷가에서 나뭇가지에 눈이 꿰어 말라가던 청어를 우연히 먹어본 뒤 그 맛을 잊지 못해 일부러 말려
먹은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옛날엔 청어를 썼으나 원양산 꽁치가 대량으로 들어오면서부터 꽁치로 과메기를 만든다. 과메기는 통째로 말린 통말이와 머리와 내장을 떼어내고 반을 갈라 말린 배지기로 나뉜다. 어민들은 맛에서 통말이를 더 윗질로 치지만,
일반인들은 속까지 잘 마른 배지기가 입에 맞는다. 통말이 한두름(20마리) 5000원 안팎, 배지기는 7000원 안팎.
‘통말이’가 윗길‥값은 더싸
“춥고 건조한 날씨에 이틀 말린 게 딱 좋죠.” 과메기 덕장을 하는 좌동근(42·011-524-2551)씨는 기온·바람·건조시간이 과메기의 질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근해산을 안 쓰는 이유는, 크릴새우를 풍부하게 먹고 자란 원양산에 비해 기름기가 적어
고소한 맛이 없고, 쉽게 쪼그라들어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구룡포에서는 60여가구가 과메기 덕장을 운영한다. 구룡포과메기협회 (054)276-2253.
대게·고래고기도 별미=구룡포까지 가서 과메기만 먹고 온다면 다른 해산물들이 서운해한다. 구룡포항 일대에 즐비한 게 대게·고래고기 전문식당들이다. 구룡포 어민들이 안타까워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이다. “잡기는 젤로 많이 잡는데, 대게 이름은 영덕에 뺏기고 고래고기 이름은 장생포에 뺏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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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미곶의 조각품'상생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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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는 영덕 강구항, 울진 죽변항과 함께 3대 대게 집산지로 꼽히는 곳이다. 국내 대게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구룡포를 통해 나간다는 게 수협 관계자의 주장이다. 강구나
죽변에선 연안에서 소량의 대게를 잡지만 구룡포에서는 일본 해역 부근까지 진출해
대량으로 잡아오기 때문이다. 대게잡이는 11월부터 산란기 직전인 5월말까지 이어진다.
고래.대게도"체면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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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포해수욕장의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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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고기 또한 구룡포의 명물중 하나다. 울산 장생포에는 못미치지만, 전통적으로 포경업이 발달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구룡포 병포리, 속칭 자라골은 왜정 때 고래기름
생산지로 이름높던 곳이다. 주민들은 아직도 이곳을 ‘고래공장’이라고 부른다. 현재 고래잡이는 불법. 식당들에 나오는 고기는 그물에 우연히 걸려든 고래들이라고 한다.
비린내 하나 없이 깔끔하고 시원한 물회나 속을 확 풀어주는 복어탕도 횟집마다 내놓는 별미다. 구룡포항이나 죽도·송도·북부항 등 포항 일대 대부분의 횟집들이 저마다 전문임을 내세우며 손님을 끈다. 구룡포읍사무소 (054)280-0601. 포항/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leebh99@hani.co.kr
<가는길>
경부고속도로 경주나들목을 나와 포항으로 직진, 시내에서 31번 국도 따라 우회전해
20분쯤 가면 된다.
<묵을곳>
구룡포항에서 대보쪽으로 5분 거리에 있는 이어도모텔(054-284-4555)은 바다 전망이 좋은 여관이다. 산쪽 3만원, 바다쪽 4만원.
<주변 볼거리>
구룡반도는, 한반도를 도약하는 호랑이로 표현할 때 꼬리에 해당하는 곳. 반도 일주
드라이브를 즐길 만하다. 구룡포에서 북쪽으로 11㎞쯤 가면 해맞이 장소로 이름난 호미곶이다. 등대박물관과 해양수산관, 조각품 ‘상생의 손’ 등이 볼거리다. 포항시 남쪽 대송면의 영일만온천, 오천읍의 고찰 오어사에도 들러볼 만하다. 송라면엔 고찰 보경사와 12폭포의 위용을 자랑하는 내연산 계곡이 있다. 포항시청 관광진흥계
(054)245-6063.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