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인문학 시리즈
- 교과서가 지루한 선생님들께
이 책들은 대광화국제학교 국제부 고등부 국어 교과서이기도 합니다.
외국어 중심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는 학교에서 한국어로 국어 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들과 무엇을 나누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선택한 책인데요.
너무도 만족하면서 수업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자기 만족일까요? ㅎㅎㅎ 암튼~
이 책을 이용해서 요즘 학년별로 끝장 토론을 자주 합니다.
상반된 가치관을 끝없이 몰아가보는거죠.
예를 들어 사랑은 소유하는 걸까요, 아닐까요?
아니면, 우리의 국뽕은 진정한 애국심일까요, 과대망상일까요?
사람은 이기적인 유전자일까요, 아닐까요?
저에게 답은 없습니다.
그냥 저의 역할은 아이들이 한쪽으로 그런가보다고 달려갈 때,
반대편으로 살짝 끌어오는 겁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대혼란에 빠지기도 하고, 서로 다투기도 하고,
하물며 왜 답이 없는 거냐고 화도 냅니다.
그러니 너무 즐겁습니다.
삶의 정곡을 찌르는 거잖아요.
답이 없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답을 요구하는 세상을 사는 딜레마에 갇힌 우리로서는
이게 답일 수 있겠다는 것이죠.
여러분은 어디에 서 있나요?
늘 어떤 주제가 주어지면,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가상의 모눈종이 위에서 찾습니다.
누군가의 모눈종이는 촘촘하고 누군가는 엉성하기도 하죠.
모눈종이 밖으로 나가기도 합니다.
그 자리가 늘 같은 사람이 있을까요?
그리고 어떠한 자리가 정답이라는 보장이 있을까요?
그저 우리는 어느 자리에 서 있을 터이고
문제는 그 자리에서 내가 그 자리에 방점 하나를 찍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의 문제일 것입니다.
어딘가에 서 있음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곧 그 자리 옆으로 옮겨 디딜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 좌표에서 행동하기가 필요한 것이겠지요.
토론은 문제 해결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를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키워야 사고가 커지죠.
그래서 문제를 마구 키워가려고 노력합니다.
절대 하나의 사고로 아이들이 집단으로 몰려가지 않도록 늘 용을 씁니다.
그리고 정말 우리가 공동체로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이제 잠시 토론을 멈추고 토의를 하면 됩니다.
그리고 협상을 해야죠.
충분한 토론으로 사고가 커지고 나면
비겁한 결론에 도달할 확률이 적어질거라 생각합니다.
잠시 비켜가는 얘기지만, 꼰대냐 꼰대가 아니냐의 차이는
토론을 할 수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ㅎㅎㅎ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지금 과잉과 결핍의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토론하고 토의하고 협상해야 자기의 모눈종이를 촘촘하게
그리고 또 그 안에 의미있는 좌표를 하나씩 만들어 갈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끝없이 고민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