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는 것과 ‘살아간다’는 것의 사이에서
시간이라는 줄을 타고 주춤거리며 걸어가는 것이 바로
‘생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살아있고,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에게
‘생명’이라는 말은 언제나 준엄한 과제입니다.
거기서 ‘나만 잘 살기’와, ‘어어루져 제대로 살기’라는 두 가지 방식이 나오고
생명의 역사는 그 선택의 결과로 길이 생겨났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기적 방식이라고 무조건 나쁜 것도,
공존 모색이라고 해서 언제나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아주 적절한 예를 들어가며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이 책은
그래서 어느 한 부분 허술하게 넘길 수 없는
촘촘한 보물창고라고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읽으면서 특히 ‘엔트로피’에 대해서 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었고,
실체를 말하기 어려운 ‘정신’에 대한 것도 상당히 많은 이해를 했으며,
‘세포’의 형성이 얼마나 중요하고 위대한 사건이었는지,
그 엄청난 역사의 현장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읽을 때는
절로 가슴이 뛰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더욱 돋보이는 것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보완할 수 있는
새뮤얼 버틀러가 말하는
또 다른 측면에서의 진화적 사실에 대한 내용을 읽을 때는
학문 체계가 성장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즐거운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는데
식물보다 동물이 생명세계에 먼저 왔다는 것,
거기에는 세포에서 균류로, 그리고 그 균류의 진화가 동물로 이어지고
그 사이 식물들이 육상으로 올라올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고
그러면서 캄브리아기 진화의 대폭발이라고 하는 시기를 거쳐
오늘의 생명세계가 펼쳐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읽을 때보다 정리할 때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느꼈는데
단지 읽고 났을 때는 정리가 간단할 줄 알았던 것이
정리를 하다 보니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
시간도 많이 걸렸고, 양도 적지 않았는데
더운 여름 땀을 쏟으며 작업한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그런 ‘참 좋은’, 아니 그것을 넘어
‘위대한 책’,
그래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이라는 말까지 덧붙이고
정리한 것을 소개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