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주간의 훈련 그리고 무모한 도전

[아롱샘]

무모한 하프코스 도전기

새해를 시작하면서 아내와 큰아들놈에게 올해에 우리가 이루어야 할 목표를 설정했다.(작은놈은 아직 나이가 어려서 제외함)

마라톤 10Km 2회 완주, 하프코스 1회 완주... 단, 기록에는 연연하지 않고 종료시간까지만 들어 올 수 있도록.(큰놈은 10Km 1회만 완주 목표)

첫 관문은 창원 야철마라톤.

훈련 중 큰 아들놈의 고열등으로 고생을 하였지만 세식구가 안전하게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첫번째 도전은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슴속에 새기기에 충분했다.

3번의 목표가운데 2번째 부곡온천마라톤 10Km.

타 마라톤 대회등의 코스에 비해 거의 평지수준의 코스... 노란 논두렁 옆을 달리는 이곳 코스는 프로선수들이 기록을 내기위해 많이들 출전한다고 함.

일주일간의 집중훈련... 집 앞에 있는 주구운동장 그리고 남산공원의 굴곡코스에서 주로연습.

대회전날 12시간 금연. 40분대 진입을 목표로 하는 기록에 연연하다가 왼쪽 무릎부상.

대회결과 54분으로 통과. 비도 부슬~~ 부슬~~ 내리고 습한관계로 땀을 엄청 흘렸음. 다행이 온천욕을 할 수 있는 입장권이 하나씩 동봉되어 있어서 경기 후 뭉쳐진 다리를 푸는데는 제격이었음.

대망에 경남마라톤 하프코스. 대회전날 12시간 금연.

이른 아침 6시 30분 기상. 샌드위치 등으로 간단한 아침식사. 최소 경기시작 2시간 전에는 식사를 끝내야함.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시간이 있으므로...???

집사람 왈.

"자기 그 무릎으로 뛸 수 있나? 그냥 걸을때도 절고 다니는데..."

"걱정마라. 네발로 기어서라도 들어 올테니까!!!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시라도 베야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몸의 커디션은 최악이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도 무릎의 상태가 뛸 수 없는 상태임을 누구보다도 내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정신력으로 한번 버텨보자. 마지막까지 한번 뛰어보고 안되면 기권하지 뭐>>

경기장 도착 후 스포츠 테이핑을 하는 곳으로 가서 앉았다.

"왼쪽 무릎에 테이핑 쫌 해 주세요."

경기학과 학생은 조금 미심쩍은 듯 지도교수를 불렀고

"선생님 번호표를 보니까 하프 뛰시는 것 같은데 이 다리로는 하프 뛰시면 안됩니다. 테이핑은 파스역할 을 하는것이 아니고 잡아주는 역할밖에 안됩니다."

"네. 교수님 천천히 뛰다가 무리가 오면 당장 중지하고 기권하겠습니다. 왼쪽 무릎만 조금 감아주세요"

준비운동을 마치고 9시 30분 하프코스 출발.

집사람 왈

"템포 최대한 줄이고 천천히 같이 뛰자. 힘들면 말하고... 참가만 하는것도 어딘데...???"

"억수로 아프면 포기하겠지만 왠 만하면 포기 안한다. 테이핑도 잇빠이 했고 아대도 했으니까 속력은 못내지만 뛰는데는 이상 없을끼다. 자~~ 가자 파이팅~~!!!"

충혼탑의 급경사를 넘어 두산중공업쪽으로 달려 세운철강 반환점 10Km가 넘는 지점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반환점을 돌면서 성적은 거의 꼴찌그룹. 3시간의 제한시간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속력을 내야했다.

14Km를 통과 하면서

"자기는 먼저 들어가라. 나는 페이스 조절하면서 천천히 들어갈께."

15Km를 통과하면서 한계가 왔다. 아~~!!! 진짜 더이상은 못 뛰겠다. 뛰다 걷다 뛰다 걷다를 반복 간신히 마지막 식수대인 17Km 근처에 왔을 때 세광병원 구급차가 옆으로 다가왔다.

"선생님~~!!! 힘드시면 지나가는 구급차나 경찰차량 타고 복귀하세요. 다리를 많이 절뚝 거리시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물을 조금 드시든지 아니면 파스 좀 뿌려드릴까요."

"괜찮습니다. 아직 견딜만 합니다. 걸어서라도 꼭 완주 할 껍니다. 감사합니다."

"완주 기원드려요. 파이팅~~!!!"

17Km 마지막 식수대를 통과하여 곡선주로를 통과하는 순간 아침에 넘어왔던 충혼탑 언덕이 보였다.

<<가야한다. 가야한다. 이제 다왔다. 정신을 가다듬고 꼭 가야한다.>> 마음속으로 계속 되내이면서 다리를 내 저었다. 몸과 마음은 따로... 다리도 이제 제 기능을 상실한 듯 골반으로 달리는 느낌이...???

결승점 도착.

트랙을 바라보는 순간 전광판 3개 전부 OFF...헉~~!!! 제한시간 3시간 넘겼나보다...???

"하프선배님 저쪽 트랙안쪽으로 뛰어 들어 가십시요."

트랙을 도는 순간 트랙우측 하단에 2시간 20 몇 분이라는 전광판이 보였다.

<<으악~~!!! 해냈다. 해냈어. 제한시간 안에 완주 했어.>>

둘 다 초죽음이 되었건만 해냈다는 기쁨만큼은 무엇으로도 견줄 수 없는 행복인 것 같다. 이로서 약간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년초에 가족회의에서 설정했던 목표를 다 이룰 수 있었다.

이상 저질체력으로 도전했던 아롱샘의 무모한 마라톤 도전기 였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되어 다음 목표점인 또 하나의 기술사 시험을 응시할 예정입니다. 무식함을 무기로 오늘도 열정속으로 스며 듭니다. 아울러 6Km에 처음으로 도전하여 완주의 기쁨을 맛보신 초보 달리미 조좌룡님의 완주를 축하 드립니다. 종종 달리미의 축제에서 만나 뵙기를 기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기술인]

고생하셨습니다.
맥주한잔씩 하면서 하세요

[신재우]

존경합니다 두마리 토끼를 다잡았네요

[신재우]

아....그리고 자격증시험 감독관은 어떻게 해서 되나요??

[카팔]

의지와 열정 대단하십니다~ 몸이 더 건강해지신거 같습니다 ^^

[떡쇠]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음주가무도 열심히 하시네요

[아롱 다롱]

욕 봐니더~~

[라이언킹]

대단하십니다~!

[매실마을]

배가 마이들어갔습니데이..ㅋ
그래도 아직 들어가야할께 더만습니더..ㅎ

[내사랑수민]

대단하십니다. 근데 너무 무리하셨어요, 무릎한번 나가면 안돌아 오잖아요!

[조좌룡]

아구 싹신이 쑤시네요

[lotteman]

의지가 대단하시네요 ~ 아드님에게 보여줄수 있는 산 교육도 될것 같습니다.

[진해돌맹이]

대단하세요..!!

[비트만스테텐]

멋지십니다.
두다리 멀쩡한 저도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것을..
괜시리 부끄러워 지네요

[jsk50]

쉬운 도전이 아니었을텐데 열정에 박수 보냅니다^^

[김태현]

열정에 박수를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