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농암 쌍용계곡 도장산 산행
2019. 7. 7(일)
고향 문경 쌍용계곡 도장산 가는 날,
일찌감치 만차가 되어 자리까지 양보하고서
하루전에 승용차로 먼저 떠난 향우님도 여럿 있습니다.
그래요, 고향이 당기는 건 어쩔수 없나봅니다.
45 향우님들을 태운 버스는 07:30 동래를 출발해서
09:20 삼국유사군의휴게소
휴게소 안 주물난로 위에 올려진
네모난 도시락이 그때 그 시절,
우리들을 소환합니다.
10:50 농암쌍용계곡
골이 깊고 물이 맑아 청룡 · 황룡이 놀다간 곳이라
전하는 쌍룡계곡을 용추교로 건넙니다.
용추교 건너 오름길 옆 계곡은 바닥을 드러내고...
물 좋다는 이곳도 마른장마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10:55 마당바위
마른장마에 햇살까지 뜨거운데
바위 위에서 저 무들은 어찌 견딜까요?
11:10 도장산과 심원사 갈림길,
왼쪽으로 길을 잡습니다.
모두들 무리하면 안되니까
도장산 올랐다가 심원사로 내려오는
가장 짧은 코스를 택합니다.
계속되는 울퉁불퉁 오름길,
바람기도 없어 후텁지근하고 힘이 듭니다.
얼마나 올랐을까?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고맙게도 바람이 선들 거립니다.
그것도 잠시, 길은 다시 험해지고...
참 거시기(?) 같다고 해야할까요?
지 멋대로 생긴 바윗길을 내려가고 올라가고...
그러다 잠시 비켜 서니 소나무 한 그루,
액자를 자청합니다.
그럼 넣어야지요, 이렇게!
ㅎ ㅎ ㅎ
푸르름 짙어 가는 숲 오름길에
산님들 길게 줄지어 섰습니다.
조금은 지리한 오름길 끝에 만나는 706 안부,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올라
12:50 전망바위
구름은 그림자 드리우고 산 아래 계곡,
드문 지붕이 내려다 보입니다.
저 아래 보이는 지붕이 ㅇㅇ님이 태어난 곳인데
여기까지는 오늘이 처음 이랍니다.
ㅇㅇ님, 참 의미있는 날이죠?
다시 조금 내려가서 올라 795봉,
역시 몇몇 산님은 점심 중이고
몇몇 산님은 도장산에 도착해있다고...
"그래, 얼른 도장 찍고 점심 먹자! "
도장 찍으려 또 한 봉우리 오릅니다.
13:55 도장산(827.9m)
경북 문경시와 상주시의 경계에 있는 도장산은
속리산과 청화산 사이에 길게 솟아
쌍용계곡과 심원폭포, 고찰 심원사를 품고 있는데
《택리지》는 '청화산과 속리산 사이에 경치 좋고
사람 살기 그만인 복지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답니다.
도장산 정상 나무 그늘에서 점심을 해결하고서
기다렸다가 뒤따라 올라오는 산님들과
도장(?)을 찍고 다시 795봉,
795봉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는
조금은 가파른 능선 길,
소나무 가지 아래로 멀리
장쾌한 속리산 능선이 달리고 있습니다.
길은 굵은 모래에 미끄럽습니다.
조심조심 함께 걸어 조금은 안심이...
그런데 어이쿠 ~~
앞서 내려가는 산님이 그만 엉덩방아를!
모두들 괞찮나고 하니 지금은 모르겠고
집에 가서 엉덩이를 확인해 봐야겠다고...
ㅎ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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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길은 조금 편해졌습니다.
ㅇㅇ님, 고향길 간다고 새벽 같이 나오는데
신랑은 잠만 자고 모른 체 한다면서
이 참에 신랑을 바꿔야 할지 고민 중이라 하니
이구동성으로 그래도 묵은 신랑이
좋을 거라고 야단입니다. 역시 세상을 좀 아는...
멋진 소나무 가지는 산 아래 계곡 심원사를 가리키고
힘들게 올라왔던 능선길은
하늘이 높아졌습니다.
15:00 심원사 (深源寺)
개울 건너 심원사로 들어가니 잘 생긴 개 한마리,
꼬리 흔들며 달려 나오고
스님은 툇마루에 얼음물에 컵까지 갖춰 놓고서...
심원사는 658년(태종무열왕 5)에 원효(元曉)가 창건하였으며,
창건 당시에는 도장암(道藏庵)이라고 하였다.
절 부근 쌍룡계곡의 용소(龍沼)에는 원효와 더불어 윤필거사(潤弼居士)가
이곳에 머물며 용왕의 아들을 가르쳤다는 전설이 전한다.
그 뒤 890년(진성여왕 4)에 대운조사(大雲祖師)가 불일대(佛日臺)를 신축하였다.
1592년(선조 25)에 임진왜란으로 전소되었으나
1605년에 조정으로부터 부근의 10리 땅을 절의 땅으로 하사받았고,
사명대사(四溟大師)의 명을 받은 연일(然一)이 중창하였다.
1729년(영조 5)에는 낙빈(樂貧)이 중창하여
임진왜란 이전의 사세(寺勢)를 유지하였으며,
1775년에 남악(南嶽)이 중건하였다.
1922년에는 주지 해응(海應)이 산신각을 신축하였고,
그 뒤 이름 있는 사찰로서 명맥을 이어오다가 1958년에 대화재로 전소되었다.
현존하는 당우(堂宇)로는 1964년의 중창 때
건립한 법당과 요사채 만이 남아 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
숲으로 둘러 쌓여 아늑한 분위기에
우뚝 선 소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옵니다.
저 소나무는 이 절의 역사를 지켜 봐 왔겠지요,
불이 라도 날 때면 함께 아파하고...
15:10 절집 나오는 길에 양철 지붕
일주문(?)이 배웅합니다.
아담하고 소박한 절집, 마음 편해져 나옵니다.
길옆에 걸린 연등의 마무리(?) 배웅에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15:20 심원폭포
오른쪽으로 계곡 비탈길 내려와 발을,
폭포는 소리를 잃고 물은 미지근합니다.
여기도 가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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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 먼저 내려온 향우님들과
용추교 아래 · 위에서 손 흔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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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0 용추교에서 버스로 문경 맛집
민지송어장으로...
16:40 민지송어장
고운 송어회에 시원한 소주 한잔씩
"카! 바로 이 맛이야!"
땀 흘려 부지런히 산길 오르고 내려와
함께하는 즐거움 누립니다.
18:00 부산으로...
여러분의 오늘 도장산의 하루는 어떠했나요?
깨어진 각돌이 산길에 구르고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조금은 어려운 산...
도장(道藏)은 도를 숨겨 놓다, 감춰 놓다,
비밀리에 전한다는 뜻일 텐데
도장산은 우리에게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우직하게 세상을 살라는 가르침을
숨기고 있지 않을까요?
그게 아니고요,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이렇게 하루 땀 흘려 함께 오르고
달콤 송어회에 시원한 소주 한잔이면
더 바랄 게 없는 거 아닌가요?
여러분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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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2019. 7. 8
갈바람이 올립니다.
첫댓글 하루가 행복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멋진 대장님이 늘 함께 해주셔서 든든하고 참 좋습니다.
행복 가득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꾸벅~~
고생많았습니다 즐거운하루가 되었습니다 수고하세요
많은 성원과 지원에 우리 산악회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멋진 고향 농암 산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역시 재부문경산악회...넘넘 므찌십니다.
가은 민지 송어장 가셧군요...송어회만 있으면 쇠주가 몇빙...ㅎㅎ
담엔 꼭 따라가야지...
함께 했으면 더 즐거웠을텐데 아쉽네요~~
늘 건강하시길요~~^^
@김영한(점촌) 총무행님 담에는 꼭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