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울지 마요, 죽은 사람이 살아온 것도 아닌데 뭐.”
“그래! 우리 정옥이 아버지 얼굴도 잊어 먹었겠구나. 미안하다.
앞으로는 자주 올 테니
그만 이리 좀 와 봐라 안아보게,
어유! 정옥이가 처녀가 다 되었어,
곧 시집보내도 되겠네. 몇 년 사이에 정말 아름답게 컸구나.”
“엄마? 아직도 우는 거야?
울지 마요. 좋은 날인데 왜 울어! 웃어야 되는 거지.
하하하 참 나 에이! 엄마 울지 좀 마요.”
“정길아, 정옥이 데리고 밖에 나가있다 오너라!
엄마하고 밀린 얘기 좀 해야 하니까
엄마 대신에 시장에 가서 장 좀 둘이서 봐 오고,
정필이도 찾아서 데리고 들어와라
한 두 시간 지난 후에 같이 집에 돌아오도록 해라.”
‘엄마가 화가 빨리 풀려야 되는데,
아마 분해서 우는 것 같아, 이 녀석은 어디 간 거야?
어쨌든 이제부터는 이전의 고생 같은 것은 안 해도 되겠지.
이제부터 나도슬슬
강의록이라도 시작해서 고등학교 졸업장 정도는 만들어야 될 텐데,
아휴! 그럼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이잖아.’
“오빠 그렇게 신사복 옷을 입으니까 완전히 어른 같아.
근사한데! 우리 오빠 같지 않아,
지금 장가가도 될 것 같아, 하하하 진짜야.”
“야! 말 같은 소리를 해라, 허긴 세 살이나 속여서 취직도 했으니까, 하하하하
어찌 되었든 내가 어른은 맞아! 어른이 된 거지.”
“속여서 취직한 거야?
아니 큰 회사라면서 어떻게 속여?
덩치만 컸지 오빠는 아직 18세 소년인데, 회사 사람들이 눈이 잘못되었나?”
“다 수가 있는 거라니까, 너 미용 학원은 잘 다니고 있지?
네 맘에 맞기는 하고?
학교는 내년부터 다시 다닐 거야? 시집 잘 가려면 학교는 졸업해야 해.
학력이 없으면 얕보여,
나중에 시집가서도 남편에게 대접 못 받을 수 있어.”
“입학만 하고 안 다녔는데, 다닐 수 있을까?
일 년 꿇어서 친구들한테 언니라고 해야 되는데 창피해, 관둘까봐?
하긴 중졸이라고 하면 무식하다고 하겠지?
미용사가 되어도 학력이 있어야 되기는 되는데,
좋아! 죽었다 하고 다녀보지 뭐.”
“다녀라, 너나 나나 우리 집 애들은 다 조숙해서,
학년이 늦어도 깔보는 애들은 아마 없을 거야.
네 성질 머리에 참지도 않겠지만, 학교 다니면서 다 잡아버리면 되잖아?
야! 네 친구들 중에도 너 보다 두 살, 세 살 더 먹은 애들이 몇 명이나 되잖아?
걔들이나 네 친구들이 너를 무서워한다며?
걔들을 다 부하로 만들어 버려.
그렇다고
여자 깡패가 되라는 뜻은 아니고 무슨 뜻으로 말하는 것인지 알겠지?”
“정말 그럼 되겠구나.
계집애들이 한 학년 위라고 까불면
그년들 머리채를 그냥 확 뽑아 버려야지 하하하.”
“정옥아 쟤 정필이 아니니? 왜 저렇게 힘이 없어?
이틀 동안 밥 못 먹은 놈 걷는것 같잖아. 쟤 좀 불러 봐라.”
“야, 정필아! 정필아 얘! 여기야 어디를 보는 거야?
이리 와, 빨리 뛰어와 봐
지금 막 오빠하고 아버지 오셨어.”
“형! 형 진짜 형이야? 아닌 거 같아. 우리 형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것 같은데,
얼굴도 틀려 보이고, 아냐 맞기는 맞는데~
얼핏 누나는 알아봤지만 정말 형은 아닌
줄 알았어.
그래서 누나가 아는 사람인가 보다 하고 지나치려 했는데,
우리 형이 일 년 사이에 어른이 되었네
형이 신사복을 입어서 생각도 못했네.”
“얌마! 일 년 동안에 변해야 얼마나 변했다고 그러니?
시장 가자, 내가 너희들 옷도 사주고 신발하고,
뭐 다른 것 필요한 것도 사줄게,
그 전에 너희에게 줄 것이 있다
자, 이것은 정옥이 것, 요건 정필이 네 꺼다,
내가 그간에 받은 월급을 이를 악물고
한 푼도 안 쓰고 모았다가 주는 거니까 아껴서 잘 써라.”
“와, 이렇게 큰돈은 처음 만져 보네, 누나도 그렇지!
내가 이제 부자 됐네. 형 고마워!
진짜 꿈이 아니겠지?
이걸 언제 다 쓰지?
이제 학교 가서 애들한테 멋있게 한턱 내야지
늘 얻어먹기만 했었어,
앞으로는 학교에서 어깨에 힘주고 다녀도 되겠다.”
“오빠! 정말 고마워. 오빠 쓸 돈도 없을 텐데,
내가 미장원 할 때 돈 벌어서 다 갚아 줄게, 너무 고마워, 잘 쓸게.”
얼마 안 되는 월급일지언정 쓰지 않고 모았다가,
동생들에게 처음으로 용돈을 주면서
정길은 보람과 책임을 느꼈다.
앞으로 어머니와 동생들을 다시는
고생시키지 아니 하리라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한다,
오늘따라 하늘이 더 청명한 것 같고 세상에
부러울 것 없는 기분이다.
전에는 부러워 보이던 큰 상점이나 큰 집들,
잘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별 것 아니게 느껴진다.
얼마 후면 저런 이들보다 더 잘 살수있고,
친구들 누구보다도 더 훌륭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차오른다.
‘왜 이러지, 코끝이 찡하는 게 눈물이 날려고 하네.
큼 큼! 에이! 쓰는 길에 얘들 옷을 좋은 것으로 사 줘야지,
아버지가 준 돈도 있으니 내 돈 좀 더 보태서, 시장 볼 돈은 충분하겠지.
내가 삼척 가서 쓸 돈이 너무 없는 것 아니야?
하기는 지연이 누나가 항시 돈을 다 쓰니까 나야 쓸 일도 없긴 하지만,
아니야 집 없는 설움을 벗으려면 모으기는 해야 되겠지?
그런데 이제 그 누나하고 결혼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난 그럴 생각은 없는데,
남자 여자가 그것을 하면, 무조건 결혼해야 하는 것 아닌가?
헤헤헤 요녀석이 또 커지기 시작하네!
그걸 해서 정말 어른이 된 건가?
내 모습도 어른스럽게 변하는가 보지?
정필이가 동생인데도 형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건,
내가 어른은 어른으로 보이는가 봐?
그런데 그 때 왜 그렇게 됐었지? 내가 별안간 어른이 된 것이!
그러니까 그 날이
그래! 아버지 생일 날 아버지한테
술잔을 받아 마시고는 아무렇지 않다고 하니까,
아버지가 처음 마시는 술은 석 잔을 마셔야 한다고 해서,
주시는 대로 받아 마시고는 밖으로 나오다가 깜박 정신을 잃었고,
쓰러지려는 나를 어른들이
아버지 생일잔치 상을 차린 4H 회관에서 제일 가까운 근방의
지연이 누나집에, 누나의 방에 누여졌고,
세상모르고 골아 떨어졌다가 새벽이 다 되어 가는 시간에,
목이 말라서 눈을 떠보니 언젠가 한 번 맡아봤던
좋은 냄새가 가득한 누나의 방이었고,
머리맡에 있는 주전자의 물을 거의 다 마시고 방을 둘러보니,
지연누나는 저 편에서 자고 있는데,
다리 한 짝이 이불 위에 걸쳐져 있었고,
등 쪽이 걷어 올려져 있었고, 잠옷이 약간 내려가서 팬티가 살짝 보였어,
너무도 아찔한 모습 이였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 했지, 가슴이 뚝딱거리고,
울렁거리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리는것 같았어,
옥분이 누나와 같이 자던 때에 누나의 젖을 만지던 생각이 나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가만히 누나의 등에 다가가서 젖을 만지기까지,
별 생각, 별 이상한짓을 다 했지.
팔 에서부터 어깨,
그리고 브라를 안 한 가슴에까지 살금 살금 손을
꼼지락 거리며 가슴 쪽으로 가다가
지연이 누나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시치미를 떼고
잠결인척 하며 코를 고는 척하다가,
다시 시작하여 브라 속으로 손을 넣어
지연이누나의 가슴의 젖 을 살며시 손 안에 넣을 때까지,
몇 시간이나 걸린 것 같은 시간이 지나고,
말랑 말랑한 지연이 누나의 젖을 붕 뜬 기분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누나가 별안간 확 뒤로 돌아 누우면서 내 입에 뽀뽀를 했었어,
그러다가 갑자기
내 입 안으로 누나의 혀가 들어와서 깜짝 놀랐지,
그 다음에는 무엇이 어떻게 되었었지?
자! 기억 해 보자,
둘이 서로 허둥대면서 껴안았다가 뽀뽀하다가,
그곳이 너무 쓸려서 아프다고 하니까 누나가 바지를 벗겨주었고,
누나의 예쁜 가슴을 만지다가,
손이 배를 지나서 내려오다 보니 엉겁결에 누나의 그 곳을 만지게 되었고,
너무도 우거진 숲이라 깜짝 놀라기도 하고
(허긴 생전 처음 만져 봤으니)
징그러운 생각에 손을 뺀 기억은 나는데,
그 후에 어떻게 내가 누나의 배 위에 올라가 있었고,
나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소리를 지껄이며 무어라고 소리를 지른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내 그것이 누나의
살 속에 들어가 있는지 깨닫는 순간에,
옥분이 누나가 비명을 지르며 아파했고
옥분이 누나가 손으로 만져주던 것보다 몇 배 인지 모를 아찔하고,
머 리 속에 번개가 치는것 같았어,
발끝까지 쾌감 같은 무언가를 느끼면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려는 걸 누나가 입을 막아서,
누나의 손을 물었고, 그 바람에 누나의 손이 상처를 입었었지,
아이고! 아파라,
이게 너무 커져 손으로 잡고 있어야지 안 되겠네.’
“오빠 나 이 치마하고 부라우스 사 줄래,
우리에게 돈 주고 오빠 쓸 돈 있어?
있다면 바지 이거하고, 저것도 원피스는 요거하고 이것, 하하하 너무 많은가?”
“그래! 아직 내가 쓸 돈은 남겨 두었으니 걱정 말고 골라라
정필이도 이 쪽 가게에서 네 마음에 드는 것으로 주저하지 말고 몇 가지 고르고.”
“형 나는 바지 두 개하고, 윗도리 두 개면 돼,
고마워! 용돈에, 옷에 형 최고야.”
어머니 정자의 얼굴이 화색이 돌고,
주름이 펴진 거 같이 보이는 것은, 정길이의 생각만은 아닌 것 같다.
그 녀는 남편을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상태에서
금의환향 한 것 같은 남편의 모습에 생기가 돌고,
또 몇 년 만에 남편과 못다 한 회포를 풀어,
신혼 때 같은 설렘과 마음의 안정을 얻고,
새로운 미래의 소망에 의욕이 솟아나고
행복감이 차오르는 것을 뿌듯이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영등포의 학고방 시절
부부가 의좋던 때와 같은 평안과,
더 충만한 행복감으로 정길의 가족을 포근히 감싼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
그들 모두의 마음에 가득했다.
매일이 이러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어머니 정자와 정길에게 밀려든다.
몇 안 되는 정길의 친구들은 학교에 다니기에 만날 수가 없었다.
추석날이나 주일날이 되어야 만날 수 있겠지만,
그 전에 아버지의 일과, 또 정길의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일로 인해,
추석 날 아침에 식구들끼리 식사를 끝내고는 바로 삼척으로 출발했다.
아쉬워하는 아내 정자와 두 남매를 한 번씩 안아주고 다음을 기약하는 진혁과
식구들을 바라보는 정길의 마음이 웬 지 착잡하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냥 공장에 다니시지 왜 회사를 부득불 다시 시작하려고 하시지?
무슨 이유가 있나?
괜히 사서 고생하시려는 건 아닌지, 까닭을 모르겠네.
서울에서도, 송탄에서도, 실패해서 빚 갚느라 그렇게 고생했으면서 말이지
첫댓글 오늘도 즐독하였습니다 ~~~ 감사합니다 !!
읽을만 하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