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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동북지방 이와테현(岩手縣) 출신의 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로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창작 시기는 1922~23년경으로 추정되지만, 10여 년에 걸쳐 4단계의 수정 과정을 거쳤다. 그 이후에도 퇴고가 계속되었으며, 작가인 겐지의 사망으로 인해 미완성 원고(未定稿)로 남겨졌다. 제1차~제3차 원고와 제4차 원고 사이에는 몇 가지 차이가 있다.
학교 수업이나 인쇄소 장면, 친구인 캄파넬라가 강에서 행방불명이 된 이야기, 캄파넬라의 아버지인 박사의 등장 등은 최종형 원고에서 추가된 것이다. 또 백과사전 브리태니커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알려진 브르카니로 박사의 역할이 축소되었다. 최초의 원고에서는 박사의 목소리라고 추측되는 첼로와 같은 목소리에 이끌려 죠반니가 결의를 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수정 과정을 거치면서 첼로와 같은 목소리는 삭제되고 여행 중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죠반니가 자발적으로 결의를 하게 되는 형태로 변경되었다.
「은하철도의 밤」은 ‘현실-꿈(환상)-현실’의 구조로 이루어진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은 언제나 함께 있으며 진정한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보여주고 있다. 꿈속의 죠반니와 캄파넬라의 은하철도 여행은 은하를 따라 북십자에서 시작하여 남십자에서 끝나는 이차원(異次元)의 여행이다. 작품 속에서 남십자는 석탄자루-하늘구멍을 갖고 있다. 실제로 남십자 근처는 남반구에서 은하수가 가장 빛나는 곳으로, 남십자 은하수의 특징은 남동쪽에 커다란 암흑성운이 은하수 한가운데 있다는 점이다. 석탄자루라고 불리는 이것이 암흑성운이라고 알려지게 된 것은 최근으로, 이전에는 천문학 전문서적에서도 하늘구멍이라고 불리었다. 겐지는 작품 속에서 이 석탄자루를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통로로써 설정하고 있다.
겐지 연구가이자 이 작품의 한국어 번역자인 심종숙은 ‘환상’을 겐지 동화의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보고, “겐지 문학에서 환상이 차지하는 위치가 단순한 공상적 요소가 아니라 현실의 반영 내지는 그 연장선상에 있어서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 또한 타계(他界)에 대한 지각으로써 시·공간적으로 삼차 세계를 넘어 겐지가 말하는 사차원의 세계로 가는 통로”의 구실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하의 ‘작품요약’은 1980년 치쿠마서점(筑摩書房)에서 간행된 『신수 미야자와 겐지 전집(新修宮沢賢治全集)』을 참조하였다. 이 전집에 실린 『은하철도의 밤』의 특징은 끝부분에 등장하는 부르카니로 박사와 죠반니의 대화 장면 등 이전에 간행된 전집에서 누락된 부분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은하철도의 밤』은 1978∼1981년 TV시리즈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은하철도999」에 영향을 주었으며, 만화(1995) 및 극장용 애
니메이션(1985/毎日映画コンクール·大藤信郎賞 受賞), 영화(2006),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도 만들어졌다.
죠반니(ジョバンニ) : 고독하고 공상을 즐기는 소년. 집이 가난하고 어머니가 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새벽에는 신문배달, 학교가 끝난 뒤에는 인쇄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캄파넬라(カムパネルラ) : 죠반니의 동급생이자 친구. 아버지끼리도 친구였다. 유복하고 우등생. 죠반니와 함께 은하철도를 타고 여행한다. 강에 빠진 동급생 자네리를 구하고 행방불명된다.
자네리(ザネリ) : 같은 반 친구. 아이들을 선동하여 죠반니를 놀린다. 강에 빠지지만, 캄파넬라가 구해준다.
가오루·다다시·청년 : 12세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 가오루와 6세 정도의 남동생 다다시, 가정교사인 청년. 이들이 타고 있던 배가 빙산에 부딪쳐서 가라앉고 있을 때, 은하철도로 이동해온다. 남십자에서 하늘나라로 간다.
부르카니로(ブルカニロ) 박사 : 죠반니가 꿈에서 은하철도 여행을 하도록 실험한 박사.
박사 : 캄파넬라의 아버지.
‘은하’에 대한 수업시간, 선생님께 은하에 대한 질문을 받은 죠반니는 답을 알면서도 대답을 하지 못한다. 다음으로 지명된 캄파넬라도 죠반니를 배려하여 대답하지 않는다. 수업이 끝난 후, 죠반니는 인쇄소에서 활자를 줍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받은 은화로 빵과 각설탕을 사서 집으로 뛰어간다. 집에 돌아오니, 우유가 아직 배달되지 않았다. 죠반니는 편찮으신 어머니와, 고기를 잡으러 가서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 그리고 캄파넬라에 대해 이야기를 한 후, 우유를 가지러 가는 길에 은하 축제를 보고 오겠다고 말하고 나간다.
우유가게에는 나이든 여자 밖에 없어서 우유를 받지 못한다. 돌아가는 길에 만난 같은 반 아이들은 죠반니에게 “해달 윗도리!”라고 소리친다. 죠반니의 아빠는 해달 털로 만든 윗도리를 가져다준다고 하고 바다로 고기 잡으러 나갔다가 소식이 끊겼다. 그런데 마을에는 죠반니의 아빠가 사실은 나쁜 짓을 해서 감옥에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아이들은 그것 때문에 죠반니를 “해달 윗도리”라고 부르며 놀리는 것이었다. 함께 있던 캄파넬라는 가여운 듯이 살며시 웃으며 죠반니를 바라본다. 쓸쓸해진 죠반니는 언덕으로 뛰어간다.
언덕 꼭대기의 천기륜 기둥 아래에서 죠반니는 홀로 하늘의 별을 쳐다본다. 갑자기 “은하역”이라는 소리가 들리고, 눈앞이 환하게 밝아진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캄파넬라와 함께 은하철도를 타고 있다. 금빛 광배를 드리우고 고요히 서 있는 흰 십자가를 지나, 백조 정거장에서 20분 정차한다. 그동안 죠반니와 캄파넬라는 프리오싱 해안으로 가서, 호도 화석을 줍는다. 학자에게 화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지금의 소의 조상인 ‘보스’의 화석을 발굴하고 있는 현장을 본다. 죠반니와 캄파넬라는 옆자리에 탄 새를 잡아서 파는 장사꾼에게 기러기 고기를 받아서 먹는데, 과자 같다. 새가 아니라 과자이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자, 새잡이는 당황해 차에서 내려서는 강가에서 백로를 잡아 다시 기차로 돌아온다.
단숨에 기차 안으로 돌아온 새잡이를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든 죠반니는 어떻게 돌아왔는지 물어보지만, 그는 죠반니와 캄파넬라가 어디에서 왔는지, 되묻는다. 그런데 죠반니와 캄파넬라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에서 왔는지 떠오르지 않는다. 아루비레오 관측소 근처에서 검표가 있었고, 죠반니는 자신의 차표가 하늘나라에도 갈 수 있고 어디든지 마음대로 갈 수 있는 특별한 통행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독수리 정거장 주변에서 새잡이가 사라지고, 청년과 남매가 나타난다. 그들은 타고 있던 배가 빙산과 충돌하여 가라앉고, 정신을 차리니 여기에 와 있었다고 한다. 남매 중 여자아이인 가오루와는 긴 이야기를 나눈다. 전갈의 불을 바라보면서, 가오루는 아버지에게 들은 세상 모든 이의 행복을 위해 불이 되어 타올라 밤의 어둠을 비추게 된 전갈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준다.
남십자에서 청년과 남매는 하늘나라로 가기 위해 내릴 준비를 하고, 기차 안의 사람들은 기도하기 시작한다. 남십자에서 대부분의 승객들이 내리고, 남겨진 죠반니와 캄파넬라는 끝까지 같이 가자고 맹세한다. 그 직후, 나타난 하늘구멍인 석탄자루에서 캄파넬라는 들판이 아름다운 하늘나라와 자기 어머니를 보았다고 소리친 후, 사라져 버린다.
혼자 남겨져 울고 있는 죠반니 앞에 검은 모자를 쓴 야윈 얼굴의 어른이 나타난다. 그는 열심히 공부하고, 절대로 차표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해준다. 그 후 자신이 언덕 위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달은 죠반니 앞에 부르카니로 박사가 나타난다. 박사는 죠반니가 꿈속에서 한 은하철도 여행이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실험이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다시 차표와 금화 두개를 준다. 여행을 통해 잘 살아서 진정한 행복을 찾겠다고 결심한 죠반니는 언덕을 내려온다.
이 장면에서 죠반니는 잠에서 깬다. 목장에서 우유를 받아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우연히 만난 동급생으로부터 캄파넬라가 강에 빠진 자네리를 구한 뒤 행방불명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강가에서 만난 캄파넬라의 아버지인 박사는 이미 포기하고 있었다. 그는 죠반니의 아버지로부터 소식이 왔으며 오늘쯤 도착했을 거라
고 알려준다. 죠반니는 빨리 어머니에게 우유를 가지고 가서 아버지가 돌아오신다는 소식을 알리기 위해 마을 쪽으로 달려간다.
“캄파넬라, 우리 둘만 남았어. 끝까지 같이 가자. 나도 이젠 그 전갈처럼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내 몸 같은 건 백 번 불에 타도 괜찮아.”
“그래. 나도 그래.”
캄파넬라의 눈에는 투명한 눈물이 맺혀 있었습니다.
“행복은 도대체 뭘까?”
남십자에서 은하철도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 하늘나라로 가고, 둘만 남겨진 죠반니와 캄파넬라가 나누는 이야기.
작품읽기
[네이버 지식백과] 은하철도의 밤 [銀河鉄道の夜, ぎんがてつどうのよる]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일본문학, 2013.11, 인문과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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