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을 맞아, 주중에 있었던 여자배구 한 경기를 리뷰해 봅니다.
원래대로라면 지난 7일(수) GS칼텍스 경기를 pick 했겠지만, 앞선 보도들을 통해서 '유서연 대폭발 경기!'가 흥미를 끌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같은날 김천에서 있었던 도로공사 대 KGC인삼공사의 경기를 리플레이 해봤습니다.
■ 오늘의 경기 리뷰

지난 김천 직관 때 반가웠던 배유나 선수가 도로공사에서는 다시 선발. 이바나 대신 유서연, 이효희 대신 이원정 세터가 스타팅으로 나선 점도 눈에 띕니다. 반면 KGC인삼공사는 늘 한결같죠? Best 7입니다.
1세트. 1라운드에서 4승 1패 성적으로 깜짝1위(?)에 올랐던 KGC인삼공사는 평소 경기력이 아닌 듯 보였습니다. 이재은 & 한수지 콤비의 속공 호흡이 완전히 어긋났던 10대9 시점이 대표적인 장면. 주포 알레나 선수의 공격성공률은 20%대에 머물렀고, 리시브부터 토스, 마무리까지 다 조금씩 삐걱였던(=인삼답지 못했던) 그런 경기 초반이었습니다.
반대로 홈팀 도로공사에서는 정대영 & 배유나, 두 센터가 블로킹에 공격(득점)까지 가담하며 리드를 잡는데 성공했습니다. 세트 중반부엔 5점차까지 앞서나갔는데, 박정아 선수가 '또' 해결사로 나서며 인삼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는데 성공했습니다. 25대19.
2세트도 종료 직전까지는 도로공사의 흐름이었습니다.
오늘 경기, 눈여겨 보기로 마음먹고 봤던 유서연 선수의 득점이 군데군데 나왔던 세트. 9대8을 만들었던 하이볼 처리나, 알레나 선수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던 번개같은 스파이크(11대9 시점). 그리고 그에 앞서 8대7을 만들었던 득점(여기선 코트에 앉은 자세로 한 번 더 디그를 만들어냈던 배유나 선수도 있었지만)... 확실히 눈에 띄는 활약의 유서연 선수였습니다(오늘 22득점, 공격성공률 42%).
하지만 KGC인삼공사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팀은 아니죠? 유희옥 선수의 서브에이스로 19대18까지 따라붙었던 인삼공사는 세트 막판 3점차까지 벌어졌던 경기를 블로킹 2개로 다시 원위치 시켰습니다(21대21). 그리고 이어진 최은지 선수의 연속득점! 결국 유희옥 선수의 다이렉트 킬로 대역전에 성공한 KGC입니다.
앞선 세트의 흐름을 그대로 가져와 3세트도 가져간 KGC인삼공사. 반면 도로공사는 안그래도 기운 빠지는 올시즌 초반, 오늘도 패배와 함께 힘든 경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4세트.
4세트 초반, 최은지 선수를 노린 서브가 주요했던 도로공사이고, 반대로 세트 초반 전체적으로 리시브가 흔들린 인삼공사입니다. 7대4로 시작한 승부는 순식간에 12대5까지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세트 중반부터 KGC쪽에서 알레나 선수가 조금씩 공격비중을 높이며 추격을 시작했고, 이에 도로공사는 21대16 상황에서 이효희 카드를 꺼내 급한불을 껐습니다. 박정아 선수의 서브득점으로 25대19.
마지막 세트는 그에 앞선 세트의 막판 흐름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홈팀 도로공사가 한 발 앞서나가고, 인삼공사가 끈질기게 추격하는 형국입니다. 5세트, 중반에는 도로공사 유서연 선수가 다시 한 번 돋보였습니다. 여전히 지쳐보이지 않는 체력(아니면 그걸 뛰어넘는 정신력?)으로 높은 타점! 임팩트 있는 공격을 여러번 보여줬습니다. 6대5를 만들었던, 8대6을 만들었던 공격도 모두 다 완벽했습니다.
그리고 도로공사의 '원래 에이스' 박정아 선수. 앞선 세트와 세트 사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박정아 선수는 확실히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었습니다. 경기가 진행될 수록 상대 수비나 유효블로킹에 많이 걸리는 느낌. 그래도 꾸역꾸역 점수를 쌓아갔고, 연이은 백어택 시도는 '투혼'이었습니다.
승부가 결정되는 5세트에서는 그리고 블로킹이 확실히 분위기를 갈랐습니다. 긴 랠리 끝에 알레나 선수를 잡아낸 정대영의 1인 블로킹(7대5 시점), 박정아의 최은지 블로킹(11대8). 그리고 알레나 선수의 공격을 몸으로 막아낸 문정원 선수 행운의 득점(13대 10)으로 승부가 그렇게 결정되었습니다. 도로공사의 승리 쟁취! 힘겨운... 축하합니다.

■ 그 외 주요 Point!

먼저, 이 경기를 선택한 이유가 되었던 도로공사 유서연 선수(사진)!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경신(이전 7점)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으니 아주 칭찬합니다. 오늘 경기, 팀에서 두 번째로 많았던 22득점에 공격성공률은 42%를 기록했습니다.
p.s. 솔직히 중계를 보는 중에는 범실도 많고(5개), 상대 최은지 & 한수지 블로킹 벽에 걸리기도 많이 걸리는 느낌이었는데.. 결과는 좋았습니다. 팀으로서도 선수 개인으로서도요.
유서연 선수야 이미 수비력이야 어느 정도 검증되었다고 보고. 작은 키(174cm)... 오늘도 4세트 15대8상황에서 임명옥 리베로와 껴안은(임 선수보다 훨씬 더 작은) 유 선수를 보고 깜짝 놀랐었네요(참고로 임명옥 선수 175cm).
그래서 매번 한정된 역할만 주어졌었죠. 원포인트 서버 또는 후위 수비보강차원에서의 교체카드! 하지만 이런 배짱과 능력이라면 좀 더 과감해도 될 것 같습니다. 외국인선수 이바나가 없는 현재 팀 상황에서, 유서연 선수가 채선아(現 인삼공사)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참 좋을 겁니다. 그리고 위기라는 것은 과감하게, 때로는 파격적인 결단,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법입니다.
+ 리시브에 디그도 기본 이상은 해주는 선수라 어택 커버도 부문에서도 그렇고, 수비에서 임명옥 & 문정원 선수 부담도 덜어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도로공사 박정아 선수! 경기 후 다시 눈물의 인터뷰를 하는 모습(아래 링크주소 참고)이 참 애처로웠습니다. 주포 역할을 해줬어야할 외국인 선수 이바나(올시즌 5경기 41득점)가 손 부상으로 '전력 외'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팀 성적마저 좋지 못해 그 부담감이 컸었죠. 매경기 풀타임에 가까운 출전으로 체력적인 부담도 상당했을 겁니다. 그래도 오늘도 36득점(공격성공률 39.76%)! 승리를 축하하며, 고생 많았습니다. + 이효희 선수를 대신해 거의 경기 전체를 이끌다시피 한 이원정 세터도 짚고 칭찬 해줘야겠죠?
- https://sports.news.naver.com/volleyball/vod/index.nhn?category=wkovo&listType=total&date=&gameId=&teamCode=&playerId=&keyword=&id=489730&page=1
- https://sports.news.naver.com/volleyball/vod/index.nhn?category=wkovo&listType=total&date=&gameId=&teamCode=&playerId=&keyword=&id=490464&page=1
그리고 배유나 선수의 복귀도요. 특유의 이동공격과 속공, 노련함을 바탕으로 한 네트 플레이. 그리고 코트 안에서의 보이스리더 역할까지... 현재 도로공사에 확실히 필요한 부분이었고, 지난번과 이번 경기를 지켜봤을 때 확실히 든든했습니다. 하루 빨리 100% 컨디션만 회복하면 되겠네요.
반면 KGC인삼공사는 100% 정상적인 경기력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알레나 선수가 확실히 낯선 모습이었고요(17득점, 공격성공률 27.59%). 알레나 선수가 평소 모습(특히 공격쪽에서)만 같았어도 오늘 경기 쉽게 가져갈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결국 최은지 선수의 22득점 분전에도 풀세트 접전 끝 패한 인삼공사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도로공사 쪽에서는 결국 이바나 선수의 교체가 결정된 듯합니다. 이바나 선수가 약 5시간 전에 본인 인스타그램 SNS를 통해서 팬들에게 마지막 감사 인사(사진)를 남겼네요. 저로써도 지난 4일 직관 때 만난 이바나 모습이 그녀의 마지막이 되겠습니다.

도로공사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견인했고, 2012년 이후 5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확실히 임팩트 있는 모습을 남긴 이바나 네소비치 선수.
그녀의 노력, 항상 팬들에게 격없이 편하게 다가왔던 모습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부상이란 것이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닥칠 지 모르는 것이기에 더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고맙습니다. 이바나!
■ 오늘 경기, Photo~~

유서연 선수(좌,우)와 함께 도로공사팀의 3번째 승리, 축하합니다. 아울러 前 도로공사 소속 '이바나 선수' Good-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