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락 가는 길
紹香/곽송자
아껴 둔 명주 목도리 칭칭 감아
눈만 내어 삼십 리 외가 가는 길
맏이라고 아버지 손에 딸려 보낸
어머니 심경 헤아려 보니
할머니 모시고 어린 동생 때문이었으리
한 줌 되는 딸 아이 추워할까
볏단 한 줌 잡아 불 피워 발 녹여 주신 사랑
그 싸한 향 아직 코긑에 남아 있을진대
겨울 방학이면 외할아버지 제사임에
어머니도 얼굴 모르는 외할아버지 만나러 갔지
백일 안에 돌아가셨으니 알 리 없으셨지
장날 준비하신 자반 고등어 한 손
아끼는 손녀 딸 발라 입에 넣어 주시니
입성 별난 그 손녀 탈이나 따고 가슴 쓸어 주셨지
마을 입구 연못 왜 그리 무섭던지
귀신 나와 뒷머리 채 잡는 느낌에
눈을 감고 가려 해도 빠질까 겁났었지
늘 달려 가고 픈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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