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 거리] 1. 이 시에서 '봄 여름 가을 없이'라고 하지 않고, '갈 봄 여름 없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설명하시오. → 첫째로 운율적 효과를 고려한 때문이다. '봄 여름 가을 없이'보다는 '갈 봄 여름없이'가 운율적으로 매끄럽고 리드미컬하다. 둘째로, '낯설게 하기' 효과를 노렸다. 자연적인 계절 순환의 질서를 바꿈으로써 독자의 호기심과 관심을 유발하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2. 이 시의 제2연에서 '산에 산에 / 피는 꽃은'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山에 / 山에 / 피는 꽃은'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설명하시오. → 첫째로, 산을 '山'으로 표기한 이유는 '山'이 지문에서 툭 튀어나와 독자의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해서이다. 즉 산이 가지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산'과 '山'이 가지는 사전적인 의미는 같지만, 독자가 이 양자에 대하여 느끼는 감정(feeling)은 다르다. 시인은 이 점을 노린 것 같다. 이러한 기법을 러시아 형식주의 비평에서는 전경화(前景化)라 한다. 둘째로, '山에 山에'라고 연달아 쓰지 않고, '山에 / 山에'라고 행을 바꾸어 활자를 배열한 이유는, 사방에 있느 ㄴ산, 즉 '이쪽 산에도 저쪽 산에도'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기법은 1910년대 프랑스에서 있었던 형태주의 시의 기법과 일맥 상통한다. 3. 제1연과 제4연이 가지는 내포적인 의미에 대해서 설명하시오. → 꽃은 봄에만 피는 것이 아니라, 여름에도 가을에도 핀다. 또 꽃은 가을에만 지는 것이 아니라, 봄에도 여름에도 진다. 사계절 모두 꽃은 피고 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첫연과 끝연은 대자연의 섭리를 표현한 것이면서 동시에 만물의 끊임없는 변화를 말하는 것으로 일종의 무상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 4.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이 신(神)을 상징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런 경우에 이 시가 함축하는 의미에 대해 설명하시오. → 이것은 김동리의 해석이다. 시인은 완전한 님을 찾기 위해 방황한다. 그것은 품에 안겨 영혼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구원의 연인일 수도 있고, 기대어 믿고 따를 수 있는 위대한 인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고, 마침내 기진맥진하고 만다. 바로 그 순간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을 발견한 시인은, 그것이 바로 자신이 희구해 마지 않던 님이라 직감하고, 거기에 안기는 기쁨을 맛본다. 이때 시인이 발견한님은 어느 특수한 님이 아닌 보편적인 님, 즉 신이며, 꽃 · 자연 · 청산은 신의 상징이 된다. 그리고 '저만치'라는 거리는 신을 똑바로 보고 귀의할 수 있는 가장 알맞은 거리, 즉 신 또는 청산에 대한 향수의 거리가 된다. 따라서 신으로 볼 때 이 시의 주제는 '신에 대한 향수'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