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공능력 평가 120위 업체인 우정건설은 지난 2년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최저가 낙찰제 아파트 공사를 11건이나 수주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아파트 분양 경기가 작년 가을부터 급랭하기 시작했다. 수익성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주했던 공사들은 회사의 자금난을 가중시켰다. 이 회사는 결국 올 2월 부도를 냈다.
분양 시장 침체와 최저가 낙찰제 확대 여파로 인해 올 들어 부도 건설 업체 수가 크게 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부도 건설업체 수는 우정건설을 포함해 모두 26개다. 작년 1분기 부도 업체(19개)보다 7개나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기도(6개)에서 부도업체가 가장 많이 나왔다. 서울(4개), 전남(4개), 인천(3개), 전북(3개), 경남(2개)순이었고, 경북,충남,강원,부산에서도 한 곳씩 부도 회사가 발생했다.
최근 1~2년 사이엔 중견업체로까지 부도 사태가 확대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시공능력평가 146위의 현대알앤씨건설과 358위인 주석종합건설이 부도를 냈다. 2월에는 우정건설(120위)과 진도종합건설(282위)이, 3월에는 송림건설(586위) 등이 차례로 부도를 냈다.
대한건설협회 준준현 실장은 "대규모 미준양 여파가 예상외로 크다"며 "특히 최저가 낙찰 공사를 많이 따낸 업체일수록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협회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 방침대로 최저가 낙찰제 대상이 기존 300억원 이상 공공 공사에서 100억원 이상으로까지 확대될 경우 중소건설업체들은 심각한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며 " 정부가 최저가 낙찰제 확대를 유보하는 동시에 담보대출제한 등 주택거래관련 규제도 적극적으로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