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제품으로 새 성장동력
100% 발아현미 즉석밥 등
간편식품에 '건강' 넣는다"
동원 F&B 김해관(59)사장은 술 약속 때문에 밤늦게 집에 들어과도 폼클린징으로 세안을 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수분 팩 마사지를 꼭 받는다. 이런 습관은 10년 전부터다. 당시 화장품회사(CJ엔프라니) 대표였던 자신이 회사 제품을 써 보지 않고 어떻게 경영을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에서 피부관리를 시작한 것.
2006년 동원 F&B사장으로 영입된 그는 한 가지 생활습관이 더 생겼다. 집에서 식사할 때는 가급적 즉석밥. 포장김. 참치캔 등 간편 식품을 즐겨 먹는다. 휴일 가족들과의 식사 때 캔에 든 참치를 상추에 싸먹는 것은 그만의 식사법이다. '간편 식품을 즐기는 것 역시 회사 제품을 써보기 위해서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이유 하나를 덧붙였다. "이제는 인스턴트.가공식품으로 불리는 간편 식품도 건강지키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요"
김 사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식품회사들이 내놓은 제품은 무조건 건강에 해롭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매우 강했다"면서 "
하지만 간편식품에 대한 이런 고정관념이 우리에게는 오히려 큰 기회가 되고 있다"
"1970년~90년 대만 해도 식품업계의 화두는 주린 배를 든든히 해주는 것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집 밖에서 만든 식품은 방부제. 인공 첨가물 등으로 가득 찬 '불량식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지요. 하지만 식품회사들이 제품에 건강이라는 가치를 심는다면 앞으로 시장은 얼마든지 커질 수 있습니다"
동원F&B는 기존 간편식품에서 건강에 별로 좋지 않은 염분.긺.화학조미료 등은 최대한 줄이는 대신 건강에 좋은 재료만을 사용해 소비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즉석밥을 발아현미로만 지은 '100% 발아현미밥', 소금과 기름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구운 '명품 구운 생김', 참치에서 추출한 천연 DHA를 첨가한 'DHA 브레인 밀크' 등이 대표 상품. 김 사장은 "까다로운 조리법과 거친 밥알 때문에 직접 짓기 힘들었던 발아현미밥을 이제는 당뇨환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쉽고 간단히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동원F&B는 현재 250여종의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들 제품 중에 건강식품이 70%정도 차지한다"면서 "이 비율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햇다. 국내외 다른 식품 업체를 M&A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건강을 줄 수 있는 업체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5년과 2006년에 각각 인수한 덴마크우유나 해태유업도 이런 이유에서였다고 했다.
1974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제일제당 마케팅 분야에서 주로 일해온 김 사장은 햇반, 백설식용유, 백설햄, 비트, 엔프라니 등 여려 히트상품을 쏟아냈다. 김 사장은 "이제 식품업계도 건강이라는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