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맛과 영양이 뛰어날 뿐 아니라, 여러가지 약효를 지니고 있어 예로부터 한방과 민간에서 약으로 쓰여왔다. 최근에는 은행 추출물로 만든 약과 건강식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대표적인 건강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은행이 몸에 좋은 이유, 은행의 효능과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민간요법을 알아보자.
예로부터 대접받아온 스태미나 식품
은행나무는 지구상에 살고 있는 식물 중 가장 오래된 식물이라고 한다. 또 나무를 심어 열매를 맺기까지 수십년이 걸린다.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할아버지가 심고 손자가 열매를 따먹는다고 해서 ‘공손수(公孫樹)’라고 부른다. 생명력이 강한 은행은 우리 몸에 이로움을 많이 주는 식품으로 꼽힌다.
은행은 신선로 같은 고급 음식이나 안주상에 올리는 귀한 식품으로 대접받아왔을 정도로 독특한 맛이 좋다. 그뿐 아니라 영양면에서도 우수해 주성분인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단백질, 지방, 칼슘 등이 풍부하다. 특히 단백질의 질이 좋고 소화 흡수가 잘되어, 예로부터 스태미나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천식에 효험
은행은 여러가지 효능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효능은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혈액의 점도를 낮춰 혈액이 혈관 속을 잘 흐르게 한다. 은행이 혈액순환 장애로 생기는 여러 질병에 효과를 보이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은행은 폐를 보하고 기침과 천식을 가라앉히는 작용도 한다. 한방과 민간에서는 껍데기를 벗겨 말린 씨를 ‘백과(白果)’라고 하여, 폐와 위를 깨끗하게 하거나 진해와 거담을 다스리는 약재로 썼다고 한다.
은행보다 더 약효 좋은 은행잎
은행보다 약효가 더 많은 것은 은행잎이다. 은행잎에 들어 있는 ‘플라보노이드’는 유해 산소를 없애고 세포막을 보호하며 혈압을 내리는 등의 작용을 한다. 또한 ‘징코플라톤’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혈전을 없애며 혈액의 노화를 막는다. 민간에서는 가슴앓이, 가래와 천식, 설사, 백태, 상피증 등을 치료하는 약으로 널리 쓰였다.
프랑스와 독일에서 약으로 개발
은행을 약으로 개발한 것은 서양이다. 우리 선조들도 은행이 피를 맑게 하여 정신력을 높인다는 것과 은행나무에 해충이 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 약재로 쓰긴 했지만 현재의 과학적인 약으로 개발한 나라는 프랑스와 독일이다. 그들은 40여년 전에 은행잎의 추출액을 상품화하였고, 그후 지속적인 연구로 은행잎 추출액 가운데 ‘징콜라이드 B’라는 성분이 혈액 순환을 좋게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성분이 우리 몸 안에 있는 혈액 응고 인자의 활성을 방해하기 때문에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고, 특히 말초혈관에서 혈액의 흐름이 눈에 띄게 좋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징콜라이드 A’라는 성분이 살충 효과가 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국내에서는 한때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해 은행잎을 유럽에 수출했는데 이제는 여러 제약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은행잎 추출액을 생산하고 있다. 은행잎의 약효 성분은 아직 인공으로 합성할 수 없어 은행잎에서 직접 추출해야 하는데, 특히 우리나라에서 난 은행잎에는 다른 나라에서 난 것보다 유효 성분이 20~100배나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생활의 지혜
은행잎은 공기를 맑게 하고 바퀴벌레를 막아요
집 안 공기를 맑게~ 은행나무는 여러가지 공해 물질을 정화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가로수로 은행나무를 많이 심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또한 곰팡이, 바이러스 등을 죽이거나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집 안에 두면 좋다. 은행나무는 흔히 밖에 심는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집 안에서도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 병들거나 벌레가 생기지 않아 키우기도 까다롭지 않다. 은행나무를 화분에 심어 집 안에 들여놓으면, 풍성한 은행잎이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집 안 공기를 항상 맑게 유지할 수 있다.
바퀴벌레여 안녕~ 은행나무에는 벌레가 끼지 않는다. 은행나무에 들어 있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살균·살충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딱정벌레도 굶어 죽을지언정 은행잎은 절대로 먹지 않는다고 한다. 단풍이 든 은행잎을 헝겊으로 싸서 집 안 구석구석에 두면 바퀴벌레 등의 해충을 막을 수 있다.
책 보관을 깨끗이~ 오랫동안 보관해두었던 책을 꺼내 보면 좀이 슬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은행잎을 이용하면 아끼는 책을 깨끗하게 보관할 수 있다. 은행잎에 들어 있는 ‘부틸산’이라는 화합물은 방충작용을 한다. 책 사이에 은행잎을 끼워두면 책벌레를 막을 수 있다.
약이 되는 은행의 대표적인 효능 8가지
폐결핵과 천식에 좋아요
은행은 폐와 관련된 병에 약효가 뛰어나고, 폐 기능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흡 기능을 왕성하게 하고 염증을 없애며 결핵균의 발육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결핵 환자나 천식 환자가 오랫동안 복용하면 기침이 없어지고 가래가 적게 나온다. 한방에서는 가래를 없애는 진해 약으로 쓴다.
야뇨증에 효과 있어요
은행에는 소변이 나오는 것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야뇨증에 효과가 있다. 은행의 떫은맛을 내는 성분이 몸 안에서 수축작용을 하기 때문에, 방광의 근육이 이완돼 오줌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먹으면 좋다. 밤마다 오줌을 싸는 아이에게 먹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혈액을 잘 돌게 해 혈압을 내려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신경이 쓰이는 고혈압. 혈액순환이 나쁘면 그만큼 심장에서 강하게 피를 내보내게 되어 혈압이 높아진다. 은행잎은 혈액순환을 좋게 해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은행잎은 길가에 있는 나무의 것보다 배기 가스나 먼지가 적은 곳에서 자란 나무의 잎이 더 효과가 크다.
혈당치를 내려 당뇨병에 좋아요
현대인이 잘 걸리는 성인병 중의 하나가 당뇨병이다. 은행잎으로 차를 만들어 마시면 혈당치가 서서히 내려가 정상에 가까워진다. 은행잎에 혈당치를 내리는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혈액순환이 잘되면서 몸 상태가 좋아져 혈당치가 내려가는 것이다.
성욕 감퇴, 신경쇠약을 치료해요
은행에는 신경조직 성분인 ‘레시틴’과 비타민D의 모체인 ‘엘고스테린’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뇌혈관을 좋게 해 성욕 감퇴와 뇌빈혈, 신경쇠약 등을 치료한다.
현기증이 싹~ 사라져요
현기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뇌의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 현기증이 나기도 한다. 은행잎은 혈액순환을 좋게 해 현기증을 없앤다. 실제로 스트레스 때문에 뇌의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 심한 현기증에 시달렸던 사람이 은행잎주를 한번에 25ml씩 하루에 두번 마셨더니, 마신 지 한달도 채 안되어 현기증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임상 결과가 보고된 적도 있다.
탈모와 흰머리를 막아요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처럼 고민거리도 없다. 탈모는 두피의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생기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 두피의 혈관도 노화되어 혈액순환이 나빠진다. 모세혈관까지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지고 흰머리가 생기는 것이다. 은행잎은 혈액순환뿐 아니라 혈관벽의 탄력성을 좋게 하는 작용이 있다. 모근까지 충분히 영양이 가면, 머리카락이 빠지고 흰머리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노인성 치매를 예방해요
치매는 병에 걸린 사람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기 때문에, 현대인이 두려워하는 병 중 하나다. 은행잎에 들어 있는 ‘징콜라이드 A·B·C’와 ‘진놀’ ‘프라보놀’ 등의 성분은 말초혈관 장애와 노인성치매 등을 예방, 치료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