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지아에서 소년 레지오 활성화에 많은 관심과 열정을 쏟고 있는 탓이기도 하겠지만 우리 마산 레지아는 현재 성인 단원은 줄어들어도 소년 레지오는 하나둘 늘어가는 추세다.
지난 6월초 교구청에서 열린 ‘소년 레지오 지도자 간담회’에서 자기소개 시간이었다. 참석자 중 나이가 제일 지긋하신 형제님이 일어서시더니, “우리 산청성당 ‘정의의 거울 Pr.’은 아무나 단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소년 레지오 단장은 사목회장을 지내고 꾸리아 단장을 역임한 간부가 가장 적임자라고 본당 주임신부님께서 말씀하셨다”라고 말해서 참석자들 모두가 놀라워했다. 그분이 바로 학교 교장으로 퇴임한 반해경 그레고리오(68세) 지금의 산청성당 ‘정의의 거울 Pr. 단장님이셨다.
반 그레고리오 형제님은 지난 3월 꾸리아 단장으로부터 소년 레지오를 신설하려는데 단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했다. 전화로 이 말을 듣는 순간 갑작스런 일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소년 레지오를 맡기에는 나이도 너무 많다고 생각되어 일단 사양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 신설하려는 소년 레지오는 주일학교와 중고등부 학생으로 구성된 복사단이 주축이 되어 7명의 단원 중 예비 성소자가 5명이나 포함되었기에 사목회장과 꾸리아 단장을 역임한 반 그레고리오 형제님을 추천하였다 하여 결국 벅찬 일인 줄 알면서도 수락했다

본당에는 초등부 학생들로 구성된 ‘소년 바다의 별 Pr’은 있어도, 중고등부 학생들로 구성된 레지오는 아직 없는 상태라 아이들의 동의를 얻어 창단을 서두르게 되었다. 마침내 지난 3월11일 7명의 학생들로 ‘정의의 거울 Pr.’이 창단되었다. 결백하신 어머니 Pr. 단장인 반 그레고리오 형제가 단장을 맡고, 부단장에는 황금궁전 Pr. 단원이 맡아 모두 아홉 명의 단원으로 창단식을 하게 되었다. 반 단장은 ‘거울은 거짓 없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비춘다. 성모님은 정의를 그대로 비추어 주시어 우리를 인도하시는 어머님’이라는 뜻으로 호도 명을 정했다고 한다.
교회의 미래 위해 혼신의 힘 다할 것
막상 소임을 맡아 첫 주회를 하고보니, 가슴이 설레고 벅차올랐다. 신앙의 뿌리를 내리는 예비 성소자들을 지도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반 단장은 “소년 레지오! 깨끗한 도화지에 하느님의 형상을 그려내기라도 하려는 듯 성모님의 친위대를 만드는 곳, 소년 레지오, 이 소년 레지오 단원들이 훗날 사제나 수도자가 되어 우리 교회의 미래로 자랄 것을 생각하니, 혼신의 힘을 다해 애정을 쏟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작을 하고 보니 마음먹은 대로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가장 큰 문제가 주회 출석이었다. 날이 갈수록 결석자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유는 고3인 두 아이가 대학입시 준비로 바쁘고, 버스로 3,40분 걸리는 장거리 통학생이라 버스 시간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다른 한 아이는 성당 반주를 위해 드럼을 배우러 진주학원에 갔다 오는 바람에 언제나 30분은 지각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주회가 제대로 되지가 않았다. 게다가 3시부터 레지오 회합, 4시부터는 레지오 교리공부, 6시에는 학생미사, 이렇게 정신없이 이어지다보니 아이들에게는 여간 큰 곤욕이 아닐 수 없었다.

이에 꾸리아 간부들과 함께 소년 레지오를 활성화하면서 아이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생각하게 되었다. 고3 두 아이들에게는 학업에 매달리게 배려하고, 주회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며, 4시에 하는 교리공부는 교리 선생님과 상의하여 레지오 훈화시간의 교리공부로 대체하고, 아이들의 활동지시도 가급적 한두 가지로 줄여 주기로 했단다.
또한 아이들의 어머니들이 대부분 주일학교 교사나 성당 봉사자들이기에 아이들이 시간에 맞춰 주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는 것은 물론 간식을 챙겨주는 것도 협조를 구한다고 했다. 부모들의 적극적인 레지오 활동과 신앙생활이 아이들의 레지오 활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놀란다고 한다.
아이들이 간부직을 맡아 스스로 이끌어가도록 지도
“소년 레지오를 시작한 지 이제 3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소년 레지오를 이끌어 가다보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부단장과 함께 노력을 배가하고 있습니다.”

7월부터는 단장. 부단장직을 아이들에게 되돌려 주고, 지금의 성인 간부는 ‘지도자’로 참관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주회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자립심을 길러 줄 예정이다. 중고등부 단원들은 초등부 Pr.에서 레지오 활동을 해왔기에 개인적으로 신앙심이 깊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며, 미사 전례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기에 이대로만 자라준다면 우리 교회의 미래 재목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한다.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신앙으로 해소하는 아이들은 레지오 단원으로 활동하니 공부가 오히려 잘된다는 아이도 있어서 성모님께서는 이런 아이들이 성인 레지오 단원으로 훌륭하게 성장하기를 바라고, 틀림없이 하느님께서 축복해 주시리라 확신하고 있었다.
반 단장은 “지금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주회에 참석하려고 애쓰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활동하려는 정의의 거울 Pr. 단원들을 위해 평의회 간부들과 함께 아이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