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회 한강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10월 15일~17일)
전국 유명 새우젓 산지와 함께하는 전통문화 축제
* 조선시대 마포나루를 연상케하는 축제장의 연기자들
서울 마포구에서는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에 걸쳐 ‘한강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가 열렸다. 이번으로 2회째를 맞는 새우젓 축제에는 강화, 광천, 소래포구 등 전국 유명 새우젓 산지의 새우젓 판매와 경매가 펼쳐졌다. 또한 각종 전통/예술 문화 체험, 다채로운 공연 프로그램으로 행사장이었던 월드컵 공원 평화광장에을 가득 메웠다.
‘한강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는 100년 전 전국의 경제 항구였던 마포(마포나루)의 지역적 전통성을 살려 상품화된 축제로 올해 2회 째에 불과하지만 행사장을 찾는 이들의 관심과 호응은 여느 오래된 축제 부럽지 않게 회를 거듭해 갈수록 대단해져 가고 있다. 특히 김장철을 맞이한 주부들에게는 전국 유명산지 새우젓을 한곳에서 산지가격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새우젓의 우수성을 알리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이 행사는 2007년 도화동에서 개최되었던 “마포나루 복사골 새우젓 축제”를 모태로 2008년 지금과 같은 명칭인 ‘한강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1회를 마쳤다.
새우젓 축제에는 옛 마포나루가 살아 숨쉰다!
생생한 한강 마포나루 재현 장터!
* 마포나루 장터 재현장의 모습
서울월드컵공원 평화광장 새우젓 판매장 맞은편에는 생생한 옛 한강 마포나루 재현 장터가 펼쳐졌다. 실물 크기의 황포돛대와 각종 전통 물품들로 볼거리가 가득하고, 사공, 보부상, 포졸, 주모, 걸인 등 다양한 모습으로 분장한 연기자들이 조선시대 서민들의 생활상을 재현해내고 있었다. 행사장을 찾은 아이들과 외국인들은 한복을 차려입은 연기자들에게 악수를 청하기도 하고 사진도 찍어가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역사와 전통이 함께하는 시간, 전통문화 체험장
* 장터 물건들을 구경하며 즐거워하는 참여자들의 모습
한강 마포나루 재현 장터 한켠에는 관광객들에게 보는 즐거움 뿐 아니라 차별화된 우리의 옛 전통문화를 직접 느끼고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널뛰기, 윷놀이 같이 잘 알려진 전통 놀이에서부터 떡메치기, 새끼꼬기, 홀태, 다듬이질과 같이 요즘에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옛 생활문화체험까지 다양한 체험이 마련되어 있었다. 가장 인기가 좋았던 체험은 널뛰기와 윷놀이였는데, 처음 뛰는 널이 다소 미숙하고 어색해보이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소싯적 실력을 발휘하여 하늘 높이 뛰어 오르는 사람도 있었다.
쉴 틈 없이 계속해서 사람이 찾아들던 전통체험장 주변에는 이름, 용도와 함께 101가지 전통물품을 전시해 두어 참여자들이 자연스럽게 만지고 체험하면서 옛 생활문화를 학습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었다. 전통문화체험장을 통해 어르신들께서는 추억을 회상하는 시간, 아이들은 난생처음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배워보는 시간을 갖었다.
한강 마포나루에서 펼쳐진 국내 유명산지 새우젓 장터!
_ 강화, 광천, 강경, 소래포구 등 전국 유명 새우젓 산지 새우젓 판매 및 경매
*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진행자의 열띤 새우젓 경매 모습
새우젓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볼거리는 역시 새우젓 판매와 경매. 행사 첫날인 15일 새우젓 경매 체험 행사 시작시간이 되자 준비 중인 경매 장소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경매에 쓰일 국내 유명산지의 새우젓들이 정갈하게 통에 담겨 테이블위에 수북히 쌓여지자 열띤 경매가 시작되었다.
경매진행자가 경매의 시작을 알리자, 사람들은 급하게 손을 들어가며 가격을 부르기 시작했다. 여느 때보다 바쁘고 진지한 모습의 사람들은 보다 싼 값에 좋은 새우젓을 구매하기 위해 열심히 손을 들었다. 이 날 경매에서 팔린 새우젓은 축제판매장소에서 판매되는 새우젓보다도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됐다. 사실 축제판매장소에서 판매하는 새우젓도 이미 일반 시장에서 판매하는 새우젓에 비해 염가로 판매되었기 때문에 경매 판매 새우젓은 현저히 싼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새우젓 경매가 끝나자 사람들의 반응이 저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경매에 성공해서 손에 새우젓 비닐을 든 사람은 여유있는 모습으로 행사장을 걸어나가는가하면, 경매에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못내 아쉬운 말들을 남기며 계속 행사장 주변을 맴돌았다.
한강 마포나루에 전통이 흐른다! 문화가 뜬다!
_ 3일에 걸친 각종 전통 공연
<진도 뱃놀이>
* 진도 분들의 흥겨운 북놀이 장면
옛 장터 재현, 전통체험장 등 다채로운 전통문화들로 잘 꾸며진 행사장 중앙에서는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첫 날 진행된 공연은 진도 뱃놀이 공연. 등장부터 우렁차게 울려퍼지는 북소리에 사람들이 금새 자리를 가득 메웠다. 배 위에서 노를 젓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뱃놀이 공연은 어린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든 사람들을 집중시켰다.
* 진도 뱃놀이 공연
첫공연 답게 진도 뱃놀이는 무대 뒤로 보이는 황포 돛대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었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하는 새우젓 축제의 앞으로와 축제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2박 3일 항해를 기원하는 듯한 뱃놀이를 통해 전통놀이의 진면모를 살펴 볼 수 있었다.
<진도 상여놀이>
* 상여 놀이에 참여한 신영섭 마포구청장님의 모습
다음 날 오후 열린 상여 놀이에는 바로 신영섭 마포구청장님께서 깜짝 게스트로 등장했다. 입담 좋은 상여놀이 진행자의 진행에 맞추어 상여 속에 앉게된 신영섭 마포구청장님은 "세상을 하직하기 전에 남기고 싶은 한마디"를 요구한 진행자에게 재치있는 답변을 건네어 주위에 모여든 많은 구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상여 놀이는 생과 죽음을 따로 보지 않고 하나의 연속선 상에서 생각하면서 세상을 하직하는 사람을 위해서도 노래를 부르는 우리 민족의 성숙한 장례문화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상여'라는 말과 '놀이'라는 말의 조합이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참여했던 공연이었지만 상여 놀이 공연은 시간 내내 큰 감동과 재미를 건네주었다.
<진도 강강술래>
* 진도 강강술래 공연의 마지막을 알리는 인사. 하얀 저고리에 빨간 치마가 꽃을 연상시킨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기다렸던 진도 강강술래. 하얀 저고리에 새빨간 치마를 차려입은 진도 강강술래 팀이 공연장으로 들어서자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정갈한 듯 하면서도 다소 자극적인 색으로 처음부터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이들은 달빛 아래 우아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흐드러진 꽃을 연상케 했다.
공연 후반에는 구민들과 하나가 되어 강강술래를 하기도 했는데, 곱게 차려입은 공연팀과 손을 맞잡은 관객들의 얼굴엔 보름달 같이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강릉 관노가면극>
* 수줍게 웃는 탈이 인상적이었던 강릉 관노가면극 공연
진도의 공연이 모두 끝나고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강릉관노가면극이 선보여졌다. 기품과 절도가 넘치는 연기자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사람들 모두 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무언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불편 없이 극 속에 이야기를 이해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전에 보았던 강강술래와는 달리 남성적이고 시원시원한 동작들이 장내 공기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 황포돛대 위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연기자
한강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는 마포지역의 전통과 현대를 어우르는 차별화된 지역 문화행사라고 할 수 있다. 축제의 성격과 내용을 고려하여 김장철에 맞추어 마포 지역주민 뿐 아니라 인근의 주부들에게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은 단 2회로 마포를 대표하는 테마축제로 손꼽히며 수많은 매체의 조명을 받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하는 효자 축제다.
누구나 참여하여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전통문화 축제 ‘한강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허나 단순히 즐기고 끝을 보는 축제가 아니라 구민들의 편의와 지역경제활성화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는 점에 흐뭇할 따름이다. 앞으로 더 많은 컨텐츠 개발과 다채로운 전통문화 체험으로 단단하게 무장하여, 새우젓 축제가 마포구 뿐 아니라 전국을 대표하는 실속 있는 김장철 축제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취재 / 유현진
사진 / 유현진
2009.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