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천지에 펼쳐진 가을날의 향연 속으로 11월12일까지 함평자연생태공원서 '대한민국국향대전' 열려
▲ 가을꽃의 으뜸으로 꼽히는 국화. 가을날의 향연이 남도땅 함평에서 펼쳐지고 있다.
ⓒ 이돈삼
사람이라도 다 같은 사람이 아니듯 /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눈부신 젊음 지나 / 한참을 더 걸어가야 만날 수 있는 꽃, 국화는 드러나는 꽃이 아니라 / 숨어 있는 꽃이다. 느끼는 꽃이 아니라 생각하는 꽃이다. 꺾고 싶은 꽃이 아니라 그저 / 가만히 바라보는 꽃이다.
김재진의 시 '국화 앞에서' 일부분
'가을꽃' 하면 국화가 먼저 떠오른다. 오색 단풍과 함께 우리를 가을의 심연으로 유혹하기 때문이다. 이 국화의 아름다운 자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부러 산과 들로 나가지 않더라도 가까운 국화전시회를 찾아 국향에 흠뻑 젖어들 수도 있다.
'나비대축제'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전라남도 함평에서도 국화의 그윽한 향을 만끽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의 국향은 다르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국화전시나 축제와는 확연히 구별되기 때문이다. 명칭도 '2006대한민국국향대전'이다.
▲ 함평자연생태공원 진입로에는 1만여 평의 국화밭이 펼쳐진다. 이른바 '국화평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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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대한민국국향대전'이 펼쳐지고 있는 함평자연생태공원. 입구에 있는 인공폭포에서도 그윽한 국화향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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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부터 시작된 국향대전은 '역시 함평'이란 말을 절로 내뱉게 한다. 가을에 흔히 볼 수 있는 국화가 나비축제를 기획한 함평군과 만나 색다른 축제로 다시 태어난 것. 자연생태공원을 통째로 국화 향기로 물들여 놓았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전시작품의 수준도 한 차원 높다.
본행사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만나는 국화공원부터 압권이다. 여러 색깔의 국화를 심어놓았는데 규모가 1만여 평이나 된다. 황금물결 일렁이는 들판을 연상시킨다. '국화평야'에 다름 아니다. 모두들 국화와 국화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국향에 젖어보며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 소국 4000분으로 만든 국화꽃탑. 7층 높이의 꽃탑은 관람객들의 사진촬영 포인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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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으로 들어가니 수채화처럼 펼쳐진 국화분재동산이 압권이다. 2008년에 펼쳐질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국화분재 2008점으로 동산을 꾸며놓았단다.
함평군이 키운 신품종 분재국화 60종 90점과 목부작 및 석부작 국화분재 40점, 여러 색깔을 띤 복조작 400여점도 눈길을 끈다. 국화동호회원들의 분재작 400여점도 그윽한 향기로움에 빠져들게 한다. 줄기가 뿌리보다 낮게 처지도록 가꾼 현애작, 원형의 다륜대작, 서 있는 입국작, 연출용 현애국 등 800여점도 화려하면서도 고고한 자태를 드러내 관람객들의 마음을 유혹한다.
소국 4000분으로 높이 7m를 이룬 7층 국화꽃탑도 탄성을 자아낸다. 나비와 방아깨비 등 곤충모형을 한 특수작품도 어린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국화꽃으로 바다에 뜬 섬도 만들어 놓았다. 통일의 염원을 담아 10가지 국화로 한반도 지도를 만들어 놓은 것도 눈길을 끈다. 유치원생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그윽한 국화 향에 취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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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향수를 듬뿍 담아갈 수 있는 푸짐한 체험 거리도 준비돼 있다. 고구마와 콩 등 토속적인 가을 먹거리를 직접 구워먹을 수 있다. 수수깡을 이용해 바람개비와 안경, 곤충 등을 만드는 공작물 만들기와 투호, 널뛰기, 고리던지기, 절구, 지게 등 민속놀이와 전통생활용품 체험도 어린이들한테 인기다.
가을과 국화, 나비를 주제로 한 '2006대한민국국향대전'은 11월12일까지 함평자연생태공원에서 계속된다. 함평군 대동면 운교리에 있는 자연생태공원은 고즈넉한 숲과 저수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입장료는 자연생태공원 관람료를 포함해 일반 6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 갖가지 민속놀이와 전통 생활용품 체험도 국향대전에서 즐길 수 있는 어린이들 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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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향대전을 둘러본 슬비와 예슬이는 돌아오는 길에 식용국화 따기 체험을 했다. 집에서 국화차를 만들어 마시겠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