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순례(3)---서귀포 약천사

[明山]

*2004.6.2

제주 여행의 첫날밤은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니는 서귀포시 예례동의 어느 팬션에서 보내고 새벽 2시에 일어나 홀로 작설차를 마시며 미묘한 차향에 젖어 든다.

정신이 맑아옴에 금강경을 독송하다가 문득 약천사 새벽예불을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시절 불교학생회에서 예불에 참여해본 이래 그동안 한번도 예불이라곤 참여해본 적이 없는데 왠일인지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약천사가 어디메쯤에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지도를 살펴보다가 12번도로를 따라 중문관광단지를 지나 서귀포 방향으로 가니, 약천사 입간판이 보인다.

약천사에서는 서귀포(西歸浦)라는 지명을 "아미타부처님께서 주관하고 계시는 서방정토(西方淨土) 극락세계(極樂世界)로 돌아가고자 하는"의미로 풀이하고 있으니, 이곳에 아미타불(주불은 비로자나불)을 모신 절을 지은 뜻이 있으리라.

이렇게 찾아간 약천사에는 어둠이 서려 있고 새벽을 여는 도량석이 시작되고 있었다. 대적광전에 들어가 부처님께 삼배드리고 자리에 앉아 금강경을 독송하는데 법고소리, 운판소리, 목어소리, 범종소리가 울려 퍼지니 신심이 청정해옴을 느낀다.

이어서 새벽예불이 시작되는데 희미한 기억 저편의 예불을 앞에서 예불을 보고 계시는 스님들을 따라서 어색하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예불을 드리니, 바닷바람이 불어와 등뒤를 스쳐 부처님전에 조복을 하고 스님의 목탁소리에 맞춰 숲에서는 새들의 법음이 들려오니 약천사에서 열어가는 나의 새벽은 환희심으로 벅차 오른다.

그렇게 예불을 마치고 다시 금강경을 일독하고 법당문을 나서니 푸른 바다 잔잔한 파도는 싱싱한 언어로 내게 다가와 속삭인다.

약천사는 이국적인 풍경에다 단일 법당으로는 동양 최대라는데 구례화엄사 각황전의 구조를 기본으로하고 금산사 미륵전의 3층구조를 응용하여 설계한 탓인지 처음 본 느낌이 낯설기보다는 친근한 정감이 든다.

경내를 잠시 둘러보고 대적광전 뒷편의 굴법당에 들러 부처님께 삼배드리고 약천사를 떠나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좋은 인연을 나혼자만 만나는 것이 못내 아쉬워 문수안보살을 위하여 다시 찾으리라 마음으로 다짐을 해본다.

*약천사에 대하여는 이것 저것 기록할 것들이 더 있지만 기록의 간편성을 위하여 상당 부분 생략하였음을 이해 바랍니다.

[무량향]

제주도 여행기가 이제 시작이군요. 반갑습니다. 고등학교 불교 학생회라.. 그런 인연이 있으셨군요. 어릴적부터 그렇게 접해야 하는데.. 우리아이들 여름방학때 수련회에 참석하라고 꼬시고 있는데 잘 안되네요. 같이 갈 친구가 있음 간다는데.. 아직도 엄마들만 믿는 불교세상이라..

[무량향]

방학동안에 다녀야 할 학원 스케줄이 빡빡하다나 뭐래나..그러다가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교회로 다 가버리면 훗날 종교전쟁날것 아닌감? 자기만 믿는 불교! 나 혼자만 업장소멸하면 뭐한다는건지. 눈에 넣어도 안아픈 자식들은 어쩌고.. 그냥 넋두리해봤습니다. ^^

[bohemian]

진짜 보헤미안은 명산님과 공명님이시네요. 흑흑~~ 명산님 언제 돌아오시나요 제주도에서...

[明山]

5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이 글을 쓴 것입니다.

[明振]

명산님! 즐거운 여정 되셨으리라 믿어 봅니다. 충전된 기운으로 날마다 좋은 날 열어 가시고, 이번 순례때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래 봅니다. 청안청락하시길 기원드리며 두 손 모읍니다. ...()...

[공명]

약천사. 그곳......... 참배 잘 하셨지요? 그곳으로 떠나고 싶습니다. 제주의 많은 도반들이 공명을 기다리는데... 인연 많은 그곳에 가고싶습니다 가고싶어요

[능강]

기다리던....글 시작이군요~^^& 바닷바람이 등뒤를 스쳐 부처님께 조복하고~~^^& 예술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