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는 확실하게 딛고 넘어가라 ◈
홍준표 대구시장은 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현재 범인으로 지목돼 수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
현직 대통령을 범인 취급 하는 건 난센스가 아닌가”라고 했어요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때 하는 적절한 말이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고 한다.
영수 회담 한 지 며칠 됐다고 그러시냐”라며 이렇게 썼지요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이 소위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 과거 발언을 소환했어요
2021년 12월 29일 경상북도 선대위 출범식에서 나온 발언이지요
“떳떳하면 사정기관 통해서 권력자도 조사받고 측근도 조사받고
하는 것이지 특검을 왜 거부합니까. 죄졌으니까 거부하는 겁니다.”
윤 대통령이 말한 ‘특검’은 이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특검이었어요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수년간 윤석열 대통령부터 여당이 끊임없이
해 왔던 말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범인이 아닐 테니까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지요
그러자 홍 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국민들이 야당에 표를 몰아준 것은 협치해서 나라를 안정시키라는 것인데
벌써부터 그렇게 몰아붙이면 국민들이 얼마나 불안하겠나”라며
“차근차근 하시라. 아직 3년이란 세월이 남았다”라고 했어요
‘해병대원 특검법’은 지난해 7월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채 상병 사고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 등이 개입해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하지요
엇그제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어요
이에 대해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야당 측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특검을
강행하려고 하는 것은 진상규명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일방 처리된 특검법이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사례로 남을 것이란 우려가 큰 만큼 대통령실은 향후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라고 했지요
그런데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 “전담 수사팀을 꾸려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규명하라”고 지시했어요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인 9일쯤 기자회견을 열어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 하지요
만시지탄이지만 둘 다 국민 관심이 높고
민주당이 집중 공격하는 사안들이지요
검찰은 명품백 사건 고발장이 접수된 지 5개월이 되도록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야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 명품백을 더한
특검법을 발의하고 강행 처리하려 하자 뒤늦게 수사 방침을 밝힌 것이지요
이 사건은 특검까지 할 만큼 복잡한 사안이 아니지요
친북 목사와 친야 유튜브가 기획한 ‘함정 몰카 공작’ 성격이 짙어요
대통령 직무와 관련한 청탁이 오간 정황이 없고
대통령이 가방 수수를 인지했다는 증거도 없지요
김 여사는 공직자가 아니여서 청탁금지법상 혐의 구성이나 처벌도 힘들어요
그러나 검찰이 수사를 미루면서 봐주기라는 의심을 자초했지요
야당의 특검 공세가 본격화한 뒤 뒤늦게 수사한다고 하니
“특검을 피하려 수사 시늉만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검찰이 ‘특검 피하기 꼼수’라는 의심을 벗으려면
김 여사 사건을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하지요
몰카 당사자뿐 아니라 김 여사도 소환해 제대로 조사해야 하지요
검찰은 문재인 정부 검찰이 1년 반 넘게 수사하고도
혐의점을 찾지 못했던 주가 조작 사건도 이번에 함께 조사해
결론을 내는 것이 좋아요
그래야 모든 의혹에서 자유로울수가 있어요
그래도 야당이 특검을 고집한다면 국민이 판단할 것이지요
또 민주당이 여야 합의 원칙을 무시한 채
‘채 상병 특검법’을 강행 처리한 것은 잘못된 일이지요
특검 추천권을 민주당이 행사하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정치적으로 악용할 여지를 둔 것도 큰 문제이지요
하지만 애초에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해 출국시킨 대통령실의 대처가 논란을 키웠어요
만일 윤 대통령이 회견에서 사건 경위를 소상히 밝히지 않은 채
무조건 거부권 행사의 당위성만 강조한다면 국민 의구심은 더 커질 것이지요
특검 회피용 회견이라는 비난을 자초할 수 있어요
이번 대통령 회견은 채 상병 의혹 수사 막기가 아니라
사건 진상을 밝히고 국민에게 설명하는 자리가 돼야 하지요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1일 의료 파행 사태 관련 담화에서
의대 증원의 당위성을 강조하다 되레 의료계의 반발을 키웠어요
이번엔 대통령의 일방적 주장을 펴기보단 국민이 가진 의문을 해소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지요
대통령 회견과 검찰 수사가 조금이라도 ‘특검 물타기용’으로 비친다면
국민이 바로 알 것이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
▲ 왼쪽부터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2020년 1월 2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원석 기조부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년 다짐회에서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인 5월 9일쯤 기자회견을 갖고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며,
이 총장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