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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15
씬/1 N, 현재, 인주병원, 복도
떨리는 시선으로 무전기를 들고 있는 해영을 바라보고 있는 수현.
수현 : 도대체.. 언제부터.. 이게.. 왜...
수현, 혼란스러워 하는데.. 갑자기 복도끝 쪽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발자국소리들.
보면, 강형사와 형사1을 비롯한 광수대 형사들이다.
해영, 순간 손에 들고 있던 무전기를 보이지 않게 수현의 가방안에 넣는다. 시선 마주치는 해영과 수현.
순식간에 다가와 해영과 수현을 에워싸는 형사들.
강형사 : (해영에게 다가와 수갑을 채우며) 박해영. 안치수 계장 살해혐의로 긴급체포한다.
수현/해영 : !!!
수현 : 무슨 소리야. 갑자기 체포라니.
강형사 : 이미 증거랑 목격자진술 다 확보됐어.
해영 : 말도 안돼..
강형사 : 쓸데없이 힘빼지 말고 순순히 가지?
수현 : 잠깐만..
강형사 : (수현 차갑게보는) 차형사도 왜 여기에 내려와 있었는지 조사에 응해줘야겠어.
거칠게 등을 미는 강형사에게 밀려, 연행되기 시작하는 해영.
수현, 아직도 정리가 안됐다. 혼란스런 얼굴로 그런 형사들을 만류하며.
수현 : 잠깐만.. 잠깐만 박해영한테 확인할 얘기가 있어.
강형사 : (그런 수현을 막아서며) 자꾸 이러면 너도 공범으로 몰릴 수 있어.
수현을 막아서는 형사들. 강형사에게 연행되는 해영.
해영 : (연행되며) 알았어요. 가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형, 박선우 사건 수사자료만 보게 해주세요. 급히 확인해야 할게 있습니다.
하지만, 대꾸도 없이 해영을 거칠게 연행하는 형사들.
그런 해영의 모습을 혼란스럽게 바라보는 수현의 모습에서..
씬/2 D, 과거, 도로 일각 + 재한의 차 안
초조한 표정으로 운전을 하고있는 재한. 자동차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이정표에 ‘인주 20km’라고 적혀있다.
재한, 악셀을 밟아서 속력을 더욱 높인다. 도로 위를 빠르게 달려가는 재한의 차.
씬/3 D, 과거, 선우의 방
초조한 얼굴로 재한을 기다리고 있는 선우. 시계를 보면 벌써 3시가 넘어가고 있다.
선우, 답답하고 마음만 급한데, 그때, 띵동! 초인종 소리가 들린다.
선우 재빨리 일어나서 현관으로 뛰어나간다.
씬/4 D, 과거, 해영모의 집 현관
현관으로 달려가는 선우.
선우 : 형사님이세요?!
반가운 얼굴로 현관문을 여는 선우, 그런데 순간 얼굴이 멈칫 굳는다.
카메라 돌면, 현관문 밖에 서 있는 사람, 범주다.
범주 : (옅은 미소) ...니가 선우니?
씬/5 D, 과거, 해영모의 집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 김범주’라고 적힌 명함을 손에 들고 가만히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선우.
그 앞에는 범주가 앉아있다. 범주와 선우 앞에 각자 물컵이 놓여있다.
범주 : 이형사가 나한테 직접 부탁했어. 꼭 너를 대신 만나달라고.
선우 : ...이재한 형사님은 왜 못 오신거예요?
범주 : 수사 중에 좀 다치는 바람에 지금 입원중이야.
선우 : (걱정스런) 많이 다치셨어요?
범주 : 심각한건 아닌데 그래도 금방 움직이기는 힘들지.
선우 : ......
범주 : ...이형사한테 꼭 할 말이 있었다고?
선우 : (보면)
범주 : 소년원에서 어제 출소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급하게 하고 싶었던 말이 뭐였니?
선우를 바라보는 범주의 눈빛에서.
씬/6 D, 과거, 서울청 형사 과장실/범주의 회상
굳은 얼굴로 치수와 마주앉아있는 범주.
범주 : 누구? 박선우?
치수 : 예. 인주사건의 진범으로 몰렸던 아이 말입니다. 어제 출소하고 바로 인주서를 찾아왔답니다.
-인서트
-저녁, 인주서 로비.
관할형사1, 로비 복도를 지나가다가 문득 뭔가를 보고 멈춰서는데, 보면, 민원안내데스크 앞에 서 있는 선우다.
민원 : 누구요?
선우 : 이재한 형사님이요.. 1년 전에 서울에서 오셨었는데..
그런 선우의 모습을 가만히 보는 관할형사1. 천천히 핸드폰을 꺼낸다.
-다시 형사과장실로 돌아오면 눈빛 굳는 범주.
범주 : 박선우가.. 이재한을 찾는다..
범주, 잠시 생각하다가 뭔가 떠오른 듯 눈빛이 빛난다.
범주 : ...그래..꼭 죽으란 법은 없군....
씬/7 D, 과거, 해영모의 집
전 씬의 비열한 표정과 달리 사람 좋은 미소로 선우를 바라보는 범주.
범주 : 아저씨 믿고 편하게 얘기해도 돼.
선우 : (망설이는)
범주 : 이형사가 안 가르쳐줬으면 내가 여기를 어떻게 찾아왔겠어.
선우 : (잠시 생각하다가) ...혜승이를 그렇게 만든 진범을 알고있어요.
범주 : 그게 누구지?
선우 : 인주시멘트회사 아들..장태진이요.
범주 : (멈칫지만 태연한 척) ...증거는 있고?
선우, 테이블 아래 두었던 빨간 목도리를 보여준다.
선우 : 혜승이 목도리예요.
범주 : (목도리를 보다가) 이게 그 여자애 물건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
선우 : 이 목도리, 혜승이 엄마가 직접 짜 주신 거예요. 혜승이가 겨울 내내 하고 다녀서 친구들도 다 알고 있구요.
범주, 목도리를 보다가 집어든다.
범주 : 그래. 뭔가 검출되는게 있는지 바로 알아보마.
선우 : 감사합니다.
범주 : ...그런데 참 생긴거랑 다르네.
선우 : (보면)
범주 : 겉모습만 봐서는 조용하고 얌전할 것 같은데 직접 증거도 찾고 형사도 만나고...정말 누명을 벗고 싶은거니?
선우 : 네...그래야 되거든요...
범주 : (보는)
선우 : 제가 누명을 벗어야 우리 가족이 다시 같이 살 수 있어요.. 그래야 아버지랑 동생이...다시 돌아올 수 있거든요.
범주 : (보다가) 그럼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겠구나.
선우 : (고개 들어 범주 보는) 네. 절대 포기 안해요.
단단하게 확신에 찬 선우의 눈빛을 바라보는 범주.
씬/8 D, 과거, 범주의 차 안/범주의 회상
운전석에 앉은 범주, 인주로 내려가면서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다.
범주 : 중요한 청문회를 앞두고 잡음이 생기면 안되죠. 조카분이 감옥에 가면 다들 꼬투리 잡겠다고 달려들텐데요.
....이번 내사, 막아주시죠. 그럼 저도 목숨 걸고 조카분을 지켜드리겠습니다...
씬/9 D, 과거, 해영모의 집
선우에게 미소를 보이는 범주. 앞에 놓인 물을 끝까지 다 마셔버린다.
범주 : (웃으며) 말을 많이 했더니, 목이 좀 타네. 물 좀 더 갖다 줄래?
선우, 범주의 물컵을 들고 주방으로 향한다.
범주, 주머니에서 작은 케이스를 하나 꺼내는데 열어보면 작은 캡슐이 들어있다.
캡슐 하나를 꺼내든 범주, 선우의 물컵을 바라본다.
씬/10 D, 과거, 도로 일각
급하게 달려가는 재한의 차. 차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저 앞의 이정표, ‘인주시에 오신걸 환영합니다’라고 적혀있다.
재한의 마음 더 급해진다.
씬/11 D, 과거, 인주 해영모의 집
자리로 돌아온 선우가 범주에게 물컵을 내민다.
범주, 물을 마시면서 보면, 선우 역시 자신의 물컵을 집어든다.
그 모습을 보는 범주의 차가운 눈초리.
씬/12 N, 현재, 광수대 유치장
유치장 안으로 세게 떠밀려 들어가는 해영. 쾅! 철문이 닫히고 강형사가 문을 잠근다.
철문을 부여잡고 강형사에게 다시 부탁하는 해영.
해영 : 제발, 우리 형, 박선우 변사사건 수사자료만 보게 해주세요. 지금 꼭 확인할 게 있습니다.
강형사 : 입 닥치고 살인죄 형량이나 확인 해 놔.
강형사, 홱 돌아서 나가버린다. 해영은 답답해 미치겠다.
-인서트
-5부 26씬. 가방을 앞에 메고 해영을 뒤에 업고서 달동네를 오르고 있는 선우의 모습.
-12부 28씬. 앉은뱅이 책상에서 해영이 푼 참고서를 채점하고 있는 선우.
선우, 그런 해영이 귀여운 듯, 마지막 문제가 마치 틀린 듯, 장난을 치다가 맞았다는 듯 동그라미를 치고 점수를 매기는..
백점이다. 해영, ‘앗싸!’ 신나하고..
-다시 현재의 유치장에서 초조하고 절박한 얼굴의 해영으로 돌아오면.
해영 : 형..
씬/13 D, 과거, 해영모의 집 근처
타박타박 걸어오는 어린 해영. 골목길 모퉁이를 지나서 돌아가는데 모퉁이에서 나오는 어떤 남자와 짧게 스치듯 지나간다.
남자의 얼굴은 바래되지 않고, 한손에 든 작은 쇼핑백이 어렴풋이 보여진다.
씬/14 N, 현재, 광수대 유치장
유치장 안에서 머리를 부여잡고 있는 해영.
해영 : 제발.. 제발..
씬/15 D, 과거, 해영모의 집 밖
어린해영이 해영모의 집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해영 : (머뭇거리며) 엄마!....형!...
하지만, 집안에선 인기척이 없고..
씬/16 D, 과거, 해영모의 집 근처
끼이익 급하게 차를 정차시킨 재한, 다급하게 내려서 어딘가로 뛰어간다.
다급한 얼굴의 재한.
씬/17 D, 과거, 해영모의 집 앞
어린 해영이 해영모의 집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형..엄마’ 부르던 해영. 삐꺽 문을 열고 들어간다.
씬/18 N, 현재, 광수대 유치장
유치장에 갇힌 채 절박한 눈빛으로 앉아있는 해영.
-인서트
-13부 27씬. 법원 앞에서 슬픈 얼굴로 버스에 올라타던 선우.
-다시 유치장으로 돌아오면
해영 : 막을 수 있어.. 제발..
씬/19 D, 과거, 해영모의 집 안
삐꺽 문을 열고 어두컴컴하고 초라한 단칸방으로 들어서는 어린 해영, 순간 멈칫한다.
씬/20 D, 과거, 해영모의 집 밖
다급하게 뛰어오던 재한, 순간 멈칫하고 선다.
씬/21 D, 과거, 해영모의 집 인근 도로일각
13씬, 어린 해영을 스치듯 지나가던 남자의 손에 들린 쇼핑백을 비추는 화면. 쇼핑백 안에는 빨간 목도리가 담겨져 있다.
그런 쇼핑백에서 틸업하면 범주다.
도로에 세워진 차에 올라타는 범주의 차가운 눈빛.
씬/22 D, 과거, 해영모의 집 밖
재한이 멈춰서서 보면, 해영모의 집 밖에 노란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고, 그 밖을 지키는 순경의 모습.
재한의 눈빛 급격하게 떨려온다.
씬/23 D, 과거, 병원 응급실
선우의 시신을 끌어안고 서럽게 울고있는 해영모가 보인다. 그 옆에 역시 울음을 터뜨리고 있는 어린 해영.
화면 빠지면 응급실 입구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재한이 있다.
재한, 자괴감과 자책감에 눈을 질끈 감는다.
그때 재한의 옆을 지나가던 사람들 멈칫하며 재한을 바라본다. 보면, 재한의 옆구리에 크게 번져있는 붉은 핏자국.
그러나 재한은 아픔따위 느껴지지 않는 듯 우두커니 자리에 서서 하얀 천이 덮여있는 선우의 시신을 바라보고만 있다.
그런 재한의 모습에서 서서히 암전.
씬/24 D, 현재, 광수대 조사실
서서히 화면 밝아지면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로 수갑이 채워진 채 앉아있는 해영.
테이블위에 펼쳐진 ‘박선우 변사사건’ 수사자료 중 검붉은 피가 흩어진 현장사진.
박선우, ‘사망일 2000년 2월 18일’이란 글귀. 변하지 않았다. 선우는 죽었다.
넋이 나간 듯 멍한 시선의 해영의 모습에서 빠지면, 옆에서 차가운 표정으로 그런 해영을 바라보고 있는 강형사다.
강형사 : (수사자료 뺏으며)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니 형 수사자료야. 이제 보여줬으니, 묻는 말에 순순히 대답해.
강형사, 책상 위에 탁! 뭔가를 내려놓는데, 보면, 투명한 증거물 봉투에 들어있는 피 묻은 칼이다.
강형사 : 이게 뭔지.. 니가 더 잘 알겠지.
해영 : (그저 멍하니 보는)
강형사 : 니가 계장님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유기한 흉기니까..
씬/25 몽타쥬
-낮, 인주병원 응급실 인근 남자 화장실 앞.
겁에 질려 긴장한 듯한 화장실 청소하는 아줌마와 얘기중인 강형사.
아줌마 : 비닐봉투에 싸여있어서, 누가 쓰레기를 버리고 갔나 했죠. 열어봤다가 아주 깜짝 놀랐어요.
-낮, 남자 화장실 안
화장실 제일 끝칸 청소도구함을 모아놓은 칸 안에서 카메라 플래쉬를 터뜨리고 있는 감식요원.
그 뒤쪽으로 다가와 바라보는 강형사.
청소도구들 사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검은 비닐봉투 사이로 보이는 혈흔이 말라붙어 있는 칼이다.
씬/26 D, 현재, 조사실
해영에게 다그치고 있는 강형사.
강형사 : 발뺌할 생각하지 마. 이 칼에서 계장님 혈흔이 발견됐고, 니 지문도 발견됐어.
해영 : ...난.. 아닙니다.
강형사 : 아니.. 계장님을 죽인 건.. 너야.
씬/27 D, 현재, 수사국장실
범주에게 보고중인 문형사.
문형사 : 계장님이 실려간 인주병원 응급실 인근 남자화장실에서 계장님을 살해한 걸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습니다.
감식 결과 안치수 계장님의 혈흔과 디엔에이, 그리고 박해영의 지문이 검출됐습니다.
범주 : ...또 다른 증거는?
문형사 : 화장실 앞 복도에 씨씨티브이가 설치되 있지 않아서 영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당시 상황을 목격한 증인들이 나왔습니다.
범주 : (보는)...
문형사 : 모두들, 하나같이 박해영을 지목했습니다.
씬/28 몽타쥬
-인주병원 일각. 25씬의 청소하는 아줌마와 얘기중인 강형사.
아줌마 : 수상한 사람을 보긴 봤어요.
-밤, 아줌마의 회상. 피곤한 듯 화장실쪽으로 다가오는 아줌마.
그때 저 앞쪽에서 불안한 얼굴로 화장실쪽으로 향하는 해영. 손에는 검은 비닐봉투가 들려져 있는데, 피가 한 방울 떨어져 있다.
-밤, 남자화장실로 들어서는 남자 직원. 피투성이인 해영이 검은 비닐봉투를 들고 청소도구함쪽으로 들어가는 모습.
-낮, 인주병원 일각 남자직원에게 해영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는 강형사.
남직원 : 예, 맞아요. 이 사람이었어요.
씬/29 D, 현재, 조사실
지친 얼굴의 해영을 다그치고 있는 강형사.
강형사 : 널 본 목격자들이 있어.
해영 : ...난.. 아닙니다.
강형사 : 그때, 인주병원에는 왜 다시 간 거야?
해영 : ...병원 직원한테 물어보세요. 원무과에 안치수 계장님이 뭘 조사했는지 알아보러 간거에요.
강형사 : 거짓말 하지마. 니가 병원에 간 진짜 이유는 증거를 인멸하려고 한 거 아냐!!
해영 : (답답하고.. 형에 대한 생각으로 복잡하다 고개 떨구는)
강형사 : 경찰이 되고 난 뒤에 계속 인주사건을 조사했지?
해영 : ...
강형사 : 그리고 계장님이 그 사건을 담당했던 것도 알게됐고..
해영 : ...
강형사 : 니 형이 진범으로 몰렸던 게 억울하고 분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그것도 니 상관을 죽여?!
해영 : ..(더 이상 뭐라고 할 힘도 여력도 없다. 멍하고 힘든) 아닙니다.. 난.. 아니에요.
씬/30 D, 현재, 수사국장실
문형사 나가고 홀로 남은 범주, 엷은 미소를 띄고 있다.
범주(소리) : ...조작된 증거... 돈을 받고 위증을 한 증인들.. 포기하지 않으면.. 그렇게 되는 거야.. 니 형처럼...
씬/31 N, 수현의 차 안
길 위에 세워져 있는 수현의 차.
운전석에 앉아있는 수현, 가만히 손안에 무전기를 바라보고 있다.
-인서트 -3부 41씬.
해영 : 만약에요.
수현 : (보는)
해영 : 만약에.. 과거에서 무전이 온다면.. 어떨 것 같아요?
-3부 68씬.
해영 : 우리 때문에.. 아니.. 나 때문에 죽은 거에요. 그 무전만 아니었으면../ 돌려놓을 겁니다! 아직.. 기회가 있다면..
-9부 12씬.
수현 : ...김윤정 사건.. 경기남부 사건, 한세규 사건. 니가 관심을 보이는 사건들은
왜 하나같이 이재한 선배님과 관련있는 사건들이지?
해영, 순간 말문 막히고, 수현은 그런 해영을 꿰뚫듯 바라본다.
해영 : (당황한 기색을 감추며) 그랬..어요? 난 몰랐는데..
-11부 54씬.
수현 : 너야말로 여기 왜 온거야? 이재한 선배한테 왜 그렇게 관심이 많은 거냐구?/
해영 : (보는) 진짜 이유를 대면 믿으실 겁니까? 나도 믿기 힘든 얘기를 형사님이 믿어줄 수 있겠어요?
-14부, 69씬. 인주병원 복도, 치치칙 울리는 무전기를 바라보는 수현의 귓가에 들려오는 재한의 목소리.
재한(소리) : 박해영 경위님.
-현재, 차 안으로 돌아오면,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혼란스러운 시선으로 무전기를 바라보는 수현.
씬/32 N, 과거, 서울청 형사과장실
범주, 손가락이 베인 듯, 따가운 듯한 얼굴. 밴드를 떼어서 손가락에 붙이고 있다.
책상위엔 ‘휴게소 약국’이란 상표가 찍힌 약국봉투.
그때, 쾅! 하고 열리는 문. 보면, 출입문 앞에 재한이 서 있다. 창백한 얼굴에 떨리는 눈빛.
인주에서 바로 올라온 듯, 옆구리쪽에는 여전히 피가 묻어있다.
재한 : (천천히 다가오며) 선우는.. 자살할 애가 아닙니다. 자살이 아니에요.
나한테 분명히 그렇게 말했어요. 인주 사건의 진범을 잡을 증거를 찾았다고..
-인서트 낮, 해영모의 집.
조심스럽게 현관 안으로 들어온 재한, 천천히 집 안을 둘러보다가 선우의 방 앞에 서는데 멈칫한다.
보면, 바닥에 까맣게 말라붙어있는 핏자국이다.
재한, 잠시 울컥 치미는 감정을 추스르고 조심스럽게 방 안으로 들어가 주변을 살핀다.
옷장, 서랍장, 책상 안 쪽 등 좁은 방안 곳곳을 빠짐없이 뒤져보지만 어디에도 붉은색 목도리는 보이지 않는다.
-다시 형사과장실로 돌아오면
재한 : 그런데 죽은 선우집을 아무리 찾아봐도 선우가 말한 빨간 목도리는 나오지 않았어요.
누군가.. 선우를 자살로 위장하고.. 그 증거를 가져간 겁니다. 그 증거가 있으면 절대로 안되는 사람이...
범주 : 무슨 얘긴지 모르겠지만, 그만하고 나가지. 보고할 사항이 있으면 절차 밟아서 정식으로 보고해.
재한 : 인주서에서 이상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인서트
-인주서 강력계 사무실. 순경을 붙잡고 묻고 있는 재한.
재한 : 박선우 변사사건 담당형사님 어딨습니까?
순경 : 지금, 자리에 안 계신데..
그때 사무실로 들어오던 관할형사1과 무심코 눈이 마주친다.
그런데 관할형사1, 뜻밖에 재한을 만나자 멈칫하며 어색하게 시선을 피한다.
재한,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관할형사1을 보면, 관할형사1, 못 본 척 재한을 지나쳐 가려는데,
재한이 재빨리 관할형사1의 앞을 막아선다. 관할형사1이 마지못해 재한 보면,
-인주서 건물 복도 일각
관할형사1, 거의 벽에 내몰리듯 서 있고, 그 앞에는 무섭게 굳은 표정의 재한이 서 있다.
관할형사1 : 나는 그냥 박선우가 이형사를 찾고 있다 그 말 밖에 안했어요. 걔가 자살한 건 나랑 상관없다니까요.
재한 : 누구한테 말했는데요.
관할형사1 : (잠시 망설이는)
재한 : 누구한테요!
관할형사1 : ...치수형님한테요.
-다시 형사과장실로 돌아오면 눈빛으로 범주를 바라보고 있는 재한.
재한 : ...안치수형사가 알았다면, 바로 당신한테 보고했겠지.
범주 : (차가워지는) 너 지금 제정신이야? 여기가 어딘지 알고, 함부로 입을 나불대.
재한 : ..과장님 내사가 종결된다면서요? 정황증거도 확실하고 증인도 있는데 무혐의로 종결이라..
저기 까마득하게 높으신 데서 이번에도 막아주셨나 봅니다. 누군가를 죽여가면서까지 충성한 사냥개를
다시 거둬주기로 한 모양이죠?
범주 : ..그만해. 봐주는 건 여기까지야.
재한 : 나도 여기까지야!
범주 : 이재한!!
재한 : 당신 절대 가만 안둬. 내가 꼭 잡아 쳐넣어 버릴 거야. 어떻게.. 그 어린 애를.. 그 어린 애한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
범주, 인터폰을 누르고.
범주 : 누구 없나? 여기 이 새끼 끌고 나가.
재한 : 벌써 형까지 살고 나온 애가 왜 그렇게 절박하게 무죄를 밝히려고 했는지 알아? 자기가 억울해서가 아냐!
부모님, 동생.. 사랑하는 가족들이 자기 때문에 뿔뿔이 흩어졌으니까! 무죄를 밝혀야만 다시 같이 모여 살 수 있으니까!
그때, 문 열리면서 들어서는 형사들. 범주가 눈짓하자, 재한을 끌고 나가기 시작한다.
재한 : 걘 믿은 거야! 잘못된 걸 바로 잡고 가족이 다시 모여 살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도와줄 수 있는 어른이 있을 거라고!!!
그런 애를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분노에 휩싸인 채 끌려나가는 재한. 그런 재한을 일말의 감정도 없이 차갑게 바라보는 범주.
씬/33 N, 과거, 재한의 방
연신 울리고 있는 핸드폰. 수현에게서 오는 전화지만 받지 않자 끊긴다.
그런 어두운 방 한 구석에 우두커니 앉은 재한. 두 눈은 붉게 충혈돼 있다.
-인서트
-14부 45씬.
선우(소리) : 다른 사람은 못 믿겠어요. 형사님께 직접 전해드리고 싶은데..
재한 : 알았어. 내가 금방 갈테니까, 집에서 꼼짝 말고 기다려.
-14부 71씬~73씬.
해영 : 형사님! 접니다. 형을 살려주세요/ 형사님 말씀처럼 우리 형은 누명을 쓴거예요.
그리고 2000년 2월 18일 죽습니다. 살해당해요!
-15부 22씬. 재한이 멈춰서서 보면, 해영모의 집 밖에 노란 폴리스라인이 쳐 져 있고 재한, 설마설마 하는 불안한 얼굴이다.
-15부 23씬. 선우의 시신을 끌어안고 서럽게 울고있는 해영모
-다시 재한의 방으로 돌아오면 죄책감과 자괴감에 빠진 재한, 고개를 떨구는데.. 순간, ‘치치칙’ 울리기 시작하는 무전기.
재한, 고개 들어 책상위에 놓여진 무전기를 바라본다. 주파수가 흔들리고 있고 노란색 불빛이 들어와 있다.
재한, 어떻게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막막하다... 죄책감에 가득한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뗀다.
재한 : ...경위님... 미안합니다.. 막지 못했어요.. 내가 잘못한 거에요. 바로 내려갔어야 했는데..
전화를 받고 바로 갔으면 경위님 형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내가 바보처럼.. 딴 데 정신이 팔려있었어요...
재한, 말하기 힘든 듯, 잠시 멈추다가.
재한 : 경위님.. 듣고 있습니까?
그때, 무전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수현(소리) : 선배님...
재한 놀라서 눈빛 굳으며 무전기를 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씬/34 N, 현재, 수현의 차 안
미미하게 떨리는 수현의 손에 들린 무전기.
수현, 믿기지 않는 듯, 떨리는 눈빛으로 무전기를 들고 있다.
수현 : ...정말... 선배님이에요?
씬/35 N, 과거, 재한의 방
재한, 무전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수현의 목소리를 믿기지 않는 듯.
재한 : 어떻게.. 니가.. 니가 왜..
씬/36 N, 현재, 수현의 차 안
믿기지 않지만.. 재한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오는 듯 눈가가 붉어지는 수현.
수현 : 선배님.. 정말 선배님 맞아요? 대답해 봐요. 진짜.. 선배님이에요?
씬/37 N, 과거, 재한의 방
울먹이는 수현의 목소리를 듣는 재한. 뭐라고 해야 하는건지, 머리가 새하얀 듯, 그저 무전기를 바라보는데..
다시 들려오는 수현의 목소리.
수현(소리) : 15년이나... 기다렸어요.
씬/38 N, 현재, 수현의 차 안
수현 : 그랬는데 결국.. 죽어서 돌아왔어요... 15년을 기다렸는데.. 선배님.. 죽는다구요.
씬/39 N, 과거, 재한의 방
재한, 수현의 얘기에 멈칫하는..
씬/40 N, 현재, 수현의 차 안
수현 : (감정이 북받치는) 뭐라고 얘기 좀 해봐요. 나한테 할 말이 있다고 했잖아요. 나한테 기다리라고 그랬잖아요.
그래서.. 얼마나 기다렸는데.. 그러니까, 뭐라도.. 무슨 얘기라도.. 해봐요.
씬/41 N, 과거, 재한의 방
무전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수현의 목소리를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듣던 재한. 최대한 감정을 추스르며.
재한 : ..박해영 경위님은? 경위님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거야?
씬/42 N, 현재, 수현의 차 안
수현 :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선배님. 8월 3일 선일정신병원이에요. 거기 가면 안되요. 내 말 듣고 있는 거죠? 거기에 가면..
하는데, 툭 끊어지는 무전. 보면 무전기가 꺼져 있다.
수현, 떨리는 눈빛으로 무전기의 송신버튼을 마구 누르며.
수현 : 선배님... 선배님!
하지만, 꺼진 무전기는 잠잠할 뿐이다.
수현.. 혼란스러운 시선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결심이 선 듯, 차를 출발시킨다.
씬/43 N, 과거, 재한의 방
재한, 역시 혼란스러운 시선으로 무전기를 바라본다.
수현(소리) : ...그랬는데 결국.. 죽어서 돌아왔어요... 15년을 기다렸는데.. 선배님.. 죽는다구요.
재한, 자신이 죽는다는 소리에 눈빛이 떨려오는 그러다가 수첩을 펴서 메모를 하기 시작한다.
‘8월 3일, 선일정신병원’이라고 적는다.
씬/44 D, 과거, 수현의 방
출근 준비를 하는 듯 씻고 온 듯, 수건을 두르고 재한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 수현. 하지만,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는다.
답답한 얼굴로 전화기 내려놓는 수현.
수현 : ...도대체 어딜 가신거야..
그때, 샌드위치 담긴 쟁반 들고 들어서는 수민.
수민 : 이것 좀 먹고 가.
수현 : 됐어. 바빠.
수현, 대충 머리털고 윗옷 입으려고 하면, 화장대에 앉히는 수민.
수민 : (샌드위치 한입 넣어주며) 그 다음엔 어떻게 됐어?
수현 : 뭐가..
수민 : 고백했다면서?
수현 : (무안하고) ..무슨..
수민 : 얘기 좀 해봐.
수현 : 내가 뭐 연애하러 다니니? 범인 잡기도 바빠 죽겠는데..
수민, 그런 수현 보다가.
수민 : 아이고.. 우리 언니 얼굴 봐봐라. 딱 봐도 차일 얼굴이네. 언니, 로션은 발러?
수현 : 이게 빠져가지구, 야, 강력계 형사가 무슨 로션이야.
수민 : 강력계 형사는 숨 안 쉬어? 심장은 안 뛰고? 범인한테는 몰라도 그 사람한테는 이뻐 보이고 싶을꺼 아냐.
수현 : (수민 밀쳐내며) 됐으니까 나가라고!
수민을 방 밖으로 내보낸 수현, 겉옷 들고 나가려다가 화장대에 비친 자기 얼굴을 문득 확인한다.
정말 자기가 그렇게 여성성이 떨어졌나.. 화장대에 앉아 잠시 화장품들을 보다가 로션을 꺼내 한번 얼굴에 발라보다가.. 한숨.
수현 : 이런다고.. 좋아해 줄 사람이 아닌데.. 내가..미쳤나보다..
씬/45 D, 과거, 형기대 사무실
형사들, 모여서 재한 얘기를 하는 듯, 쑥덕거리고 있는데 출근하는 수현.
수현 : 좋은 아침입니다.
수현을 바라보는 형사들.
수현, 눈치 못 채고 자기 책상으로 가는데.. 책상 위에 포장지로 감싸여진 상자가 놓여져 있다.
뭐지? 보다가 뜯어보는데, 케이스가 나오고.. 케이스 열어보면 시계다.
수현, 설마.. 하는 얼굴로 고개 들어 재한쪽 책상 보는데 책상이 깨끗하게 비워져 있다.
수현 : (놀라서) 뭐에요.. 재한 선배님.. 어디 갔어요?
형사들, 난감한 얼굴로 있다가.
형사1 : ...너한테도 얘기 안 했냐? 하여간 정내미 떨어지는 놈.
수현 : (보는)
형사1 : 이재한 전근 간댄다. 일선서로 자원했대.
잠시 멍하던 수현, 한손에 케이스 들고 파다닥 뛰쳐나간다.
씬/46 D, 과거, 형기대 건물 주차장
케이스 들고 뛰어나오는 수현, 서운한 마음에 붉어진 눈가로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데
저 앞쪽에 짐이 든 박스를 들고 차로 걸어가고 있는 재한을 발견하고.
수현 : 선배님!
재한, 멈춰서는.. 그런 재한에게 화난 얼굴로 다가와 앞에 서는 수현.
수현 : (시계 케이스 들어 보여주며) 이거, 선배님이 놓고 가신거죠?
재한 : ...
수현 : (자기 맘을 몰라주는 재한이 원망스런 시선) 누가.. 이런 거 달라 그랬어요? 누가.. 이런거 달라 그랬냐구요..
재한 : (보다가) 필요 없으면 버리던가.
수현, 눈빛 더욱 떨려온다. 재한 돌아서서 다시 걸어가고..
수현, 감정이 북받치는 듯, 멀어지는 재한을 향해 시계케이스를 던져버린다. 그 소리에 멈춰서는 재한.
수현, 그런 재한을 원망스럽게 보다가 돌아서서 건물을 향해 걷는다.
재한, 돌아서서 바닥에 떨어진 시계케이스를 보다가.. 짐을 바닥에 놓고 케이스를 들어서 멀어지는 수현에게 다가와
억지로 수현의 손에 시계케이스를 쥐어주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수현의 눈을 보다가.
재한 : 범인 눈앞에 있다고 앞뒤 안 가리고 덤비지 마. 칼 든 놈은 꼭 피해. 나중에 잡으면 돼.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재한, 가만히 수현을 보다가 다시 돌아서서 멀어지려는데, 그런 재한의 팔을 붙잡는 수현.
수현 : 선배님.. 그때.. 제가 한 말..
재한, 돌아서서 수현을 보다가 자기 팔을 잡고 끄는 수현의 손을 잡고 치우려는 듯 하다가 잠시 그 손을 잡는다.
수현, 멈칫해서 보는데.. 잠시 수현의 손을 잡고 있다가 그 손을 놓는 재한.
재한 : 형사는.. 한 눈 팔면 안되는 직업이다.
재한, 수현 한번 보고는 다시 뒤돌아서 걸어가서 바닥에 놓은 짐들고 다시 멀어진다.
그런 재한을 원망스러운 시선으로 보던 수현, 천천히 케이스를 바라본다.
씬/47 N, 현재, 광수대 건물 외경
씬/48 N, 광수대 유치장
밤, 불이 꺼진 어두운 유치장 벽면에 고개를 숙이고 기대어 앉아있는 해영.
형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여전히 눈빛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다.
그때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 보면, 수현이다. 그 옆으로 난감한 얼굴로 안절부절 못하면서 따라오는 의경.
해영이 갇힌 유치장 철문앞에 멈춰서는 수현.
수현 : 열어.
의경 : 담당형사님 허락이 있으셔야..
수현 : 잠시면 되. 단 둘이 할 얘기가 있어.
의경, 굳은 수현의 얼굴 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철창문을 열고 뚜벅뚜벅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수현.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다가.
의경 : 너무 오래는 곤란합니다.
하고는 멀어지는 의경.
인기척에도 멍하니 앉아있을 뿐인 해영을 바라보던 수현.
수현 : (혼란스러운 감정을 추스르며)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살릴 수 있어?
해영, 말없이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앉아있는.
수현, 그런 해영을 보다가 뚜벅뚜벅 다가가, 앞에 앉아 해영의 어깨를 잡아 자신을 보게 만든다.
수현 : 박해영 날봐.
해영 : ...
수현 : 난 아직도 믿기지 않아. 그 무전도 니가 한 얘기도 다 믿기지 않지만.. 그 목소리는.. 분명히 이재한 선배님이었어.
해영 : ...
수현 : 그때 그랬지. 죽었던 사람을 살렸다고..
해영 : ...
수현 : 그러니까.. 선배님도.. 살릴 수 있어? 대답해.
해영 : .... 얘기했잖아요. 무전으로 누군가를 살리는 건.. 위험해요.
수현 : 모든 걸 되돌릴 수 있다면.. 살릴 수 있다면.. 단 1퍼센트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모든 게 엉망이 되더라도 난 그렇게 할 거야. 그러니까 대답해줘. 도대체 어떻게 하면 선배님을 살릴 수 있어?
해영 : ...난.. 이제..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내가 원한 건.. 진실을 밝히는 거였어요. 그런데.. 아무것도 제대로 된 게 없어요.
이재한 형사님도.. 안치수 계장님도 죽었습니다.. 형이 죽는 것도 막지 못했고
나도..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여기 갇혀 있어요.
수현 : (보는)
해영 : 무전으로 살린 사람들.. 바뀌어진 사건들도.. 모두 잘한 건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또 다시 무전으로 과거를 바꾸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요.
수현 : 아니.. 벌써 과거는 바뀌었을 수 있어. 선배님한테 얘기했어. 8월 3일 선일정신병원에 가지 말라고..
해영 : (멈칫해서 보다가) 아뇨.. 형사님은 알면서도 거길 갔어요. 그 장소에 단서가 있을 꺼라고 생각하고 거길 간거에요.
-인서트
-1부, 24씬 무전을 하고 있는 재한.
재한 : (무전기에 대고) 당신이 얘기한 한정동 선일정신병원입니다. 건물 뒤편 맨홀에 목을 맨 시신이 있어요.
-1부, 26씬. 재한의 뒤쪽으로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슥 지나가고.. 재한 뒤를 휙 돌아보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재한 : 왜.. 나한테 여길 오지 말라고 한 거죠?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겁니까?
-다시 유치장으로 돌아오면 혼란스러운 시선으로 해영을 바라보는 수현.
수현 : 장소가 아니라면.. 왜 어떻게 죽게 됐는지 알아내야해.
해영 : (보면)
수현 : 김성범이야.
해영 : (보는)
수현 : 김성범 별장에 선배님 시신이 묻혀있었어. 김성범은 선배님이 어떻게 왜 죽었는지 알고 있겠지. 계장님 사건도 마찬가지고..
김성범을 찾으면 니 누명도 벗기고.. 선배님을 살릴 수 있는 방법도 알 수 있을 꺼야. 난.. 선배님도.. 너도 포기 안해.
씬/49 D, 장기미제 전담팀
쾅! 쾅! 해영의 책상 서랍과 캐비넷이 거칠게 열리고 그 안을 막무가내로 뒤지고 있는 광수대 형사들.
압수당하는 컴퓨터 본체 실려나가고 책상 위와 바닥에는 온갖 서류와 파일철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수현, 계철, 헌기는 한 쪽에 비켜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해영의 옆 수현의 책상까지 손대려는 형사1.
계철 : 어허.. 여기는 아니지. 차수현 형사꺼까지 영장 받아오던지..
좋지 않은 눈빛으로 계철 바라보는 형사1. 그런 형사1의 뒤에서 그만하라는 듯 어깨 치는 문형사.
계철 : 이제 그만 하지. 뒤질만큼 뒤졌잖아.
문형사, 그런 계철은 무시하고 수현에게 저벅저벅 다가가서.
문형사 : 그때, 인주병원은 왜 간거야? 박해영하고 같이 내려간거야?
계철 : 문형사 너 한글 못 읽냐?
문형사, 계철을 보면, 계철이 천장에 매달린 ‘장기미제사건 전담팀’ 팻말을 가리키고 있다.
계철 : 장기미제사건전담팀. 여기 미제사건 수사하는 팀이야. 그래서 우리팀이 인주사건 재수사하던 거라고.
문형사 : 인주사건은 미제 사건이 아닐텐데..
헌기 : 범인이 잡혔지만, 진범이 따로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있으면 그것도 미제사건 아닙니까?
문형사님 보기보다 생각의 영역이 좁으시네.
문형사, 못마땅하게 바라보면 계철과 헌기도 전혀 물러서지 않고 본다.
문형사, 그런 형사들 보다가 수현을 보다가 뒤돌아서 나가고.. 광수대 형사들, 그 뒤를 따라 나간다.
계철 : (분한) 아우. 저 씨..
씬/50 D, 카페
테이블에 둘러앉아 대화 중인 수현, 계철, 헌기.
계철 : 이거 아무래도 냄새가 이상해. 지금 박해영이 체포된 상황이 2000년 인주때랑 너무 비슷하지 않아?
수현/헌기 : (보는)
계철 : 직접 증거는 없고 죄다 목격진술 뿐인데 하나같이 너무 딱딱 들어맞아.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목격자가 우르르 나타났잖아.
꼭 다 짜 놓은 판 같다니까.
헌기 : 살해수법도 박경위랑 안맞아요. 박경위가 일격에 사람을 죽일만큼 칼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
계철 : 그리고 그 중요한 흉기를 현장 근처에 방치했다는 게 말이 돼? 솔직히 박해영이 그 정도로 하수는 아니지.
수현 : 범인으로 의심가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어.
계철 : 누군데.
수현 : 김성범.
헌기 : 김성범이면...예전에 박경위가 계장님 뒷조사한다고 진술했던 사람 아닙니까?
수현 : 맞아. 그 김성범이 계장님이 돌아가시던 날 인주에 있었어.
-인서트
-11부. 102씬 늦은 밤, 인주고등학교를 향해 달리던 해영의 차.
반대 차선에서 스치듯 지나가던 하얀색 자동차의 룸미러에 달린 동물 털로 만들어진 악세사리.
-12부 51씬. 성범이 탄 차를 보는 해영. 순간 멈칫한다. 성범의 차 앞 룸미러에 달려진 하얀 동물 털로 만들어진 악세서리.
-현재, 카페로 돌아와서.
계철 : 진짜야?
수현 : 박해영이 직접 목격한거야.
헌기 : 그럼 광수대에 얘기해야죠.
수현 : 광수대는 박해영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박해영 증언을 들어주겠어?
계철 : 아, 진짜.. 그놈의 새끼들. 앞뒤로 꽉꽉 막혀가지구..
헌기 : 그 뿐만이 아냐. 김성범 소유의 별장에서...15년 전에 실종됐던 형사의 백골사체가 발견됐어.
계철 : 형사? 형사까지 죽였다구?
수현 : 사체로 발견된 형사 이름은.. 이재한. 99년도에 계장님과 함께 인주사건을 수사했었어.
계철, 헌기 뭔가 감이온다는 듯 서로 마주보는.
헌기 : 이거 봐요. 인주사건 이거 분명히 뭐가 더 있는겁니다.
수현 : 그 사건 이후 김성범은 잠수를 탔어. 김성범은 범죄에 익숙한 인물이야. 밀항을 시도할 수도 있어.
그 전에 김성범을 찾아내야 해. 직장인 나이트클럽과 집 주변 CCTV, 통화내역, 신용카드, 계좌내역, 전과기록
찾을 수 있는건 다 찾아봐.
씬/51 D, 유치장 접견실
여전히 표정이 혼란스러운 해영과 마주앉아 있는 수현. 테이블 위에 주소들이 적힌 리스트가 놓여져 있다.
수현 : 김계철 선배가 밝혀낸 김성범이 있을만한 후보지역들이야.
모텔이나 여인숙은 씨씨티브이 때문에 발각위험이 높으니 배제했고, 김성범 지인들이 소유한 오피스텔 위주로 뽑았어.
해영 : ...너무 방대합니다. 김성범 프로파일링을 한다고 해도, 도주를 하는 과정에서는 입맛에 맞는 주거지를 선택하기 힘들어요.
이번엔 내가 도움이 되기 힘들꺼에요.
수현 : 박해영. 정신차려. 김성범 빨리 찾아야 해.
해영 : (보면)
수현 : 우리 말고, 김성범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있어.
해영, 멈칫해서 보면.
-인서트
차 안, 수현에게 지인들의 오피스텔 주소리스트를 건네주는 계철.
수현, 리스트를 살펴보는데..
계철 : 그런데 차형사. 이상한 점이 있어.
수현 : (보면)
계철 : 김성범 지인들한테 얘기를 들어보니까, 나 말고 먼저 김성범을 찾아다닌 사람들이 있더라구.
수현 : (멈칫) 광수대 형사들 아냐?
계철 : 인상착의를 물어봤는데 경찰쪽은 아니였어. 게다가 그 사람들 우리보다 한발 먼저 움직이고 있어.
-다시 유치장 접견실로 돌아오면
수현 : 김범주 국장이야.
해영 : (보는) 김범주 국장이요? 김성범을 빼돌린 게 김범주 국장일텐데.. 왜...
수현 : 김성범을 빼돌린 건 김범국 국장이었겠지만, 김성범은 곧바로 잠적했을 꺼야. 지금 김성범한테 제일 위험한 사람은
김범주국장이니까.. 이재한 선배님의 시신이 발견된 건 두 사람의 계획에 없었던 일이야.
경찰 시신이 발견됐는데 희생양이 필요하겠지. 게다가 김성범은 김범주 국장의 비리를 가장 잘 알고있는 증인이야.
경찰한테 잡히기 전에 제거하려고 들 거야.
씬/52 D, 수사국장실
핸드폰으로 통화중인 범주.
범주 : 어떻게 됐어?
씬/53 D, 거리일각
오피스텔 건물을 빠져나오면서 통화중인 남자. (8부, 남자 간호사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남자 : 숨어 있을 만한 곳들을 계속 수색중인데,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범주(소리) : ...경찰들이 찾기 전에, 먼저 찾아야 해.
남자 : 알겠습니다.
씬/54 D, 또 다른 거리일각
차들이 지나다니는 거리 한켠에 설치된 공중전화 손잡이를 드는 손. 빠지면 모자를 푹 눌러쓴 불안한 얼굴의 성범이다.
어디론가 전화를 걸지만, ‘고객 전화기의 전원이 꺼져 있사오니...’
더욱 초조한 눈빛이 되는 성범. 전화기를 내려놓고 멀어지는 성범.
화면, 성범이 사용하던 공중전화기의 고유번호를 비춘다. ‘031-700-8990’
씬/55 D, 유치장 접견실
51씬에 이어지는 수현과 해영.
수현 : 김범주 국장이 우리보다 먼저 김성범을 찾으면.. 선배님이 왜 죽었는지, 계장님을 누가 죽였는지 알고 있는
유일한 증인이 사라지는 거야. 김범주 국장보다 우리가 먼저 찾아야 해. 시간이 없어..
해영, 수현의 얘기에 최대한 집중하자.. 주소리스트를 보다가.
해영 : 그나마 확률이 높은 지역은 없나요?
수현 : 김성범이 어렸을 때부터 살았던 00구, 어머니집이 있었던 경기도 00시가 가장 유력하긴 한데..
해영 : (멈칫하는) 경기도 00시...
수현 : 왜?
멈칫하는 해영의 뇌리를 스치는 전화번호.
-인서트
-13부, 56씬, 울리는 해영의 핸드폰. 번호는 031- 700-8990
-14부, 20씬. 역시 똑같은 번호로 울리던 해영의 핸드폰.
-다시 유치장 접견실로 돌아오면 서서히 눈빛에 침착함이 돌아오는 해영.
해영 : 현재 김성범은 경찰에게도 쫓기고 김범주국장에게도 쫓기고 있어요. 사면초가죠. 밀항루트도 다 막혔을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까요?
수현 :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을 찾아가겠지.
해영 : 맞아요. 경찰 중에서도 김범주 국장과 절대 손잡지 않을 만한 경찰.
김범주 국장의 비리를 밝히려고 했던 경찰에게 연락하려고 하겠죠. 바로.. 나같은..
수현, 해영을 보는..
씬/56 N, 유치장 보관실
작은 창고같은 공간. 벽면에 사물함 몇칸이 설치돼 있고,
그 앞에서 난감한 얼굴로 머뭇거리고 있는 의경과 그 옆에서 고압적인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수현.
의경 : 접견이야 어쩔 수 없지만, 핸드폰 사용은 정말 곤란합니다.
수현 : 통화를 하겠다는 게 아냐. 잠시만 확인할 게 있어서 그래.
의경 : 그래도..
수현 : 계장님, 진범을 잡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저 안에 있어. 지금 꼭 확인해 봐야해.
수현의 눈빛을 보던 의경. 어절 수 없다는 듯 사물함을 연다.
열린 사물함 안, 박선우 수사자료와 핸드폰, 차키 등 압수된 해영의 물건들 중 핸드폰을 바라보는 수현.
씬/57 N, 유치장 접견실
수현이 갖고 온 핸드폰 전원을 켜는 해영. 전원이 들어오고 밝아지는 액정화면 비추면, 부재중 전화가 세통이나 와 있다.
통화목록 터치하면 부재중 전화 모두 ‘031-700-8990’ 번호다. 시선 마주치는 해영과 수현.
그리고 다시 초기화면으로 돌아오는데, 해영, 멈칫하는 음성메세지가 들어와 있다.
다급히 음성메세지를 듣는 해영.
성범(소리) : 나 김성범이야.
음성메세지를 듣고 눈빛 멈칫하는 해영, 수현과 시선 마주친다.
씬/58 D, 광수대 건물 외경
씬/59 D, 유치장
아침. 유치장에 가만히 앉아있는 해영.
그때, 유치장 철창문 열리면서 들어서는 강형사.
강형사 : 나와. 영장실질심사 하러 법원으로 이동한다.
일어나는 해영. 그런 해영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 강형사.
씬/60 D, 광수대 건물 앞
수갑을 찬 양손을 수건으로 가린 해영.
강형사, 형사1과 함께 건물을 나서서 대기하고 있던 기동차량에 올라탄다.
씬/61 D, 거리일각/ 차 안
거리를 달리는 기동차량. 뒷좌석에 형사1, 중간에 수갑을 찬 해영, 그 옆에 강형사가 앉아있다.
흔들리는 차 안, 전면을 바라보는 해영의 얼굴위로.
-인서트.
-57씬에 이어지는.. 핸드폰 스피커로 성범의 음성메세지를 확인하고 있는 수현과 해영.
성범(소리) : 김범주를 한방에 보낼 증거를 알고 있어. 다른 경찰은 믿을 수 없어. 박해영, 너 혼자 나와.
시간은 0월 0일. 시간은 밤 열 한시. 00쇼핑몰 지하주차장이다.
수현, 일어서며.
수현 : 전담팀하고 내가 가서 김성범을 체포할게.
해영 : 김성범은 범죄에 빠삭한 인간입니다. 내가 나오는지, 아닌지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을 꺼에요.
만약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온다면.. 이제 나한테도 연락을 끊어버릴 수도 있어요.
수현 : (답답한 얼굴이 되는데..)
해영 : 방법은.. 하나 뿐입니다.
그런 해영을 바라보는 수현.
-다시 이동 중인 기동차량으로 돌아오면 해영의 우측에 앉은 형사1,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고.. 강형사는 핸드폰으로 통화중이다.
그 사이에 앉은 해영의 수건으로 덮혀진 손을 비추는 화면. 주머니안에 숨기고 있던 수갑열쇠로 은밀하게 수갑을 따기 시작한다.
우측으로 커브를 틀기 시작하는 기동차량.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해영, 순간 형사1을 밀어젖히고 차문을 연다. 놀라서 해영을 바라보는 강형사.
그러나 만류할 새도 없이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는 해영.
씬/62 D, 거리일각
뛰어내려 나뒹구는 해영. 아픔이 몰려오지만, 참고 몸을 추스르는데
바로 앞에서 끼이익 급정거를 하는 기동차량에서 뛰어내리는 강형사와 형사1.
해영, 아픔을 참고 절룩거리며 사잇길로 도주하기 시작한다. 그런 해영의 뒤를 쫓기 시작하는 강형사.
다급한 얼굴로 도주하는 해영의 얼굴에서.
-인서트
-접견실. 해영에게 수갑열쇠를 내미는 수현.
수현 : 너 혼자는 안돼.
해영 : 아뇨. 형사님까지 이 일에 끼어들일 순 없어요.
수현 : 김성범만 체포하면, 니 혐의를 벗길 수 있어.
해영 : 안됩니다.
-다시 거리로 돌아오면 사잇길을 지나 코너를 도는 해영. 마치 약속이 돼 있던 듯, 세워져 있는 자동차. 조수석문이 열려져 있다.
그런 조수석문으로 빠르게 올라타는 해영. 올라타자 마자 빠르게 출발하는 자동차.
뒤늦게 쫓아온 강형사와 형사1, 그런 차량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급히 핸드폰으로 연락한다.
강형사 : 박해영 도주했어. 차량번호 00오에 0000. 빨리 위치추적 해!
씬/63 D, 수현의 차 안
운전을 하는 수현, 여기저기 생채기가 난 해영에게.
수현 : 걸을 수 있겠어? 이 차론 오래 못가. 조금만 가다 택시로 갈아타야 해.
해영 : 괜찮습니다. (하다 수현 보는) 차형사님이야말로 괜찮겠어요? 광수대가 발칵 뒤집어졌을 겁니다.
수현 : 상관없어.
더욱 악셀을 밟는 수현.
수현 : 빨리 김성범을 만나야 해. 만나서 선배님이 어떻게 왜 죽었는지.. 뭘 바꿔야 선배님이 살 수 있는지.. 알아내야 해.
초조한 수현의 눈빛에서.
(소리) : 진양서 강력1팀, 이재한 형사님!
씬/64 D, 과거, 진양서 강력계 사무실
보면, 우체국 직원이 서류봉투를 들고 오가는 형사들 사이로 재한을 찾고 있다.
직원 : 이재한 형사님 안계십니까?
그때, 책상에 앉아서 서류정리 중인 듯 보이는 ‘KOREA'글씨가 박혀진 반팔티셔츠를 입은 재한,
뒤돌아서 손들고 일어나서 다가오며.
재한 : 나에요.
직원 다가와서 서류봉투를 건넨다.
직원 : 등기왔습니다. 본인 맞으시죠?
재한, 서류봉투를 가만히 바라본다.
겉면에 적혀진 영어. 미국 법의학사무소에서 재한 앞으로 보낸 서류다. (겉면 법의학 사무소 이름 등은 추후 보강하겠습니다)
그런 재한의 모습에서 벽면에 붙은 달력 비추면 2000년, 7월 29일이다.
씬/65 D, 과거, 진양서 건물 복도
비가 쏟아지고 있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한 손에는 서류봉투를 들고 통화중인 재한.
재한 : 오재선 검사님. 이재한입니다. 증거.. 확보됐습니다. 예. 서울청 김범주 형사과장이 저지른 살인사건을 입증할 증겁니다.
(사이) 알겠습니다. 한시간 후에 사무실로 가겠습니다.
핸드폰을 끊는 재한. 서류봉투를 내려보다가 안의 내용물을 꺼내본다.
빨간 목도리가 찍힌 사진. 빨간 목도리에서 검출된 혈액성분들과 디엔에이 검사결과지.
보다가.. 다시 우편물을 봉투안에 넣고 사무실로 향한다.
씬/66 D, 과거, 진양서 강력계 사무실
사무실로 들어서는 재한. 자기 자리로 다가와서 겉옷과 차키 챙기면서 옆 책상의 형사1에게.
재한 : 나 좀 나갔다 올게. 무슨 일 생기면 불러라.
하고 나가려는데, ‘쾅!’ 소리와 함께 사색이되서 뛰어드는 형사2.
사무실의 형사들, 뭔일인가 싶어 바라보는데..
형사2 : 애가 사라졌어!
재한을 비롯한 형사들, 불길한 얼굴로 형사2를 바라본다.
형사2 : 유괴사건이야! 진양초등학교에서 김윤정이란 여자애가 납치됐대!
재한, 얼굴 굳고.. 자리에 앉아있던 형사1, 쾅 일어서며.
형사1 : (다른 형사들에게) 뭐해? 반장님한테 연락하고, 진양초등학교 연락해봐.
(형사2에게) 신고 전화 내용 다시 한번 확인해서, 언제 어디서 납치됐는지 알아봐.
굳은 얼굴로 일어서서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형사들. 쾅, 문 열리면서 뛰어나가는 형사.
전화기 붙잡고 반장에게 연락하는 형사. 진양초등학교에 연락하는 형사 등,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하는 사무실.
재한, 겉옷과 우편물 봉투를 들고 갈등되는 듯 서 있다가 서류봉투 서랍안에 쾅 집어넣고 겉옷 집어던진 뒤, 동료에게 다가가서.
재한 : 가서 신고전화 확인해. 초등학교 쪽은 내가 맡을께.
긴장된 얼굴로 전화기를 붙잡는 재한과 다급히 오가는 형사들의 긴장된 모습에서.
씬/67 N, 현재, 지하주차장
손목시계를 확인하는 해영. 정각 11시다.
인적도 거의 없는 지하주차장안으로 걸어들어오는 해영. 주변을 두리번 거리면서 성범을 찾는다. 하지만, 주변은 조용하기만 하다.
긴장된 시선으로 주변을 훑어보는 해영.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땅’하는 뭔가 떨어지는 소리. 그쪽을 휙 쳐다보는 해영. 비상구쪽 문이 서서히 닫히고 있다.
해영, 빠른 걸음으로 비상구쪽으로 향하는데..
비상구 옆쪽에 세워진 트럭에서 빠르게 튀어나오는 성범의 그림자. 해영의 어깨를 잡아챈 뒤, 트럭 안쪽으로 끌고 간다.
긴장한 눈빛의 성범. 해영을 보며.
성범 : 혼자 온 거 맞아?
해영 : 증거는요? 김범주 국장의 범죄를 밝힐 수 있는 증거가 뭡니까?
성범 : 혼자 온 거 맞냐구!
해영 : 증거가 뭔지 먼저 얘기해요!
성범 : 무슨 증거겠어. 뇌물, 횡령, 배임.. 모두 공소시효가 지났어.
해영 : ...(눈빛 굳으며) 공소시효가 풀린 죄목.. 살인.. 살인사건이야?
그때, 트럭 옆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수현(소리) : 손들어.
보면, 트럭 옆쪽에서 권총을 조준하며 다가오고 있는 수현이다.
성범, 낯빛 변하면서 도주를 시작하고.. 도주를 막으려는 해영과 몸싸움이 붙기 시작하다가 결국 뿌리치고 도주하는 성범.
주차장 차량들 사이에서 잡을 듯 잡을 듯 도주하던 성범을 결국 붙잡아 제압하고는 수갑을 채우는 해영.
성범 : 혼자 오라고 했잖아! 미쳤어!
해영 : 걱정말아요. 저 형사는 믿을 수 있어요.
성범 : 믿고 안 믿고가 문제가 아냐. 김범주가 어떤 인간인지 넌 몰라! 분명히 꼬리가 붙었을꺼야.
수현, 성범의 얘기는 들리지도 않는지, 다가와서 제압당한 성범의 어깨를 잡고 눈을 마주치며.
수현 : 이재한 형사. 기억하지?
성범 : (멈칫하지만) 난 그런 사람 몰라.
수현 : 2000년! 선일 정신 병원!
성범 : 모른다구!
수현 : (다그치는) 당신이 소유한 별장에 그 형사 시체가 묻혀 있었어! 왜! 도대체 왜 죽인 거야!
성범 : 지가 죽을려고 발악한거야! 가만히 있었다면 아무 일 없었을텐데 지가 깝치다가 개죽음 당한 거라구.
씬/68 D, 과거, 진양서 강력계 사무실
긴장된 얼굴로 모여있는 재한을 비롯한 강력계 형사들.
그 앞쪽으로 천천히 들어서는 발. 범주와 치수를 비롯한 서울청 형사 서너명이다.
범주를 소개하는 반장.
반장 : 김윤정 유괴사건을 지원하러 서울청에서 김범주 형사과장님이 직접 내려오셨다.
이제부터 이 수사 지휘는 과장님이 하실 꺼다.
서로 시선 마주치는 재한과 범주. 서로를 바라보는데..
울리는 전화. 바로 전화를 받는 형사1.
형사1 : 협박편지가 왔대요. 화은동 카페 피렌체로 돈 오천을 가지고 오라고 했답니다.
범주 : (시선, 재한을 보면서) 관할서 강력팀은 현장 출동해서 수상한 사람은 없는지, 지켜보고 서울청 팀은 손님으로 잠입한다.
다들 출동해.
출동준비를 하는 형사들.
재한, 그런 형사들 사이, 차가운 눈빛으로 범주를 보다가 사무실을 뛰어나간다.
씬/69 D, 과거, 카페
1부 9씬, 몽타쥬. 카페로 출동해서 주인과 손님들을 조사하고 있는 치수, 재한.
과학감식팀 인원들, 카페 안을 샅샅이 뒤지는.. 감식팀들, 문고리, 카페 테이블 등에서 지문을 채취하고 있고..
씬/70 D, 과거, 진양서 강력계 사무실
다들 출동해서 아무도 없는 사무실. 재한의 책상으로 천천히 다가가는 그림자. 범주다.
책상위를 한번 훑어보다가 서랍들을 하나씩 열어보다가 서랍안에서 예의 우편물 봉투를 발견하고 멈칫한다.
범주, 눈빛 차가워진다.
씬/71 N, 현재, 지하주차장
성범을 떨리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해영.
해영 : ...박선우 변사사건... 그 사건입니까?
성범 : ..맞아. 자기랑 아무 상관도 없는 애였는데.. 가만히 모른척만 했으면 됐는데, 그걸 밝히겠다구 미친놈처럼 수사를 했어.
씬/72 N, 과거, 몽타쥬(성범의 회상 느낌으로 거칠게 보여지는)
-폐창고. 이마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재한. 그 앞에 서 있는 성범, 치수.
그리고 천천히 재한의 앞으로 걸어나오는 범주.
범주 : 이 사실을 오재선 검사 말고 다른 사람도 알고 있나?
재한 : (떨리는 눈빛으로 보는)
범주 : 오검사가 알고 있는 걸 내가 어떻게 알고 있냐구? (피식 웃는) 어차피 세상이 그래. 다들 한통속인걸 아직도 몰랐어?
재한 : (분노로 떨려오는)
범주 :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포기해. 모든 걸 포기한다고 약속하면 여기서 그만두지. 나도 현직경찰을 죽이고 싶진 않아.
재한, 분노에 찬 괴성을 지르면서 범주에게 달려들다가 성범과 몸싸움.
그러다가 보면, 가슴에 칼을 맞은 듯, 피를 흘리기 시작한다.
-야산 일각
2부 35씬의 야산과 이어지는..
몸싸움을 벌이고 도주한 듯, 야산을 달리다가 구르는 재한. 거친숨을 몰아쉬는데.. 울리는 무전기.
-야산 일각
재한, 무전기를 바라보다가 눈빛 서서히 가라앉는다.
재한 : 박해영 경위님... 나는 이게 마지막 무전일 것 같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과거는 바뀔 수 있습니다.
그때, 재한 뒤쪽에서 들려오는 발자국소리를 듣는다.
무전기를 아래로 내리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는데, 치수가 떨리는 시선으로 재한을 바라보고 있다.
재한을 바라보다가 ‘탕!’ 방아쇠를 당기는 치수.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성범. 피식 웃다가 몸싸움 중에 손에 묻은 피를 손수건을 꺼내서 닦는데, 시계에도 피가 묻었다.
피를 닦다가 보여지는 손목시계의 시계바늘. 11시 23분이다.
피를 흘리면서 죽어가는 재한의 눈빛.
재한 : ...포기하지.. 말아요..
씬/73 N, 현재, 지하주차장
성범을 바라보는 해영의 눈빛 떨려온다.
성범 : ...분명히 살 기회가 있었어. 그런데 그걸 지발로 차버린 거야.
그런 성범을 바라보다가 뒷걸음질을 치는 해영.
해영 :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인서트
-11부, 31씬 차안에서 재한이와 무전을 하던 해영.
해영 : 미제사건은 누군가가 포기하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형사님이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11부, 67씬.
해영 : 형사님한테.. 부탁이 있습니다. 그때 1999년 인주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게 그 사건의 진실을 말씀해 주세요.
제게..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14부, 71~75씬.
재한과 무전하던 해영.
해영 : 형사님! 접니다. 형을 살려주세요/ 형사님 말씀처럼 우리 형은 누명을 쓴거예요.
그리고 2000년 2월 18일 죽습니다. 살해당해요!
-다시 현재, 지하주차장으로 돌아오면 충격으로 떨리는 해영의 눈빛. 뒤로 비틀 물러선다.
해영 : 다들.. 외면했다고 생각했는데.. 혼자..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거에요.. 그러다.. 나 때문에.. 형사님이 나 때문에 죽었어요.
수현 : (충격을 받은 해영을 보는) 박해영, 정신차려.
순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벌떡 일어나서 도주하기 시작하는 성범. 놀라서 그 뒤를 쫓기 시작하는 수현.
해영, 역시 정신을 차리고 그 뒤를 쫓는데, ‘부앙’ 굉음과 함께 갑자기 나타난 차량 하나가 도주하던 성범을 치어버린다.
쾅, 바닥에 떨어지는 성범. 놀라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해영.
성범을 친 차량, 뒤로 빽을 한 뒤, 도주하려는 듯 다시 악셀을 밟는데,
수현, 그런 차를 향해 달리면서 권총을 쏘기 시작한다. ‘탕’ ‘탕’ ‘탕’
순간, 타이어가 맞은 듯, 한쪽으로 쏠리면서 멈추는 자동차 운전석에서 내려서 도주하려는 남자.
수현, 그런 남자에게 총구를 들이대는데, 그런 총을 쳐 버리고 몸싸움이 시작된다.
해영,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그런 수현쪽을 향해 뛰기 시작한다.
수현의 발차기에 뒤로 넘어지는 남자. 그런데, 그런 남자 옆쪽에 떨어져있는 수현의 권총.
그 권총을 잡아드는 남자. 수현도, 해영도 눈빛 다급해진다.
해영 : 안돼!!
그런 해영의 외침과 함께 들려오는 ‘탕!’ 총소리. 지하주차장에 퍼져나가는 총소리의 반향.
뭔가를 바라보던 남자. 손에 들린 권총을 들고 도주하기 시작한다.
그런 남자가 바라보는 쪽을 비추는 화면. 수현을 감싸안 듯, 안고 있는 해영.
수현 : ...박해영... 괜찮아?
순간, 바닥으로 쓰러지는 해영. 권총을 맞은 듯, 바닥에 피가 점차 번지기 시작한다.
수현 : (떨리는) 박해영! 박해영, 정신차려!
그러나 점차 흐려지는 해영의 눈빛.
해영 : ...무전..
수현 : 조금만 참아. 구급차를 부를께.
수현, 핸드폰을 꺼내는데, 그 손을 피묻은 손으로 붙잡는 해영.
해영 : ..무전요.. 무전을 해야 해요.. 형사님을.. 살려야 합니다.
피를 흘리면서 죽어가는 해영, 그리고 그런 해영을 바라보는 수현의 모습에서 15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