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만 같던 시대서 e나들장터 공동구매 시스템화
상도덕 무너진 상권 유통체계 시스템 재정비 시급
최창우(54·첨단행복마트 대표·사진) 청주나들가게협의회장은 기업형슈퍼마켓(SSM)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들가게 체인화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전국 8600여개 나들가게 중 회원사는 50%도 안 되는 3700여개에 불과하고 주도적으로 협회 일에 나서는
회원사는 고작 1100여개에 불과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SSM으로부터 골목 소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간판 현대화 등
시설 인프라 사업을 일찌감치 추진했지만 간판 만 똑같은 나들가게이지 결속력이 없어 일사불란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나들가게 체인화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들가게는 중소기업청이 SSM 등 대기업의 유통업 진출이 가속화됨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목슈퍼의 자생력
제고를 위한 중소도매업 유통체계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마련한 스마트숍 육성지원사업에서 탄생한 명칭이다.
‘정이 있어 내 집같이 드나들 수 있는 나들이하고 싶은 가게’란 뜻이다.
이런 나들가게를 장기적으로 상표브랜드화 해 자체 브랜드상품(PB)도 만들고 1만여 가지 되는 공산품과 신선식품,
비식품(샴푸 등 생필품) 등을 ‘e나들장터’를 통해 선택구매 할 회원사를 하나로 묶는 체인화 사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e나들장터는 지난 8월말 이미 오픈해 가동중이다.
최 회장은 기존 나들가게들이 개별 구매하던 것을 e나들장터를 통해 공동구매해 공급하면 단가 경쟁력뿐만 아니라
일체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보았다.
한국나들가게연합회는 3자 물류시스템으로 CJ택배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를 위해 2013년 6월부터 4년째 청주나들가게협의회장을 맡아왔던 최 회장은 3년 전부터는 한국나들가게연합회장까지
맡고 있다.
최 회장은 “웬만한 식자재는 모두 대기업 편의점에 빼앗겼다”며 “이대로라면 앞으로 5년 안에 골목 소상권이 무너져
소상인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전국 1만110여개 되던 나들가게는 대기업 편의점에 밀려 현재 8600여개로 줄었고 충북도내에도
많이 줄어 현재 530개, 청주엔 230여개가 영업중”이라며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공급하는 것도 차별화 전략이지만 작은 점포들이 연대해 중·대형 점포로 매장을 키워 나가는 것도
또다른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갈수록 1∼2인 가구가 늘고 있어 소분포장도 필요하지만 먹을거리의 안전성과 질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같은 제품을 놓고도 매장마다 단가가 서로 다른 게 현실이다”며 “가격경쟁력에서
골목 소상인들이 SSM을 이길 수 없는 만큼 이제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체계적인 유통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충청대 인근만 해도 일반마트 3개, 롯데편의점 CU 4개, GS 1개 등 모두 8개의 편의점이 붙어있다”며
“일본만 해도 굳이 법적인 거리제한을 두지 않아도 상도덕이란 게 살아 있어 알아서 거리를 두고 편의점을 내는 상황인데
우린 그런 것이 무너진 지 오래라 모두가 출혈경쟁을 통한 고사 직전에 있어 유통체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