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수세식 변기의 환경 오염은 지구촌 전체의 화장실 문제에 비추어 볼 때 오히려 비중이 큰 쟁점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월
영국 언론인 로즈 조지가 펴낸 '중요한 필수품(The Big Necessity)'은 집안의 수세식 화장실은커녕 집 밖에 공중변소조차 갖지 못한 사람이 세계 인구의 40%인 26억 명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남아메리카·아프리카·아시아에서 화장실이 없는 사람들은 아무 데서나 배변을 하므로 음식과 식수를 오염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책에서 조지는 세계 질병의 80%가 이러한 배설물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대변덩어리는 평균 250g이다. 똥 1g에는 바이러스 1000만 개, 박테리아 100만 개, 기생충 알 100개가 들어 있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26억 명은 하루에 10g의 배변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결과 설사를 하게 된다. 설사는 서구에서 단순한 고통으로 여겨지지만 후진국에서는 해마다 22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질병이다. 이는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상회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26억 명의 후진국 사람들에게 화장실은 위생의 차원을 넘어 생사가 걸린 문제인 것으로 밝혀진 셈이다. 한마디로 똥이나 오줌을 배설하는 시설 자체가 잘사는 나라의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되어 있다.
조지는
일본에서 개발되는 로봇 화장실에 대한 언급을 빠뜨리지 않았다. 배변하는 일본인의 엉덩이를 씻어주기 위해 로봇 변기에서 물이 나오는 각도를 정확히 맞추려고 노력하는 연구진들이 소개되어 있다. 화장실 문화의 이모저모도 눈길을 끈다. 가령 오줌을 눌 때
독일 남성은 앉아서 일을 보려고 하는 반면에
스웨덴 여성은 일어서려고 한다. 미국인은 남녀 모두 하루에 평균 57장의 화장지를 사용한다. 하지만
미국 남자 대부분은 속옷에 대변 찌꺼기를 묻힌다는 것. 로즈 조지는 여성이다.
첫댓글 안먹고 살 수 없을까요
ㅎㅎ 어찌살라꼬 그랍니까?
수세식 변기를 통해 대변과 소변은 정화조에 모이고, 이게 가득차면 정화조차(일명 똥차)가 와서 이걸 퍼서 분료처리장으로 가져가고, 거기서 1차 처리된 것은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져 하수와 함께 처리되고 소독되어 강으로 보내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을 많이 쓴다는 단점은 있지만 하수를 오염시킨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