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이 노작가와의 첫대면이 있었고 그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검색을 했다. .
92년 타계한 그의 작품들이 무수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중에 작가의 단편들을 모아 미야베 미유키가 편집한 이책이 눈에 들어왔다. 굴찍한 작품들을 넘어 작가의 결의 흐름을 알기에 적합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에. . . . .
이중 상편이 배송되어 왔을 때 책의 두께에 흠찟했다.. . 통상적인 책두께의 두배에 달하는 중량감을 보여주었다. . .
작가의 특정 작품을 내가 골라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거간꾼이 이런 것도 있어! 하고 권하는 형태라
호불호가 한권의 책 속에서도 확연히 갈리는 독서가 된 것 같다. . .
글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이 작가는 논픽션의 세계를 픽션의 셰계의 교두보로 삼아 전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작가는 과거와 현재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이나 주요한 흐름을 세밀하고 분명하게 파악함으로해서
앞으로 전개될 상황과 변화의 주요점을 매우 적확하게 제시하는 해안을 가지고 있었던 듯하다. .
그러면서도 자신의 부족함을 항상 인지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 부지런함을 내면화한. . .
그러지 않았나 하는 나의 생각이다. . .
책은 전체를 네개의 쳅터로 나누고 각각 미야베 미유키의 해제를 서두로 작가의 작품을 품는 형태로 이루어져있다. .
지난 시대를 살아낸 작가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존재할 수 없었던 시간들의 족적들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
특히 이 작가의 글들은 유난히 일본의 지난 근대사를, 그 시대를 살아낸 타국인들의 애상을 적나라하게 알아가는 애잔함이 있다. .
아마도 매우 사실에 근거한 픽션을 쓰는데 비상한 재주가 있는 작가라 그런 모양이지만. .
현실이라는 주류에 각각의 사건에 연관된 개인들의 결이 어떻게 녹아나는지를 이보다 잘 표현해내는 이들이 있어나? 생각한다.
책의 말미에 실린 4장은 일본 현대사가 열리는 과정에서 군사쿠테다와 폐전 후 미군정이 들어서면서
일본내 주류사회를 혁신하고자 시작된 불온세력의 추방작전과 공산주의자 색출사건을 일컫는 레드퍼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
잘 알지 못했던 이웃나라의 역사를 수박겉핥기지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기회가 되면 더 알아볼 거리가 많은. . .
첫편 어느 '고쿠라 일기'전은 내가 한동안 무척이나 애정했던 나쓰메 소세끼와 함께 일본 근대소설가의 거두로 불리는
모리 오가이(렌타로)가 고쿠라에서 체류하는 기간동안 작성했던 일기의 행방을 찾는후대인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실 이 단편을 처음 읽을 땐 글의 성격을 잘 알지 못해 이야기의 전개가 난해했다.
그래서 모리 오가이가 실제인물인지, 실제하다면 어떤 인물인지를 찾아보았다. .
그는 의사였으며 군인으로 오랜기간 복무해 일본 육군의 군의관으로 본명은 모리 렌타로이다.
그는 어릴때부터 엘리트교육을 받았으며 1872년 동경으로 상경해 의학을 전공하여 19세에 최연소로 졸업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육군의 군의관이 되어 1884년 국비로 독일 유학을 떠나게 되었는데
이때 다양한 유럽의 예술세계를 자연스럽게 향유하게 되면서 이후 자신의 문학성을 발현하게 된다. . .
특히 괴테의 체념철학에 매료되어 파우스트를 번역하여 일본에서 출간을 하기도 한다. . .
그는 그 시절 만연했던 폐결핵을 앓았으나 군의관으로서의 삶과 문학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1922년 60세에 페결핵으로 사망한다. . .
이 작품은 모리 사후에 그를 추종하는 이들 중 그의 일대기와 작품들, 그리고 유품들을 정리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서술한 연구사인 것이다. . . 모리 오가이의 생애사 연구와 문학사 연구인 것이다. . .
각설하고 이 한편의 글로 인해 나는 일본 근대문학사의 한 축이었던 인물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 .
기쁜 일이다. . . 나쓰메 소세끼를 알고 뛰었던 가슴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