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협에서 구조한 푸들 한결이의 공식 지원 계획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과연 단순히 동구협에서 차로 실어서 데리고 오는 비교적 안전해보이는 행위를 '구조'라고 칭할 수 있는가에 대해 팅커벨 카페지기인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구조라는 뜻을 사전으로 찾아봤습니다. 이렇게 나와 있네요.
구조 (救助)[구ː조][명사] 재난 따위를 당하여 어려운 처지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줌.
즉 구조라는 말은 재난 따위를 당하여 어려운 처지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행위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버려지거나 잃어버려 보호장소인 동구협에 입소한 강아지들을 데리고 오는 행위는 엄밀하게 따지면 구조라는 표현을 쓸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구조라는 표현을 쓰느냐?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얼마 전 성남시 주택가 골목 좁은 틈새에서 밤새워 비를 맞던 우찬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처음에 갔을 때는 이 녀석이 사람을 무척 경계하고 많이 짖고 도망다닌다는 정보를 알고 갔습니다. 그런 강아지를 무사히 포획해서 데리고 오는 것은 정확히 구조라고 할 수 있지요. 만약 그날 우찬이를 무사히 데려오지 않았다면 우찬이는 그날 새벽의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죽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동구협에 있는 강아지들은 우찬이처럼 폭우를 맞을 염려도 없고, 실내에서 안전하게 보호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구조라는 표현을 쓰냐? 그것은 바로 동구협의 실내에서 보호되고 있는 그 강아지들을 데려오는 사람이 없으면 곧 죽게된다는 너무도 자명한 사실 때문입니다. 입양 공고기간 10일이 지나면 그 이후로는 그 강아지의 소유권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넘어가고, 그 때부터 그 강아지들은 언제라도 안락사를 시켜도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됩니다.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동물구조관리협회 (약칭 동구협)
입양 가능성이 없어보이는 강아지를 사료를 주며 먹여주며, 재워주며 할 만큼 보호소의 여유 공간은 그렇게 넓지가 못하기에 늘 먼저 입소한 공고기간이 지난 강아지들은 언제라도 안락사를 당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꽤 커보이는 동구협도 하루에도 몇 십마리씩 버려지는 강아지들을 끝까지 보호해주기에는 감당이 안되는 것입니다.
동구협에서 입양 공고기간이 지난 그 강아지들을 데리고 오는 행위 자체는 그렇게 힘든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행위가 있기 전에 마음의 결심을 하는 것과, 그 행위 이후에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단순히 떠돌이개를 포획해서 어디에 데려다주는 행위를 구조의 끝이라고 한다면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책임성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동구협 등 보호소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동구협 등 보호소에서 그 녀석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결심하기까지의 과정과 데리고 나온 후의 무한 책임의 그 무게감을 생각한다면 감히 그것이야말로 훨씬 더 큰 의미의 구조가 아닌가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전적 의미와는 조금 다른 것이지요.
하지만 단순히 제보하는 것과 구조는 다릅니다. 어디에 무슨 불쌍한 강아지가 있는데 구해주세요라고 한 제보자를 구조자라고 칭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은 구조가 아닌 제보자, 혹은 신고자입니다. 만약 그 분이 그 강아지를 구조하기 위해 단순한 제보 이상의 책임지는 행위를 할 때 비로소 그 때 부터 구조라는 개념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서설이 길었네요. 이번에 사비나님과 피피님이 동구협으로부터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임보를 한 행위는 구조일까요? 아닐까요? 만약 사비나님이 단순히 마음에 걸리는 강아지가 있으니 다른 분들에게 구조를 해달라고 요청만 했다면 그것은 구조의 개념과는 다릅니다. 제보, 혹은 신고, 크게 봐도 다른 분에 대한 구조 요청에 불과할 것입니다.
사비나님이 처음 구조 요청했을 때 동구협에 있던 한결이 사진
하지만 학생인 사비나님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팅커벨에서 구조 요청을 승인하는 기준은 치료비를 많이 내고 적게 내고.. 혹은 임보나 입양을 책임지고.. 이런 것보다 최초의 구조 요청자가 자신의 여건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책임을 다할 때 승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 대전 보호소에 있던 피부병이 심한 작은 코카스파니엘 코코를 구조 요청한 고등학생 장수희 양의 경우도 학생 신분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에 그 마음이 잘 전달되어 제가 대전까지 내려가서 구조를 하게 되었고, 미니 코카 코코는 지금 산타라는 이름으로 축복받으며 잘 살고 있습니다.
다시 사비나님의 얘기로 돌아가서 측은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가엾거나 위험한 처지에 처한 강아지 등 생명을 볼 때 어떻게든 살려내고 싶어합니다. 다만 그 강아지를 그렇게 살렸을 때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할지가 너무 막연하고 감당이 안되어 외면하고 싶을 뿐이지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외면을 해야만 하는 경우를 팅커벨 회원 여러분들은 누구라도 한 두번쯤은 다 겪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혼자만의 힘으로는 감당이 안되는 일도 둘이 힘을 합치고, 거기에 조직의 힘이 더해지면 감당할 수 있게 되고, 살릴 수 있게 됩니다.
사비나님의 간절한 구조 요청을 전혀 생면부지인 피피님이 받아들였고, 팅커벨 공식구조의 기본 조건 중에 하나인 임보를 자원한 것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어제 동구협으루부터 사비나님이 그 푸들 강아지를 데리고 왔고, 피피님은 아직까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어려운 임보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동구협에서 막 데리고 온 푸들 한결이
과정에 많은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틀림없이 잘 성공하고 좋은 가정에 입양을 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엉킨 털을 말끔하게 밀고 미용을 깨끗하게 하고 난 후의 푸들 한결이
팅커벨 카페의 힘은 아직 대형 동물단체처럼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간절한 마음을 완전히 무시하거나 못한다고 외면할 정도는 아닙니다. 어떻게든지 해내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가엾고 불쌍한 생명을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오늘은 과외의 말이 길었네요. 끝으로 한 말씀만 더 드리고 어제 구조해서 피피님이 임보하는 푸들 한결이의 공식 지원 계획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팅커벨의 구조요청에는 구조요청자인 나도 내가 할 수 있는만큼의 책임을 지겠다는 책임감이 따릅니다. 책임지는 범위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만큼 요청을 한다면, 그 다음에 그것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은 팅커벨 카페의 우수회원들입니다.
자신이 지금 너무 열악한 처지라 불쌍한 생명을 외면한다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나는 정말 이 강아지를 살리는데 내가할 수 있는 최선이 1만원 후원하는 정도 밖에 할 수 없습니다. 대신에 이 강아지가 입양갈 때까지 매일 관심을 갖고 면회도 하고, 입양 홍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정도만 하더라도 팅커벨 우수회원 15인 이상의 마음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동의한 팅커벨 우수회원들은 그 구조에 대해 나도 함께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을 벌써 먹고 있을테니까요. 그러니 지금 당장 구하지 못하면 죽어갈 수 밖에 없는 강아지를 봤을 때 그냥 외면하지 마세요.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시면 반드시 그 생명은 구할 수 있습니다. 팅커벨 카페의 구조 시스템이 그것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 푸들 한결이의 임보에 대한 공식적인 지원 계획
첫째, 강아지의 건강 검진 및 중성화 수술에 대한 비용 지원.
둘째, 혹시 건강검진 과정에서 병이 발견되었을 때의 치료비용 지원
셋째, 임보 기간 동안 매월 10만원의 임보비 지원.
넷째, 구조 요청자인 사비나님, 임보자인 피피님과 함께 한결이를 가족으로 맞이할 좋은 입양자를 함께 찾는 것에 대한 지원.
이상 네 가지 지원을 공식적으로 하겠습니다. 한결이의 구조요청을 한 사비나님수고 많으셨고 임보자인 피피님은 앞으로도 수고를 더 많이 해주세요. 구조 요청에 동의를 하신 팅커벨 우수회원 여러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이로서 한결이는 좋은 가정에 입양될 때까지 임보가정에서 최대한의 편의와 사랑을 받으며 잘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 피피님과 함께 처음 산책을 나온 한결이
앞으로 한결이가 안정된 마음으로 활짝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첫댓글 한결이가 이뻐서 좋은가정에 가면 정말 좋을것 같아요^^
한결이가 좋은 가정에 갈수 있도록 더욱 힘써볼게요^^
한결이 품어주신 피피님 감사드립니다~
한결아~피피님 말씀잘듣고 건강하고 이뻐져서 좋은분 만나자~
한결이임보해주신피피님감사드려요
한결아 이젠건강해져서좋은가족만나자
사비나님과 피피님의 마음과 팅커벨의 마음을 움직여준 한결이가 대견합니다~~
한결이를 외면하지 않고 구조 요청하신 사비나님 그리고 임보를 자원하시며 구조에 힘쓰신 피피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한결이가 좋은 가족을 만나도록 기도하고 응원하겠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주신 사비나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한결이를 임보하면서 품어주시는 피피님 고맙습니다.
팅커벨과 카페 회원님들한테는 더더욱 고맙고요.
한결이가 새로운삶을 살수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결이도 좋은 가족 꼭 만나게 될 거에요
한결이 좋은 엄마 만나서 꼭 행복해 질 수 있을거에요
이제 따스해질거야~~~~~~~~~~
고맙습니다. 사비나님 피피님! 한결아^^ 행복해질꺼야.
제가 사비나님에게 가졌던 생각, 한결이 임보를 앞두고 고민했던 일들... 뚱아저씨께서 이해해주시고 이렇게 글로 정리해주셨군요. 뚱아저씨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한결이 응원해주시는 회원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팅커벨에서 이렇게 많은 도움 주시니 한결이도 꼭 평생 가족 만날 수 있겠지요. 저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사비나님 피피님 그리고 눈이 맑은 한결이...
모두 천사세요,
뚱이님과 딩커벨임원님들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피피님과 카페 회원님들 모두 감사드려요^^ 한결이가 좋은 가정으로 입양될때까지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