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지갑을 주머니에서 딱 꺼내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게 하나 있다.
바로 택시운전자격증카드다.[뭐 자랑거리라고 지갑메인화면에 꽂아놓냐! 쟈샤!]
크기도 일반 은행카드와 비슷하지만 무조건 애지중지한다.[이유가 뭐냐꼬? 글을 끝까지 읽어봐! ㅋㅋ]
세상에 안 힘든일이 있겠냐마는 대구의 영업용택시는 말그대로 노가다 절로가라할정도로 강행군이었다.[동전도 더럽게 못벌어!]
쉽게 말해서 대구의 영업용택시를 해본 사람은 이세상에 그 어떤 일이던 다 할수있다고 단언한다. 나또한 지금은 건강상 잠시 택시를 쉬고 딴일을 하지만, 힘들때마다 지갑속의 택시운전자격증을 꺼내보면서 난관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택시를 할때 난 이런 생각을 간간히 했었다. [으씨! 조물주가 인간에게 왜 잠을 자도록 만들었을까. 안자고 24시간 풀로 돌려야 택시는 돈되는디...ㅋㅋ]
과거 난 양쪽다리를 심하게 다친적이 있었다..
3년전에 다시 왼쪽다리를 재수술하게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택시를 할때 쥐가 나는것이었다. 그래서 한의원에 가서 봉침도 여러대 맞아보고 정형외과에 물리치료도 받아보고 난리굿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택시를 세우고 손님을 기다릴때마다 차에서 내려 앉았다섰다 수십회..아니면 뜀박질을 수시로 해봤지만 그것도 수포로 돌아갔다. 그래서 어쩔수없이 접게 된것이었다.
희한한게 택시를 안하니 쥐가 깜쪽같이 사라졌다.[택시할 팔자가 아닌감! ㅋㅋㅋ]
어느날..
대구에서 그런데로 명성있는 건달이 내게 전화가 왔다.[고향후배]
[형님! 다꼬시 하신다면서예? 준치 썪어도 준치라꼬 그건 아입니더..저하고 점심 한그릇 하입시더.]
여차저차 난 후배가 투자한 성인오락실에 투입이 된다.
밤 10시부터 다음말 아침 10시까지 12시간을 일했다.[그래도 택시보단 시간상 적게 일함..ㅋㅋ]
일당[17만원]을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난 솔직히 택시비가 아까워 버스를 이용했다.
매일 17만원을 침대밑에 채곡채곡 쌓았다. [가끔 삥땅도 쳤다..2~3만원씩..ㅋㅋ]
밥세끼도 저절로 해결되고 차비도 생기는데다 돈도 모이지 다 좋았다.
문제는 딱 한가지..
손님들이 돈을 잃고 시도때도 없이 진상을 부리니 스트레스를 자주 받는것이었다.[인마! 일당을 그냥 주냐!]
그래도 일반 손님들은 덜 했다.
하루는 이런일이 있었다.
영업용택시 서너대가 가게앞 주차장에 쭉 들어섰다.
기사들 여섯명이 동시에 내리는것이었다. 시간은 금요일 저녁 12시쯤.[영업안하고 오락실에는 왠 일이냐! 자식들아!]
두명은 기계에 만원짜리를 투입하고 네명은 게임도 안하면서 라면. 계란. 초코파이를 아작내기 시작하는것이었다.[먹기도 엄청 먹음..ㅋㅋ 며칠 굶었냐 쟈샤! 마이 묵어라이 쟈샤! 나도 얼마전까지 니들과 같은 처지였으니께 백분 이해하겄어...]
10분후..
택시기사한명이 2만원넣고 50만원짜리 고래를 잡는것이었다. 다시 연타 또 30만원..또 연타...30만원..마지막 10만원..
그렇게 대강 돈백을 따가지고 우르르 사라지는것이었다.[이제 다시는 오지마라 쟈싸! 거덜나겄어! ㅋㅋㅋㅋㅎㅎㅎ]
사실 누가 돈을 따가던 내하곤 상관이 없지만 난 그래도..이왕이면 그래 택시하이 힘들제 니들이 따가니 마음이 편하데이..그렇게 넘어갈수 있었던것이었다.
사흘후..
저녁에 출근을 했는데..40번기계에 사흘전 돈백을 따간 영업용기사 바로 그 친구가 보이는것이었다.[자주 오지마라..기계를 이기는놈이 있더냐! 그리고 40번기계가 어제 연타 320만원이 터진곳인디 왜 글로 헤딩을 하냐. 쟈샤!]
오전 직원과 인수인계를 마치고 기계체크를 쭉 하고 있는데,
[보소..사장님! 나좀 보까예?]
거의 협박조의 말투다.[자샤! 나도 공갈속에 30년이여..ㅋㅋ]
[왜요?]
[아! 할말이 좀 있어서...]
나는 그친구가 보자는 이유를 알지만 그래도 택시기사라 밖으로 따라나갔다.
[용건이?]
[내 사실..오늘 돈을 너무 많이 잃었구마..입금할돈까지 합해서 100만원인데, 다 돌라카마 나도 나쁜놈이고 반만 딱 주소..안그러면 내가 무신 짓을 할지모르구마..알겠능교?]
햐...나도 열린다. 하지만 상대는 시한폭탄이다.[성인오락실은 상품권환전이 불법..코가 걸려있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문제를 발생시키면 고향후배의 가게에 누가 될터....
그렇다고 요구하는 금액을 다 줄수도 없다. 결론을 정리한다. 나는 서서히 입을 뗀다. 그리고 단호히.
[근데 기사아저씨! 사흘전에 100만원을 따갈땐 내한테 돈을 땄다고 말하고 간적이 없지요? 그러면 딸땐 그냥 가고 잃으면 우리가 줘야되고..무슨 그런 경우가 있습니까? 그라마 우린 삐삐빠나 뭐하노. 논팔아 장사해요? 그리고 당신이 내한테 부탁조로 말을 해도 내가 수긍을 할동말동한데..도리어 공갈협박조로 나오면 그건 아니지..나는 사장도 아니고 일당쟁이인데 당신 하고 싶은데로 해! 내가 일을 그만 두면 두지 당신같은 사람한테는 10원도 못줘! 알겠어?]
[뭐라카노! 무신 이따구가 있노? 진짜 문닫고 싶어? 시발!]
[........나 건드리지마라..말로 하지말고 행동으로 하라니까!]
나는 그렇게 받아치고 가게로 들어가버렸다. 그리곤 사무실에서 티비를 시청한다.
다시 10분후
여자직원이 사무실로 들어온다.
[저..밖에서 40번 손님이 찾습니더..]
[볼일이 없다고 하세요.]
[미안하다는 말을 전해달라고하며 잠시만 보자는데예?]
[............알았습니다.]
나는 30분이 지나고나서 사무실을 나선다.[상대의 진을 빼야하기에..자식이 용맹도 없는게...ㅋㅋㅋ]
다시 오락실밖.
두사람은 대치한다.
[아니! 나하고 볼일이 끝났는데 왜 자꾸 성가시게 합니까? 다른 오락실에서는 이런식으로 엄포놓으면 통한 모양인데..어림반푸어치도 없수..그라고 이런 상황에 당신한테 돈을 줘버리면 소문이 퍼져서 어차피 문을 닫아야돼요. 그 집구석은 돈잃고 공갈치면 그대로 돌려주더라 당신입으로 칼게 뻔하잖아!]
[아까는 내가 미안했구마..다챠뿌고 30만원만 주소..밀린 입금은 해야안되능교?]
상대는 나를 가지고 논다. 다른 오락실에 가서 많이 써먹어 본 솜씨다.
나는 직원을 시켜 40번 기계에 총 얼마의 돈이 투입되었는지 확인을 요청한다.
[2편은 다음에....ㅋㅋㅋㅋㅋ 지금도 긴데 너무 길면 안본다니까...]
근디...넌 누구여 인마..옆을 봐![바퀴벌레[택시의일기]교보문고 만원 조진복
덧글 달고가 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