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영등포하자센터를 방문했을 때 든 생각은 건물이 크고 많다는 것이었다. 하자센터가 시립건물이며 연세대에 위탁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 재정이 튼튼해야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했다.
기관 라운딩을 시작되고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셰프나 적정기술을 배우는 학생들을 보니 상당히 즐거워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는 매일 학교에 틀어박혀 공부만 했지 몸을 써서 무언가를 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더욱 신기했다.
기관 소개가 이어지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회적 기업과 대안학교였다. 처음에는 하자센터 하에 프로그램이 진행되지만 참가자들이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루면 사회적 기업으로 독립시키고, 그 사회적 기업에서 다시 하자센터에 대안학교나 다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대안학교라고 하면 제일 많이 걱정하는 부분이 취업과 학업인 데 그 중 취업은 확실히 잡혀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비인가시설이기 때문에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아이들에게 번거로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구관 설명이 끝나고 밖에 있는 '살림집' 이라는 공간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컨테이너 박스 세 개를 연결해서 만든 이 곳은 1층은 카페, 2층은 쉼터로 이루어져 있다. 특이한 점은 내부에 황토를 발라 단열성을 확보했고, 적정기술을 이용한 구들장이나 로스팅 기계(제일 신선)가 있었다는 것이다. 비록 모양은 투박하지만 필요한 물품을 직접 만들어서 쓸 수 있다는 것이 적정기술의 가장 큰 메리트가 아닐까 싶다.
이어서 신관인 허브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중심지, 중추, 연결점 이라는 뜻을 가진 것처럼 여러 공방과 협동조합들이 쓸 수 있는 회의실 같은 곳이 마련되어 있었다. 2010년부터 공방을 재오픈했다고 하는데 청소년들이 공방활동을 통해 손감각, 즉 타인에 대한 감각과 환경보호를 마음에 담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재오픈을 한 것이라고 한다. 자전거 공방에서는 다소 쓸모가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 제품도 많았지만 그것 또한 창의력이 들어가있기에 나름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마지막으로 흙을 만지는 공방을 갔다. 달시장이 진행되면 이곳이 개방되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한다고 한다. 마음놓고 즐길 수 있는 모래놀이터도 별로 없고, 놀이터가 사라져가는 지금 참 의미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실내 모래놀이터까지 생겨 시간당 8천원 가량의 비용을 내야 놀 수 있는 곳이 생긴 현재 시점이 썩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현대로 들어오면서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문명의 이기가 많이 생겼지만 한편으로는 정이라는 것이 사라져가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이유야 어찌됐던 여러모로 흥미로운 기관방문이었다.
첫댓글 여명샘, 수빈샘, 상효샘의 ‘하자센터’ 후기를 읽어보니 각자가 인상 깊게 보고 느낀 바가 다름이 느껴지네요.
상효샘의 표현처럼 ‘흥미로운 기관방문’ 함께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어요.
세 분의 후기를 다 읽고 나니 ‘하자센터’ 더 가보고 싶고 궁금한 곳이네요.^^
다음에 꼭 가보세요! 정말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