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식론 제10권
17.3. 구경위(3), 선ㆍ상주함
[선ㆍ상주함]
이것은 또한 선(善)이다.235) 순백(純白)의 성품이기 때문이다.
청정법계는 생멸을 멀리 여의어서 매우 안온하기 때문이고,
네 가지 지혜와 상응하는 심품은 승묘한 작용이 걸림 없으며, 매우 뛰어난 방편이기 때문이다.
두 가지236)가 모두 이로움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고,
불선(不善)에 거스르기 때문에 모두 선(善)이라고 말한다.
[문] 논서237)에서 12처 등에서의 여덟 가지238)는 오직 무기라고 말하는데,
어째서 여래에게 다섯 가지 감각기관과 세 가지 대상이 없다고 하는가?239)
[답] 이에 대해서 세 가지 해석이 있는데, 자세한 것은 앞240)에서와 같다.
모든 여래의 신체와 국토 등241)의 법은 모두 멸제(滅諦)와 도제(道諦)에 포섭되기 때문에 오직 선(善)이다.
여러 성스러운 가르침에서 멸제와 도제는 오직 선의 성품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국토 등은 고제와 집제가 아니라고 말하기242) 때문이다.
부처님의 청정식이 전변된 유루ㆍ불선ㆍ무기 등의 모습 등은 모두 무루선의 종자로부터 생겨난 것이므로 무루의 선(善)에 포섭된다.243)
이것은 또한 ‘상주하는 것[常]’이니, 멸진하는 때가 없기 때문이다.
청정법계는 생함도 없고 멸함도 없으며, 체성이 변역이 없기 때문에 상주한다고 말한다.
네 가지 지혜에 상응하는 심품은 의지처(진여)가 상주하기 때문이고, 중단되거나 멸진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역시 상주한다고 말한다.
자성이 상주하는 것은 아니다. 원인(종자)으로부터 생겨나기 때문이다.
생겨나는 것은 소멸로 돌아간다고 한결같이 말씀하셨기 때문이며, 물질과 마음이 무상하지 않은 것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 가지 지혜에 상응하는 심품은 본원력에 의거해서, 교화 받는 유정이 다할 때가 없기 때문에 미래세가 다하도록 중단도 없고 멸진하는 일도 없다.
235)
다음에 선(善)의 덕을 해설한다.
236)
유위(有爲)와 무위(無爲)를 말한다.
237)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4권(『고려대장경』 16, p.303中下:『대정장』 31, p.709下).
238)
5근(根)과 냄새[香境]ㆍ맛[味境]ㆍ촉감[觸境]이다.
239)
외인(外人)이 비판하기를, 만약 네 가지 지혜에 상응하는 심품은 오직 선(善)이라고 말하면,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4권에서 5근(根)과 3경(境)이 오직 무기(無記)뿐이라고 말하기 때문에 여래에게도 이 여덟 가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째서 여래신(如來身)에 있는 법을 모두 오직 선(善)이라고 말하는가라고 묻는다.
240)
앞에서 말한 유루(有漏) 등의 세 가지 해설이다.
241)
진여와 네 가지 지혜의 5법을 말한다.
242)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6권(『고려대장경』 16, p.319上:『대정장』 31, p.719下) 등.
243)
여래에게 있는 5근 등은 유루 등에 비슷하긴 해도 자체[體]는 유루가 아니고 무루선(無漏善)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