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들도 잠을 잊은 밤 (외 2편)/ 안정훈
쥐들도 잠을 잊은 밤
밤이면
사랑채에 비가 내린다
천장에
찌이찍 찍찍 바스락
번개가 치고
천둥이 치고
노모의 밤이 짧아진다
밤이면 아픈 무릎이
잠들지 못하는
저 서생들 때문에
밤새 우당탕
천장이 무너지고
쥐똥 몇 말이 쏟아져 내려
사람을 불러 치우고 수리하는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가 주무신 사랑채 천장이
쥐들의 화장실이었다
어디에든 구멍은 있다
다 털어 막아도
또 비가 내리는 소리
이래저래 잠을 훔쳐가는 것들
덩달아
어머니의 무릎도 잠을 잊었는가 보다
신음소리가
달 넘어가듯이 들린다
이왕이면
어머니의 나이도
갉아주면 좋겠다
풀의 생존법
어린 풀들이
철들기 전에 눈을 맞추네
들킬세라
인간들이 오기 전에
무서움 속
빨리 배운 사랑
오이도에 가면 빨강등대가 있다
너를 만나러 갈 때는
마음 하나 더 챙겨서 간다
섬은 사라지고 이름만 남아
갖옷에 물고기를 잡고
조개를 캐던 사람들도
휘발성 삶으로 살다 떠나갔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변치 않는 언약
담을수 없는 불치의 그리움만 남았다
오이도에 가면
등대를 닮은 사람들이 있다
시집『아름다운 빈축』 중에서
안정훈
경북 문경 출생.
대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소래문학, 시흥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 『누군가 내 몸에 살다 갔다』『아름다운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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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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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5.0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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