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초(洌樵)의 열정이 식은 그곳에 가면

[소나기♪]

열초(洌樵)의 열정이 식은 그곳에 바람만 분다.

불타는 열정도, 영화도,

쌓아놓은 금자탑과 시련의 세월도,

모두 다 한낱 바람이었던가.

철썩대는 물결에 실려 오는 바람 소리만 쓸쓸하다.

다산(茶山) 선생은 조선이 낳은 보배로 개혁 군주 정조를 만나 실용주의 사상을 펼쳤다.

그러나 정쟁을 이기지 못하고 39세의 나이에 강진으로 유배된다.

거기서 18년 동안 문학, 철학, 경학, 법률, 과학, 의학, 농업, 정치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방대한 양의 저서를 집필했다.

목민심서를 비롯해 500여 권이 넘는 주옥같은 저서를 집필했는데,

선생의 저서는 죽어가는 베트남의 국부 호찌민의 머리맡에서 발견될 정도로 인류의 무지를 깨우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다산 사후 200여 년이 되는 지금도 우리나라 학계의 현실은 많은 부분에서 다산이 이룩한 학문의 범위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다음은 선생께서 백발이 되어서야 유배지에서 풀려나 고향인 남양주 마현마을로 돌아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만년을 보내며 읊은 시다.

騷騷雲木擺孱顔 (소소운목파잔안)   사각사각 구름 낀 숲에 높은 산 열리니

疑有天風到此間 (의유천풍도차간)   아마도 하늘 바람 이곳으로 불어오겠지

草岸小亭誰作者 (초안소정수작자)   풀언덕 작은 정자 누가 지었나.

瀑泉聲出對頭山 (폭천성출대두산)   폭포 떨어지는 소리가 산마루에 들리네.

열초(洌樵)

스스로를 열초(洌樵), 즉 한강 변의 나무꾼이라 칭했던 선생은 어느 바람 불던 날 선생이 태어나고 자란 한강 변에 조용히 묻힌다.

조선의 영혼이 잠든 그 곳엔 지금도 후세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2021년 12월 1일 다산 생가에서   열운(洌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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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봄 오는 봄(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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