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이력에 10년 이내로 누군가의 집에 초대되어 저녁을 먹어본 기억이 없다.
한길님 댁에 초대되었을 때 개인적으로 굉장한 부담이 있었다
내 친척이 집에 방문해도 대단히 반가운 적이 없었던, 속좁은 경험이 다른 이에게는 어떨까? 공연히 생선을 발라 먹을 때 가시가 목에 걸린 기분이었다.
산행 후 목욕을 마치고, 기어이 한길님 댁에 방문해 저녁을 먹는다(솔직한 맘은 들어갔다가 밥만 먹고 와야지 하면서 방문했었다)
집에 들어서자 형수님의 그림이 그렇게 인상적일 수가 없었다, 햐아아~ 감탄을 연신하고, 우린 식사를 하며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 산 이야기, 그리고 입담에 올리면 집중될 수 있는 경험담, 무려 4시부터 7시까지 이어졌다.
허리 벨트만 푼 것이 아닌 잔재해 있던 경계심마져 모두 열어버렸다.
이 정도에서 오늘의 이야기가 끝나면 나는 오늘의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7시가 다되어 일어서려고 할 때 소고기를 사왔던 준모형님이 이런 말을 했다 "오늘 저녁에 보낸 시간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행복'이라는 말이 이 순간에 사용된 것이 가장 적절한 단어였다고 생각되었다.
남자 네 사람들이 앉아 보낸 시간이 행복했었다니?
내가 최근에 사람들을 만나 행복했던 적이 있었을까? ㅡ신전 입구의 기둥을 봤을 때, 여행하며 처음 보는 풍경을 봤을 때 ㅡ 이 경험 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는지, 나는 집에 돌아와서도 은유나 직유적인 표현을 찾기 어려웠다.
처음 행복의 감정을 기표로 정리했던 호모사피엔스 시조의 의도를 이제 알 것 같았다.
가을 숨결이 갈대 사이로 지나간다.
사실, 너와 나 사이로 행복이 흐르고 있다.
첫댓글 행복한 하루,
멋진 오늘 이었습니다.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쏘 꿈 님!
먹을 것은 여러분이 다 준비해 오고, 우리 집에서 한 것은 장소 제공과 음식 조리 밖에 한 것이 없었지요.
화려함은 하나도 없고, 거미줄 칠 만큼 소박한(?) 살림살이를 보여드린 것 같아 부끄럽고 민망했습니다.
윤택하지 않은 살림이 허물은 아니지만, 자랑도 아닌 것을...
책 댓 권 쑤셔 박아 놓은 방에 들어가 이것저것 관심을 보여 또한 고마웠습니다.
행복의 기표를 떠올리면 속수무책하게 나는 가벼워지고, 콧 속은 신선해지고, 그런 이유가 사람 때문이면 나는 한 동안 그 사람들을 가슴에 품고 있으면,
11월 밤바람이 에피크로스 학파처럼 지나가고, 담장 너머에 큰 개 짖는 소리마져 나를 반기는 거라고 해석하게 되지요.
즐거웠던 하루, 고맙습니다.
오라버니~
변함없이 건강한 산행을 즐기시는 오라버니
반갑습니다
즐산
안산 하시고
멋진 가을 만끽하세요~
어제의 용사들
많이 그립군요~
사랑을 받아서
행복한것도 있지만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
행복은
내가 만드는게 쵝오라 생각합니다~~
일상의 행복을 즐기는 무쏘꿈님 응원합니다~
행복을 형상화한다면 동네 입구에서 천년을 지킨 나무 같아요
줄기 줄기마다 행복의 갈래가 있고 잎사귀가 행복하게 반짝이니까요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도 하나의 큰 줄기로 뻗어있는 것 같습니다
건강하게 여행하시는 모습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