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여초 이야기] 원추리
산에서 원추리 꽃을 보는 건 그 자체가 휴식입니다.
‘기다리는 마음’이라는 꽃말이 암시하듯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쓰임새가 많다보니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지요.꽃봉오리가 사내아이의 그 것을 닮았다하여 득남초,부부금슬을 좋게 한다는 이유로
금침화(衾枕花),근심걱정을 덜어준다 하여 망우초(忘憂草)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중국에서는 황화채
(黃花菜)라 하여 황실요리에 사용한 기록이 보입니다.
이른 봄,
시골 밥상의 첫 주인공은 원추리나물.어린 싹을 데쳐 우려낸 뒤 참기름과 고추장 양념에 무치면 끝!
봄을 통째로 먹는 것이지요.넘나물이라 하여 정월대보름엔 국을 끓여 먹었고,7∼8월엔 꽃을 따서
김치를 담갔습니다.꽃과 뿌리로 술을 담그면 관절염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본초강목’을 보면 “원추리 꽃은 오장육부를 편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한다.또 근심을 잊게 해 마음을
즐겁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최근에는 화장품 원료로 큰 관심을 받고 있지요.
원추리의 효능은 과학적으로 입증됐습니다.질병 및 노화를 예방하는 비타민A와 베타카로틴,루테인
함량이 풍부해 자양강장제와 피로회복제,황달 및 간질병치료제,이뇨제,해열제,진통제 등으로
폭넓게 쓰이고 있습니다.식재료 가치도 뛰어납니다.하이원리조트는 해발 1100m에서 자생하는
원추리로 힐링 밥상을 만든 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밥상”이라고 추천합니다.
뿌리,잎,줄기,꽃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원추리.그렇다고 남용은 금물!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