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의식(肢體意識)
주어진 한 날의 삶 속에서 우리가 접하는 일 중에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도리어 요긴하게 느껴질 때가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몇 해 전 이었다. 집사람이 일을 마치고 집에 오기가 무섭게 현관문에서 다급하게 부른다. 영문을 모른 채 문을 열고 나서는데 COSTCO가 문을 닫기 전에 급하게 구입해야 할 것이 있으니 함께 가자는 것이었다. 저녁 7시가 막 지나고 있었다. 남들은 저녁 식사가 한창인 때였다.
도착 즉시 문을 닫기 전에 서둘러 쇼핑을 끝내고 스낵코너에서 피자 슬라이스 두 쪽으로 급하게 요기를 한 후 다소 느긋한 마음으로 쇼핑카트를 앞세워 주차장 가까이 왔을 때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누군가가 자동차 오른쪽 뒷바퀴에 아스팔트 루핑 때 사용하는 머리 부분이 크고 날카로운 중간 크기의 못을 박은 것이었다.
일전에 그로서리를 운영하는 한 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문득 생각났다. 요즈음 COSTCO와 같은 대형 마트에서 사람들이 쇼핑을 하는 동안 세워둔 차량의 타이어에 못질을 하여 차 주인이 타이어가 망가진(flat) 것을 눈치 채고 공중전화 부스로 가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이에 트렁크를 부수고 물건을 훔쳐가는 망나니들이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출발 직전에 집사람이 타이어에 박힌 못을 보았기에 망정이지 집으로 가는 도중에 큰길에서 그 사실을 알았다면 변을 당할 번했을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한편 지금쯤 어딘가에서 우리의 허둥대는 모습을 보고 있을 망나니들 생각에 마음 또한 편치가 않았다. 마땅한 Tool 을 구할 겨를도 없이 급한 김에 나는 자동차 키를 사용하여 힘을 주어 못을 제거 하려다가 그만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날카로운 못을 스치면서 상처를 크게 입고 말았다. 피가 계속 나와서 지혈이 어려울 정도였다. 지혈용 붕대(Band Aid)를 구하기조차 쉽지가 않은 터라 우선 손가락으로 출혈 부위를 누른 채 혈청이 굳어져 지혈이 될 때가지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운전대를 집사람에게 맡긴 채 집에 와서야 구급용 붕대로 응급조치를 했지만 진통이 계속되어 결국은 진통제를 복용한 후 잠을 청하게 되었다.
문제는 다음날 아침부터였다. 세면과 칫솔질, 컴퓨터 타이핑, 심지어 수저사용에 이르기까지 불편하기가 말이 아니었다. 특히 자동차 시동을 걸 때와 옷의 단추를 채울 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러나 참으로 다행스러웠던 것은 다소 어려움은 따랐지만 왼손을 사용 할 수 있어서였다.
하나님은 사람을 지으실 때 필요한 것들은 반드시 짝을 지어 만드셨다는 사실이다. 눈과 귀와, 팔과 다리와, 손과 발이 그렇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좀 어눌하지만 문제의 해결책을 열어 놓으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가장 약한 것이 참으로 요긴한 위치에 있음을 하나님은 손가락 중에서도 가장 짧은 엄지의 고통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또 하나의 교훈을 감지하게 하신다. 우리의 가장 작은 지체를 통해 겪어야 했던 이 가르침이야 말로 우리의 삶을 나누는 셀 공동체 가족들을 위한 교훈으로 받아들어 져야 할 것이다.
셀 가족은 피를 나눈 가족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삶을 나누는 오이코스(Oikos - 가족단위)이다. 따라서 우리는 셀 가족 가운데 고통을 당한 지체가 있으면 비록 왼쪽 엄지가 오른쪽 엄지손가락의 일을 감당하기에 다소 어눌할 수밖에 없지만 서로가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나 아름다운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위해 크게 말씀하신다.
*“몸의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즐거워하나니 ... (고린도 전서12:26)”
이것이야 말로 한 공동체를 이어가는 우리 모두를 향한 또 하나의 분명한 음성임을 깊이 묵상 할 때이다.
첫댓글 우리 몸의 지체처럼 공동체 안에선 한 지체란 말씀,
그는 포도나무, 우리는 그 가지 입니다~
날이 흐리네요
모닝커피 한 잔 내려놓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지체들끼라까리 잘 엮어가는 공동체의 꿈을
키워 기갈 소원해 봅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길...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한 지체가 되었다는 것이 오늘 아침 새삼 감사합니다.
모처럼 선생님의 믿음 안의 글을 읽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차 오릅니다.
자주 둘러 선생님의 글을 읽도록 하렵니다.
멀리서 바라보는 문우로서 하나님의 제체로서 사랑을 보냅니다.
강선생님, 따님과의 맛남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추억 많이 많이 만들어 오세요.
남은 하루도 행복한 시간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