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사람 인조인간 로보트 마징가 Z 우리들을 위해서만 힘을 쓰는 착한 이 나타나면 모두모두 벌벌벌 떠네 무쇠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 목숨이 아깝거든 모두모두 비켜라 마징가 마징가 마징가 Z
지나간 시절의 추억 생각해보면 저는 이렇다할 애니메이션 팬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한때 드래곤볼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고, 카우보이 비밥과 천공의 섬 라퓨타를 아직도 사랑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애니메이션을
많이 알지도 못하고 최신 작품에 그리 관심이 있지도 않습니다. 이번에 마징가 완전정복을 이루게된
계기는 차라리 어린 썬더의 꿈을 이루기위해, 성인이 된 썬더가 약간(?)의 정성을 쏟은 것이라 하겠습
니다. 언젠가 한번 쓰기도 했지만 어렸을 적 썬더네 집에 어느날부터인가 KBS만 나오는 불행이 닥쳐
왔었습니다. 1주일에 한번씩 마징가를 보는 즐거움이 갑자기 사라져버린 후 썬더는 시내에 사는 친구
들이 해주는 이야기로만 만족해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게 아마도 79년쯤의 일일 것입니다.
마징가의 역사
제 또래들은 마징가를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끔 저도 모든이들이 마징가를 알 것이라고 착각하긴
하지만, 72년에 만들어진 이 애니메이션을 아는 사람이 이제는 별로 없을 것이다라는게 아마 사실일
것입니다.
마징가 시리즈는 나가이 고라고 하는 사람의 원작을 TV 만화영화화한 것으로 그 첫번째 주인공인
마징가 Z가 일본에서 72년에 처음 방영되어 거의 2년간 92회가 방송되었습니다. 엄청난 인기를 바탕
으로 거의 중단없이 속편 그레이트 마징가가 74년부터 1년 넘게 56회분 만들어 졌습니다. 그리고
2001년에 마징카이저라는 속편이 비디오물로 만들어져 또한번 마징가 열풍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레이트 마징가는 너무나 길게 지속된 마징가 Z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주인공을 대거 교체한
의미정도 밖에 없다고 생각되는데, 이미 한번 나온 주제들이 계속 재탕되었던 터라 상당히 지루하고
실제로 마징가 Z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마징카이저의 경우, 마징가 시리즈의 속편의 형식 을 취하고 있긴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탄생 30주년 기념 리메이크라고 불리는 것이 더 타당할 것입니다.
마징가 Z의 배경
고대 그리스의 바도스라는 섬나라에는 움직이는 거상을 이용해 적을 물리쳤다는 미케네인들의 이야기
가 있었습니다. 전설이 되어버린 이 섬을 발굴하던 일단의 과학자들이 바로 이 움직이는 거상을 발견
합니다. 발굴단의 지도자였던 독타 헤르(헬박사)는 같이 발굴작업에 종사하던 과학자들을 제거하고
이 거상의 비밀을 독차지합니다. 딱 한사람 탈출자가 있었으니 일본의 과학자 카부토 쥬조(강박사)
였습니다. 카부토 박사는 독타 헤르의 음모에 맞서 두가지 진기한 발명을 하는데 하나는 광자력이라는
새로운 에너지를 찾은 것이고, 또 하나는 후지산에서만 산출되는 자파니움(우리나라 방영시에는 코레아
눔)을 주 원료로한 초합금 Z를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이 발명이후 카부토 박사는 광자력연구소를
후배인 유미 겐노스케 박사에게 맡기고 갑작스레 은퇴를 하게 됩니다.
수년후, 고대문명의 기술을 습득한 독타 헤르가 그의 이른바 '기계수(기계마인)'라 불리는 거대한 로보
트와 아슈라 남작(우리나라에서는 백작)이라는 행동대장을 앞세우고 세계정복에 나섭니다.
세계정복에는 광자력 에너지와 초합금 Z가 필수였으며, 자신의 정체를 아는 카부토 쥬조박사를 제거
해야만 했기에, 독타 헤르의 첫 공격목표는 바로 후지산록의 광자력 연구소였습니다. 카부토 박사의
은둔지를 공격해 박사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 것도 잠시, 독타 헤르의 기계수들은 갑작스레 등장한
한 로보트, 일본 무사의 투구를 연상하는 얼굴에 흑백톤의 갑옷을 입고 파란색 장화와 장갑을 낀, 가슴에
빨간색 장식이 유일한 악세사리인 심플한 복장을 한 로보트의 공격에 힘없이 무릎꿇고 맙니다. 바로
은퇴한 카부토 쥬조박사가 준비하여 죽음의 순간에 손자 카부토 코지(강쇠돌)에게 열쇠를 건냈던
마징가 Z가 등장한 것인데, 마징가 Z는 바로 그 초합금 Z로 만들어졌으며 광자력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비밀병기였던 것입니다.
"알렉산더 대왕도, 시저도, 히틀러도 이루지 못했던 세계정복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독타 헤르와
이에 저항하는 광자력연구소 측의 길고 긴 전투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마징가 Z의 내용
아슈라 남작과 브로켄 백작이라는 인상적인 두 부하, 또한 그에 딸린 철가면 군단과 철십자 군단의 2개
군단, 어마어마한 군비, 거기에 끊임없이 신기술로 무장한 기계수를 만들어내는 독타 헤르의 군자금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 정도 돈을 가진 사람이 세계정복은 해서 뭐 할려고 그럴까라는 기본적인 질문은
하지 말기로 하고, 그냥 내용에만 집중해보도록 하지요.
초반에는 마징가 Z의 월등한 성능을 바탕으로 기계수들을 막아내지만, 얼마못가서 기계수들의 성능은
마징가 Z와 견줄만 하게 될 뿐만 아니라, 가끔씩은 오히려 더 막강하기까지 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는 하나가 아닌 둘을 상대하게 될 때도 빈번해지게 됩니다. 물론 마징가 Z도 성능을 개량하긴 하지만
어쨌든 업그레이드수준에 머물지요. 결국 전투는 가공할 군비에 맞선 정신력, 단합의 구도로 흘러
갑니다. 어이없는 기량에도 불구하고 무모하게 함께 해주는 보스보로또(대장로보트)와 아프로다이
에이스(코지군과 항상 다투면서도 한편으로는 좋아하는 속내는 절대로 감추지 못했던 유미 사야카가
조종하는)의 도움이 때때로 마징가 Z를 구원해줍니다. 언제나 성공을 장담하는 독타 헤르측의 기대는
또한 언제나 어긋나게 되는데 원인은 예상치 못했던 방심, 성급함, 그리고 결사적으로 대항하는
광자력연구소의 결의에 있었습니다.
종국에는 믿을 수 없는 동맹자 - 바도스 원주민의 후손이라는 미케네인들 - 의 힘까지 빌었지만 결국
독타 헤르의 야망은 마징가 Z앞에서 무릎을 꿇게 되지요.
한가지 깨달음
말씀드렸다시피, 마징가 Z라는 애니메이션을 찾게된 것은 단순한 추억더듬기의 일환일 뿐, 이 애니메
이션에서 뭔가 더 이야기할 것이 있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습니다만, 우연히도 마징가 완전정복과
동시에 하워드 진의 책을 읽고 있었던 썬더는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 독타 헤르에게 맞선 사람들은 광자력연구소라는 조그마한 건물에 사는 사람들이 다였습니다. 일본
정부나, UN이 아니었지요. 이 문제는 참 기이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2. 독타 헤르의 기계수는 마징가 Z만 상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항상 도심을 공격하여 민간인을
학살했지요.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서 그런적도 있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기도
했습니다.
3. 또한 언젠가 아슈라 남작은 민간인들을 선동하여 마징가 Z가 독타 헤르에 대항하는 것이야 말로
나쁜 일임을 강변하기도 했습니다.
4. 또한 독타 헤르의 부하들은 암살, 민간인 납치, 인질극, 기만, 쇄뇌작전을 아주 빈번히 행했습니다.
5.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질 수 없었던 독타 헤르는 조그만 광자력 연구소 팀에 무릎을 꿇고
말았지요.
그런데 이와 아주 비슷한 이야기를 베트남전이라 불리는 역사속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는 사실을
썬더는 문득 깨달았답니다. 미국이 동남아시아, 특히 인도네시아의 자원에 대한 필요를 지키키 위해 베트남에 세력을 구축해야만 한다는 필요를 감추고, 민주적 정부(?)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며 지속한 전쟁에서, 미군이 자행했던 행위들이 바로 저런 것들이 아니었습니까? 2차세계대전에 쓰인 모든 폭탄의 7배가 아주 작은 베트남 영토에 떨어졌고, 남베트남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도대체 몇명이나 되었간데...)을 제외한 모든 베트남인을 적으로 간주했었지요. 끊임없이 죽이고 죽여도 "적들은 항상 사기가 높다"는 사실과 "우리 군의 사기는 땅에 떨어져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던 미군 사령관의 고백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이 창작되던 당시 베트남전은 마지막을 향해 줄달음 치고 있었는데, 미국이라는 골리앗이 동남아의 한 작은 농업국가의 힘앞에 어쩔줄을 몰라했었죠. 게다가 이때쯤이면 미라이 대학살로 대표되는 미군의 비인도적인 잔혹행위들이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올 때쯤인 아닌가요. 나가이 고가 의식했건 의식하지 않았건 마징가 Z라는 이 작품속에는 바로 이 시대적 이미지가 그대로 녹아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주 그럴듯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마징가 완전정복 프로젝트에서 어린이의 작은 소망을 하나 이룸과 동시에, 작지만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