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옥의 단아한 여밈…거창 황산마을 옛 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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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채의 전통 한옥으로 이루어진 황산마을의 첫 인상은 오래된 마을이라기보다 새 동네 느낌이 강하다.
정갈하게 정돈된 아름다운 마을 분위기 덕분이다. 오래됨이 낡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곳,
거창 황산마을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인 옛 담장을 만나보자.
전통 한옥 담장의 실용성·아름다움 모두 갖춰
거창 황산마을은 거창 신씨(居昌慎氏) 집성촌으로 영남의 대표적인 양반촌이다. 마을 안의 20여 채 고가들은 대부분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에 세워진 것으로 지방 사대부가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 준다.
외부에서 볼 때 양반 가옥의 품위는 대문과 담장에 있다. 그중에서도 화려함과 규모로 위용을 자랑하는 대문보다는 허물어짐 없는 단정한 담장에서 가옥의 품격이 배어난다. 황산마을의 담장이 그 좋은 예이다. 돌과 흙을 쌓아 올린 전통가옥에서 가장 흔한 토석담으로, 담장 아랫부분 60~90cm 높이까지는 마당의 빗물이 잘 빠지도록 넓적한 큰 돌을 쌓고, 그 위에 황토와 작은 돌을 번갈아 쌓아 올려 만들었다. 담장 위에는 대부분 한식 기와를 덮어 담장의 내구성을 확보하고 외관상 품격도 갖추었다.
황산마을 옛 담장은 마을 안에 있는 신씨고가(경상남도 민속문화유산), 황강고택(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과 함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전통 문화유산으로서 2006년 6월에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마을 내 옛 담장의 총길이는 약 1.2㎞에 달한다.
꽃 모양 투시형 담장 눈길
담장 높이는 성인의 시선으로 집 안이 보이지 않을 정도인 곳이 대부분이고, 집 마당이 보이는 나지막한 곳도 마을 안쪽 가옥을 중심으로 간혹 있다. 호음산을 배경으로 완만한 경사가 있는 대지에 자리 잡은 마을 특성상 뒷집보다 앞집이 낮아서 담장의 높이에 편차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통방식과 다른 쌓기 형태를 보이는 담장도 있다. 물이 잘 빠지게 하려고 큰 돌을 쌓은 후 흙과 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옛 방식과 다르게 비슷한 크기의 돌을 한쪽으로 기울여 쌓는 ‘엇쌓기’로 만든 담장들이 그것이다. 보수와 정비를 거치면서 더 견고하고 더 보기 좋은 쪽으로 재시공됐다고 한다. 집 내부와 외부를 시각적으로 이어주는 예쁜 꽃 모양의 투시형 담장도 눈길을 끈다.
사계절 다른 풍경 그리는 옛 담장의 매력
굽은 골목의 곡선을 살리며 활처럼 휘어지는 옛 담장의 정취에 사계절 찾는 이가 끊이지 않는다는 황산마을. 덕분에 마을 내 민박집들은 한옥 숙소로 제법 인기를 끌고 있다. “비 오는 날 운치는 따라올 데가 없다”는 체험 후기가 있을 정도로 계절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손님이 드나든다.
옛 담장을 띠로 두른 한옥마을의 풍경이 피고 지는 꽃나무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황산마을의 매력이다. 함박눈에 고요하게 젖은 겨울날 마을 풍경도 추위를 뚫고 길을 나선 관광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곳이다. 바로 인근에 거창의 명승지 수승대가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글 황숙경 영상 이솔희 참고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