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오래된 시골집의 다락방에서 얼룩지고 먼지가 쌓인 바이올린 케이스를 발견했다고 칩시다. 그 안에 바이올린이,그것도 스트라디바리가 들어 있다면,그는 순식간에 백만장자가 될 겁니다. 믿기지 않는 꿈같은 이야기죠?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Antonio Stradivari(16644~1737)는 생애의 대부분을 크레모나에서 보냅니다. 크레모나는18세기 중반까지 바이올린 제작지의 중심지로 여겨졌던 곳이죠. 아마티,구아르네리,스트라디바리 같은 유명한 제작자들이 활동하면서 도시의 명성은 이탈리아 국경 너머로까지 뻗어나갑니다. 그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낭랑하고 탐낼 만한 바이올린(물론 비올라와 첼로도) 이 만들어 집니다. 스트라디바리의 악기들은 이미 예전부터 상당히 고가입니다. 2006년에는 스트라디바리 바이올린이 무려250만 유로를 호가하기도 했지요.구매자들이 이름값 때문에 지나치게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면도 있지만,스트라디바리가 음향이 빼어난 우수한 악기임은 분명합니다.많은 녹음자료들이 이를 증명해주지요.또 음악회 리뷰나 비평을 보면,따뜻하고 반짝이는 스트라디바리의 금빛 음향은 항상 칭찬과 존경의 대상이 되곤합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그런 특별하고 매혹적인 음향을 자아내게 만드는 걸까요? 이례적인 음향을 둘러싸고 이러저러한 추측이 난무합니다.최상의 소리를 내도록 주파수 범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는 둥,사람 목소리와 흡사한 음향을 이끌어냈다는 둥,바이올린을 만드는 장인의 손재주가 남다른 것이라는 둥······.결국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 멋진 음향이 탄생하는 거겠지요.아직까지 그 어떤 이론도 스트라디바리의 비밀을 속 시훤하게 밝혀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눈을 가린 채 4대의 바이올린 중에서 가장 음향이 좋은 바이올린을 골라내는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스트라디바리도 포함되어 있었죠.하지만 모든 실험 참가자들이 한결같이 스트라디바리를 가장 심금을 울리는 악기로 판정하지는 않았습니다.그런데 왜 연주자,악기 수집가,재단은 100만 유로씩이나 지불하고 그 악기를 손에 넣으려고 하는 걸까요? 물론 스트라디바리가 뛰어난 악기인 탓도 있겠지만,신비스런 역사가 스며 있는,세상에서 몇 개 안 되는 고귀한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스트라디바리는 금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계속 한정품의 가치를 맘껏 누릴 겁니다.
● 참고: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 : 스트라디바리가 제작한 바이올린 명칭
<출처:쾰른음대 교수진,‘클래식 음악에 곤한101가지 질문’_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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