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까지 쓴 표창원·손혜원…춤추며 ‘사드 괴담’ 퍼뜨렸다 [박근혜 회고록 29]
4차 핵실험의 파장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로 이어졌다. 미국은 내 임기 초부터 사드 배치를 요청했다.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부터 주한미군 등 주요 전력을 지키려면 수도권 외에 방어가 어려운 기존 패트리엇 미사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한반도 남부에 사드를 추가로 배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주한미군이 사드를 배치하면 한국도 탄도미사일 방어력을 대폭 증강할 수 있으니 군도 환영했다.
하지만 중국의 반발이 워낙 강력해 우리 정부로서도 무조건 수락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3노(NO)’, 즉 ‘요청받은 적 없고, 협의한 적 없고, 결정한 적 없다’였다.
미군이 2013년 9월 하와이 인근 섬에서 실시한 사드의 요격용 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중앙포토
사드 배치 결정, 중국은 반발했다
하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이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북한의 핵미사일은 이제 현실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이제 사드 배치는 더이상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중국과의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중국은 한국에 주한미군의 사드가 설치되는 것을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제 편입으로 규정하면서 중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우리가 사드 도입을 수락한 것은 어디까지나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 때문이란 점을 중국에 설명해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6년 2월 14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 주한미군 배치 결정과 관련해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다. 중앙포토
1월 6일 핵실험 직후, 나는 이런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쉽게 되지 않았다. 시 주석과 통화가 된 것은 핵실험으로부터 한 달가량이 지난 2월 5일이었다. 시 주석은 ‘대화와 협상’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북한은 4차 핵실험에 이어 2월 3일 지구 관측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말이 지구 관측 위성이지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준비하고 있다는 통보였다. 북한의 도발 폭주를 저지하기 위해선 중국의 적극적 자세가 꼭 필요했는데, 시 주석의 답변은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